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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차 신인이 경쟁률 900:1 뚫고 시청자 ‘좋알람’ 울린 비결은

중앙일보 2019.08.29 08:00
드라마 ‘좋아하면 울리는’. 송강은 다 갖춘 부잣집 아들 황선오 역할을 맡았다. [사진 넷플릭스]

드라마 ‘좋아하면 울리는’. 송강은 다 갖춘 부잣집 아들 황선오 역할을 맡았다. [사진 넷플릭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좋아하는 울리는’은 여러모로 기대작이었다. 90년대 ‘언플러그드 보이’ ‘오디션’ 등을 시작으로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천계영 작가가 2014년부터 다음 웹툰에서 연재하고 있는 원작의 인기가 상당한 데다 일찌감치 2017년 1월 넷플릭스의 첫 한국 오리지널 드라마로 제작이 결정됐기 때문이다. 
 

넷플릭스 드라마 ‘좋아하면 울리는’서
첫 주연 송강, ‘선오파’ 지지 이끌어내
“주변에서 많이 도와줘 자신감 생겨”

하지만 올 초 ‘킹덤’을 시작으로 ‘첫사랑은 처음이라서’ 등 다른 오리지널 시리즈가 먼저 공개되고, 여주인공 김조조 역을 맡은 김소현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신인급 배우들로 채워지면서 힘을 잃는 듯했다. 제작사가 히든시퀀스에서 스튜디오드래곤으로 바뀌는 등 일정이 지체된 것도 한몫했다.  
 
극 중 황선오(송강)와 김조조(김소현)의 관계는 ‘좋알람’ 때문에 시작된다.[사진 넷플릭스]

극 중 황선오(송강)와 김조조(김소현)의 관계는 ‘좋알람’ 때문에 시작된다.[사진 넷플릭스]

천계영 작가의 원작 웹툰 ‘좋아하면 울리는’ 속 김조조와 황선오. [그림 다음 웹툰]

천계영 작가의 원작 웹툰 ‘좋아하면 울리는’ 속 김조조와 황선오. [그림 다음 웹툰]

22일 8부작 에피소드가 공개되면서 이 같은 우려는 쑥 들어갔다. 좋아하는 사람이 반경 10m 안에 들어오면 알람이 울리는 ‘좋알람’ 어플이라는 독특한 소재가 매력적으로 구현된 것은 물론 김조조의 좋알람을 울리는 이혜영(정가람)과 황선오(송강) 캐릭터 모두 웹툰과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하면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  
 
특히 송강(25)은 놀라운 캐릭터 소화력을 선보이며 원작에서 혜영을 응원하던 팬들까지 ‘선오파’로 만들었다. 웹툰에서 부잣집 아들 선오가 자기 본능에 충실한 나쁜 남자고, 가사도우미 아들 혜영이 친구의 부족함까지 보듬는 착한 남자다. 반면 드라마에서는 두 캐릭터 모두 다정함이 배가돼 선택을 어렵게 한다. 
 

“‘타이타닉’ 디캐프리오 같은 배우 꿈꿔”

이야기의 다른 한 축을 담당하는 이혜영(정가람)과 김조조(김소현)의 관계. [사진 넷플릭스]

이야기의 다른 한 축을 담당하는 이혜영(정가람)과 김조조(김소현)의 관계. [사진 넷플릭스]

웹툰 ‘좋아하면 울리는’에서 성인이 된 김조조와 이혜영. [그림 다음 웹툰]

웹툰 ‘좋아하면 울리는’에서 성인이 된 김조조와 이혜영. [그림 다음 웹툰]

공개 후 서울 소격동에서 만난 송강은 “출간된 만화책을 사서 볼 정도로 원작 팬이었다. 하지만 ‘선오파’가 아닌 ‘혜영파’였다”고 고백했다. “멀리서 바라보면서 상대방을 배려해주고, 힘들 때 따뜻한 위로가 되어주는 부분이 마음에 들었거든요. 작년 7월쯤 역할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오디션을 봤는데 선오 역을 맡게 될 줄은 몰랐어요. 내성적인 편이라 제 성격과 너무 다르기도 했고요.”
 
이나정 PD가 송강을 택한 이유는 ‘자신감’ 때문이다. “매 오디션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줄 뿐더러 뭐라 해도 기죽지 않을 것 같은 모습”에 때문이라고 했지만, 이 PD로서는 전작 ‘쌈, 마이웨이’(2017)에서 보여준 촉을 믿었던 게 아닐까. 당시 출연한 박서준ㆍ김지원ㆍ안재홍ㆍ송하윤 모두 청춘스타로서 자리매김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렇게 경쟁률 900:1을 뚫고 발탁된 그는 점점 황선오가 되어갔다.  
 
