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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타는 ‘넥쏘’는 어떤 차?… “궁극의 친환경차” vs “기술적 한계 분명”

중앙일보 2019.08.29 05:00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후 대통령 전용차로 채택된 수소전기차 넥쏘에 탑승해 청와대 본관에 도착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후 대통령 전용차로 채택된 수소전기차 넥쏘에 탑승해 청와대 본관에 도착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현대자동차의 수소연료전지 전기자동차(FCEV) ‘넥쏘’를 청와대 경내 출퇴근용 전용차로 채택하면서 수소전기차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수소사회, 수소전기차 등 수소경제에 관한 얘기는 많이 들어봤지만, 실제 어떤 원리로 구동되고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 정확히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수소전기차 ‘넥쏘’는 어떤 차인지 Q&A 형식으로 풀어봤다.
 
수소차, 수소전기차, 수소연료전지차 등 이름이 제각각인데 어떻게 불러야 하나.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수소연료전지차’라는 표현을 많이 썼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수소차, 수소전기차 등의 용어가 혼용되고 있다. 일반인들이 정확한 원리를 잘 모르다 보니 어떤 표현이 맞는지, 어떤 원리로 움직이는지 헷갈리기 쉽다. 정확한 표현은 수소연료전지 전기자동차(Fuel Cell Electric Vehicle)가 맞다. 
너무 길고 복잡해 최근에는 언론에서 ‘수소차’라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수소차는 맞는 표현이 아니다. 수소차라고 부르면 마치 수소연료를 직접 폭발시켜 구동하거나 심지어 수소폭탄처럼 수소 핵융합 반응을 이용해 에너지를 발생시키는 것처럼 착각하는 경우도 있다. 
연료를 이용해 전기를 만드는 연료전지시스템의 구조. 연료가 수소인 경우 수소연료전지가 된다. [사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연료를 이용해 전기를 만드는 연료전지시스템의 구조. 연료가 수소인 경우 수소연료전지가 된다. [사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잠깐. 그럼 전기차나 하이브리드차와는 어떻게 다른가.
원리를 오해하는 사람이 많아 현대차는 요즘 ‘수소전기차’라 부른다. 수소전기차는 기본적으로 전기차와 같은 원리다. 화석연료(휘발유·경유·LPG)를 기관 내에서 폭발시켜 에너지를 얻는 내연기관과 달리 전기모터로 구동력을 얻는다. 다른 전기차와 다른 점은 전기를 얻는 방식이다. 
하이드리드 전기차(HEV)는 내연기관의 에너지와 구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기를 함께 이용한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PHEV)는 배터리에 전기 일부를 충전하고 내연기관을 함께 구동해 움직인다. 순수전기차(BEV)는 배터리로만 전기를 충전하는 방식이다. 
수소전기차는 수소연료를 주입해 연료전지(Fuel Cell)에서 전기로 변환한 뒤 배터리에 저장해 사용한다. 순수전기차는 전기 충전시간이 길지만(급속 충전도 1시간 이내), 수소전기차는 화석연료 주입 시간과 비슷해 편리하다. 쉽게 말하면 수소전기차 역시 ‘전기차’다.
 
학교 다닐 때 과학과는 담을 쌓았다. 어떻게 수소가 전기로 바뀌나.
복잡하다면 복잡하고 단순하다면 단순한 원리인데, 과학자 될 게 아니면 기본 원리만 이해하고 가자. 수소(H₂)는 산소(O₂)와 만나 화학반응을 일으키면 전기에너지를 생성하고 물(H₂O)로 바뀐다. 화학시간에 배웠던 산화 반응이다. 이런 화학반응을 일으켜 전기를 발생시키는 장치를 연료전지라 부른다. 
산소가 희박한 우주 공간에서 전기를 사용하기 위해 미국에선 1960년대부터 우주선에 연료전지를 사용했다. 오랫동안 이를 이용해 전기차를 만드는 방법을 연구해 왔는데 현대차는 98년 연료전지 개발에 착수해 2005년에 연료전지 시스템을 국산화했고, 2013년 세계 최초로 양산형 수소전기차 ‘투싼ix Fuel Cell’ 개발에 성공했다. 이 차의 단점을 보완해 2세대 양산형 수소전기차로 선보인 게 넥쏘다.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의 기본 구조. 현대자동차는 1998년부터 수소전기차를 개발했다. [사진 현대자동차]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의 기본 구조. 현대자동차는 1998년부터 수소전기차를 개발했다. [사진 현대자동차]

그래서 차가 어떻게 굴러간다는 건가.
간단하게 생각하면 된다. 수소를 휘발유처럼 차에다 주입하면 차 안의 연료전지 스택에서 수소를 전기로 변환하고, 전기모터에 공급한다. 그러면 차가 굴러가는 것이다. 말처럼 쉬운 기술이 아니고 현재로썬 연료전지 기술만큼은 현대차가 세계 최고다. 화석연료와 달리 순수한 물만 배출하기 때문에 ‘궁극의 친환경차’라 불리기도 한다. 
세계적으로도 양산형 수소전기차를 판매하는 완성차 업체는 도요타(미라이)·혼다(클래리티) 정도다. 두 차와 비교하면 넥쏘는 주행거리·안전성 등 면에서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세계 10대 엔진’을 선정하는 미국의 워즈 오토는 올해 넥쏘의 연료전지 시스템을 10대 엔진에 선정하면서 “현재에 앉아 미래를 볼 수 있는 타임머신”이라고 극찬했다.
 
