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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반전! 내가 마누라 장바구니에 담겨 마트 갈 줄이야

중앙일보 2019.08.28 10:00

[더,오래] 강인춘의 웃긴다! 79살이란다(45)

[일러스트 강인춘]

[일러스트 강인춘]

 
인생이란 길에는 꼭 반전이라는 게 있다.
사람들은 이름 지어 ‘인생 반전’이라고 말한다.
어느 사람은 매주 골프를 즐기며 수백만 원씩 하는 양주만 마셨다가도
언젠가는 포장마차에서 닭똥집을 씹으며 소주병을 나팔 불 수도 있다.
또 인생의 반평생을 지지리 고생만 하고 살던 사람도
나머지의 인생은 ‘쨍’하고 해 뜰 날처럼 살기도 한다.
어느 가수의 노랫말처럼 말이다.
창조주는 그렇게 골고루 아주 공평하게 인간을 만들어 놓았다.
 
패기만만한 어느 남자는 마누라 앞에선 유난히 목소리를 높이며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었다.
“당신 하나쯤은 내가 멋지게 책임져줄 게”
“하고 싶은 거 있으면 다 하고 살아”
그러던 남자는 백발이 설설 날아들던 어느 날부터는
그 기세등등했던 모습은 소리 없이 사라지고
마누라의 따뜻한 품속만 파고 들어가고 싶어 했다.
 
정이 많은 마누라는 금세 눈시울이 붉어지면서 남편을 보듬었다.
“여보! 이제부턴 내가 당신을 책임져줄게”
“염려하지 말고 내 장바구니에서 떨어지지 마.”
 
남편이 만든 한편의 아름다운 ‘인생 단막극’ 대단원의 막은
서서히 내려오고 있었다.
관객들은 모두 일어나 박수를 치고 있었다.
79살 남자의 자작 인생극장 공연은 과연 성공한 것일까?
 
강인춘 일러스트레이터 theore_creator@joongang.co.kr
 

강인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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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춘 강인춘 일러스트레이터 필진

[강인춘의 웃긴다! 79살이란다] 신문사 미술부장으로 은퇴한 아트디렉터. 『여보야』 『프로포즈 메모리』 『우리 부부야? 웬수야?』 『썩을년넘들』 등을 출간한 전력이 있다. 이제 그 힘을 모아 다시 ‘웃겼다! 일흔아홉이란다’라는 제목으로 노년의 외침을 그림과 글로 엮으려 한다. 때는 바야흐로 100세 시대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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