송강은 ’집돌이라 혼자 집에서 맥주 한 잔 하며 영화 보는 것을 좋아한다“며 ’최근엔 ‘알라딘’에 빠져 몇 번이나 다시 봤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사진 넷플릭스]

송강은 ’집돌이라 혼자 집에서 맥주 한 잔 하며 영화 보는 것을 좋아한다“며 ’최근엔 ‘알라딘’에 빠져 몇 번이나 다시 봤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사진 넷플릭스]

“스무살 때 TV에서 영화 ‘타이타닉’(1998)을 처음 보고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눈빛이 너무 살아 있어서 완전 반한 거죠. 남들은 다 대학 갔는데 나는 뭐 하고 있지 싶기도 하고요.” 그렇게 친구들보다 1년 늦게 건국대 영화예술학과에 진학한 그는 “이제 다 됐다” 싶어 다시 1년을 방황했다. 웹드라마 ‘우리 옆집에 엑소가 산다’(2015)로 데뷔한 학교 선배 정시현의 조언에 따라 소속사를 찾으러 다녔다.  
 
“철이 없었던 것 같아요. 오디션을 5차까지 보고 힘들게 회사(나무엑터스)에 들어왔는데 또 ‘이제 다 됐다’ 하면서 나태해진 걸 보면.” 큰 회사에 들어갔으니 연기도 배우고 작품도 많이 할 수 있겠다 싶어 안심하는 사이에 다시 1년여의 시간이 흘렀다. 결국 회사로부터 “이렇게 할 거면 그만둬라”는 말을 듣고 정신을 차렸다.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2017)를 시작으로 ‘SBS 인기가요’ MC 등 활발하게 활동하기 시작한 것도 그때부터다.  
 

“아직 못 보여준 모습 많아 시즌 2 하고파”

주말극 ‘밥상 차리는 남자’(2017~2018)와 달리 또래들끼리 모인 ‘좋아하면 울리는’ 현장이 자극제가 됐다. “아무래도 첫 주연이다 보니 부담감이 컸는데 소현이와 가람이 형이 많이 도와줬어요. 제가 ‘이 장면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하고 자꾸 물어보니까 ‘너 하고 싶은 대로 해라, 그게 정답이다’ 라고 말해준 게 큰 힘이 됐죠. 제가 낸 아이디어가 반영되니까 자신감도 생기고. 그렇게 동료들과 소통하면서 연기의 재미를 알아간 것 같아요. 그전까진 막연히 스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더 컸던 것 같고요.”
 
‘악마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에서 신예 작곡가 루카 역을 맡은 송강. [사진 tvN]

‘악마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에서 신예 작곡가 루카 역을 맡은 송강. [사진 tvN]

“작품을 할수록 연기 욕심이 생긴다”는 그는 정경호를 롤모델로 꼽았다. tvN 수목극 ‘악마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에서 천재 작곡가와 어시스턴트로 호흡을 맞추면서 믿고 의지하는 선후배 사이가 됐다. “사실 어머니가 피아노 선생님이어서 어릴 적부터 피아노를 배웠는데 그땐 너무 치기 싫었거든요. 근데 작품을 위해서 다시 배우니까 너무 재밌더라고요. 새로 배운 기타도 그렇고. 모든 경험이 다 쓸모가 있나 봐요. 생방송으로 ‘인기가요’를 진행하면서 카메라 울렁증을 극복했고, 예능 ‘미추리 8-1000’를 하면서 낯가림도 많이 사라진 걸 보면요.”
 
그렇다면 ‘좋아하면 울리는’ 시즌 2는 언제쯤 만나볼 수 있을까. 현재 천계영 작가는 손가락 퇴행성 관절염 등 건강상의 이유로 휴재 중이다. 원작 웹툰이 시즌 1~7까지 나와 있어 내용은 충분한 상황. 드라마는 시즌 1~3의 내용을 각색해 ‘좋알람’ 신기능 발표회장에 들어서는 장면으로 끝난다. 송강은 “아직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긍정적 반응이 많으면 제작할 수 있다고 들었다”며 “보여드리지 못한 선오의 모습이 많기 때문에 꼭 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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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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