그렇게 좋으면 다른 자동차 회사도 다 수소전기차를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닌가.
좋은 지적이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다른 완성차 업체는 수소연료전지 기술이 아직 한국이나 일본 회사에 미치지 못한다. 최근 중국이나 독일 등에서 수소연료전지차 개발을 하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5년 이상 한국이 앞서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두 번째는 기술적 한계가 있다. 수소는 우주의 75%를 구성하는 원소여서 고갈될 염려가 없는데, 문제는 다른 원자와 결합하는 성질이 강해 홀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개 탄소원자(C)와 결합해 유기화합물이 되거나 산소(O)와 결합해 물로 존재한다. 이는 수소경제의 딜레마이기도 하다. 수소를 주입해 자동차를 구동하는 과정은 친환경적이지만, 수소를 생산하는 과정에 막대한 에너지가 들기 때문이다. 
수소를 생산하기 위해선 천연가스를 개질(改質)하거나 물을 전기분해 해야 한다. 수소를 만들기 위해 전기나 화석연료를 쓰고 이를 다시 전기로 바꾼다는 의미다. 테슬라 창립자 일론 머스크 같은 순수전기차(BEV) 옹호론자는 “전기로 수소를 만들고 다시 전기로 바꾸는 건 멍청한 짓”이라고 깎아내리기도 한다.
현대자동차가 개발하는 수소전기트럭의 렌더링 이미지. [사진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가 개발하는 수소전기트럭의 렌더링 이미지. [사진 현대자동차]

도대체 뭐라는 건가. 그럼 수소전기차가 채산성이 없다는 건가.
기술은 늘 한계를 극복한다. 순수전기차는 승용 부문에선 경쟁력이 있지만 화물 수송에선 약점이 많다. 주행거리를 현재의 기차나 경유트럭만큼 늘리려면 어마어마한 크기의 배터리를 장착해야 한다. 사실상 장거리 운송은 불가능에 가깝다.
 수소전기차는 승용보다 화물 수송에 적합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현대차도 유럽에서 수소전기트럭 사업을 추진 중이다. 장기적으론 배터리의 효율이 높아지면 또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단기적으론 승용에선 순수전기차가, 화물 수송에선 수소전기차가 유리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넥쏘를 산다고 치면 충전은 쉽나.
현재로선 쉽지 않다. 서울의 경우 상암동과 양재동에 충전소가 있는데 상암동은 저압 방식이어서 완충해도 주행거리가 많이 나오지 않는다. 양재동은 고압(700바) 방식이어서 주행거리는 많이 나오는데 사람이 많이 몰린다. 시설이 낙후해 완충에 시간도 오래 걸린다. 
다만 수소경제 로드맵에 따라 충전 인프라는 계속 확대될 전망이다. ‘규제 샌드박스’로 도심형 충전소도 등장한다. 2030년까지 전국에 660개의 수소충전소가 들어설 예정인데 그렇다 해도 주유소나 LPG충전소에 비하면 턱없이 모자란다.   
정부는 2030년까지 전국에 660개의 수소충전 인프라를 구축할 예정이다. 지난 5월 열린 국회 수소충전소 착공식 모습. [연합뉴스]

정부는 2030년까지 전국에 660개의 수소충전 인프라를 구축할 예정이다. 지난 5월 열린 국회 수소충전소 착공식 모습. [연합뉴스]

수소충전소 폭발사고가 심심찮게 발생한다. 안전한가.
수소가 불안정한 기체는 맞다. 공기 중에서는 4~74%의 농도일 때 강한 폭발성을 띈다. 주변에 작은 불꽃이나 전기 스파크만으로 폭탄 수준의 폭발력을 낼 수 있다.
하지만 인증 규격을 제대로 지킨 충전소나 저장용기라면 크게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수소는 불이 붙더라도 가스렌지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불꽃만 일으킨다. 가벼운 기체여서 유출되더라도 금방 공기 중에 확산한다. 수소연료 저장용기는 탄소섬유로 만드는데 총격에도 안전하고 설령 구멍이 나더라도 새어나가게 만들었다. 풍선에 구멍을 뚫으면 터지지만, 플라스틱 통에 구멍을 뚫으면 안의 기체가 새어나가고 마는 것과 같은 원리다.  
하지만 최근 노르웨이의 수소충전소에서 폭발사고가 일어난 것처럼 만일의 사고가 없을 수는 없다. 발생률은 주유소 화재나 LPG충전소 폭발보다 낮다는 게 전문가의 지적이다. 다만 폭발하게 되면 엄청난 운동에너지가 발생하기 때문에 피해가 클 수 있다.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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