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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쌀 때 곳간 채우자” 회사채 몰리는 기업…7월 17조 발행

중앙일보 2019.08.28 06:00
 세계적인 안전자산 선호로 채권에 돈이 몰리면서 회사채 가격도 오르고 있다. 반대로 금리는 낮아지면서 대기업은 잇따라 회사채를 발행하고 있다. [사진 pixabay]

세계적인 안전자산 선호로 채권에 돈이 몰리면서 회사채 가격도 오르고 있다. 반대로 금리는 낮아지면서 대기업은 잇따라 회사채를 발행하고 있다. [사진 pixabay]

 
 회사채 발행 열기가 뜨겁다. 지난달 국내 기업이 발행한 회사채는 17조원어치에 달한다. 1년 전보다 17% 이상 늘었다. 

기준 금리 인하에 채권 수요 증가로
1%대 금리로 은행 대출보다 저렴해
하반기 경기 둔화 우려로 실탄 확보

 
 미·중 무역 분쟁 속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며 안전자산 선호로 채권에 돈이 몰리면서 발행 금리가 1%대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채권 값이 오르면 금리는 떨어진다. 싼값에 자금을 조달해 경기둔화를 대비한 ‘실탄’을 쌓아두려는 기업도 회사채 발행에 가세하고 있다.
 
 28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기업의 직접금융 조달실적’에 따르면 지난달 기업은 회사채로 16조5202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7월은 여름 휴가철로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발행 규모가 전달(14조1832억원)보다 2조원 이상 늘었다. 1년 전 같은 기간(14조1000억원)과 비교해도 17% 이상 불어났다.
 
회사채 발행 월별 추이.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회사채 발행 월별 추이.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기업이 잇따라 회사채를 발행하는 이유는 뭘까. ‘싼 금리’ 때문이다. 지난 9일 기준 3년 만기 AA-등급 회사채 평균 금리는 1.61%(한국은행 자료)다. 지난해 말 2%였던 금리가 7개월 사이 기준금리(1.5%)보다 더 낮아졌다. 대기업이 은행에서 3%대 금리로 돈을 빌리는 것보다 회사채로 자금을 조달하는 게 남는 장사다.  
 
 회사채를 발행해 은행 대출을 갚는 기업도 생겨나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달 1.626~1.716% 발행금리로 5000억원 상당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이 중 3000억원으로 은행에 빌린 단기차입금을 상환할 예정이다  
 
 하지만 상당수 기업은 시설 투자나 상환 목적이 아닌 운영자금 확보 차원으로 회사채를 발행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달 기업이 발행한 일반 회사채의 71%(4조3580억원)는 운영자금 용도였다. 더욱이 만기 1년이 넘는 중ㆍ장기채가 대부분이었다. 
 
 한국을 비롯해 각국에서 벌어지는 무역 전쟁과 그에 따른 ‘경제 불확실성’에 대비해 곳간을 채워두고 있는 것이다.
  
하락하는 회사채 금리.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하락하는 회사채 금리.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안전자산 선호로 회사채 몸값이 오르면서 양극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투자자는 신용등급 A- 이상의 우량 회사채로만 몰려들고 있다. 
 
 반대로 과거 시장에 나오기만 하면 고금리로 ‘완판’ 행진을 했던 BBB+ 등급의 회사채는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고금리 매력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BBB+등급인 한진과 대한항공이 발행한 회사채는 지난달 기관투자가의 예측보다 덜 팔렸다.  
 
 회사채 인기는 더 이어질까. 채권 전문가들은 기준금리가 추가로 인하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 규모는 더 늘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증권의 박태근 글로벌채권팀장은 “기준금리가 더 낮아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이달 초까지 회사채 발행 규모가 크게 늘었다”면서 “동시에 공급 물량 증가에 따른 수급부담도 점차 커지고 있어 투자자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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