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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이승우 벨기에행...신트 트라위던과 3년 계약

중앙일보 2019.08.28 00:22
이탈리아 1부리그 헬라스 베로나에서 활약 중인 한국인 공격수 이승우(가운데)가 벨기에 1부리그 신트 트라위던으로 이적한다. 지난 시즌 포자를 상대로 득점에 성공한 뒤 환호하는 이승우. [이승우 트위터 캡처]

이탈리아 1부리그 헬라스 베로나에서 활약 중인 한국인 공격수 이승우(가운데)가 벨기에 1부리그 신트 트라위던으로 이적한다. 지난 시즌 포자를 상대로 득점에 성공한 뒤 환호하는 이승우. [이승우 트위터 캡처]

 
‘한국축구 기대주’ 이승우(21)의 유럽 축구 도전기 3막이 시작된다. 스페인·이탈리아에 이은 이승우의 새 도전 무대는 벨기에다.

스페인-이탈리아 거쳐 새출발
등번호 10번, 연봉 11억원 보장

 
유럽축구 이적 시장에 능통한 관계자는 27일 중앙일보와 전화통화에서 “이승우가 유럽리그 여름이적시장 기간 막바지에 벨기에 프로 1부리그 클럽 신트 트라위던행에 합의했다”면서 “완전 이적이며 계약기간은 옵션 포함 3년(2+1년)이다. 에이스를 상징하는 등번호 10번을 보장받았다”고 말했다. 이적료는 구단과 선수의 합의에 따라 공개하지 않았지만 구단 역사상 최고액에 해당한다.   
 
‘이승우를 데려와 간판스타로 키운다’는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신트 트라위던은 지갑을 활짝 열었다. 베로나에서 60만 유로(8억원·세후) 수준이던 이승우의 연봉을 80만 유로(10억8000만원·세후)로 올려줬다. 1924년에 창단해 100년에 육박하는 구단 이력을 통틀어 최고액이다. 여기에 출전수당, 득점수당, 유럽클럽대항전 진출수당 등 다양한 옵션이 따라붙는다. 집과 차량도 별도 제공한다. 

 
신트 트라위던은 성장 가능성 높은 유망주를 영입해 수준급 선수로 길러낸 뒤 높은 몸값을 받고 파는 ‘벨기에 축구계의 거상’이다. 지난달 일본대표팀 수비수 도미야스 다케히로(21)를 볼로냐(이탈리아)에 보내며 이적료 700만 유로(94억원), 옵션 충족시 최대 1000만 유로(135억원)를 벌어들여 화제의 중심에 섰다. 도미야스를 영입할 때 전 소속팀 아비스파 후쿠오카(일본)에 지불한 이적료는 100만 유로(14억원)였다. 
 
신트 트라위던은 지난 2017년 이승우가 친정팀인 바르셀로나(스페인)를 떠나 현 소속팀인 헬라스 베로나(이탈리아)로 이적할 당시부터 꾸준히 러브콜을 보냈다. 이승우가 베로나 유니폼을 입은 이후에도 매 시즌 이적시장이 열릴 때마다 직ㆍ간접적으로 영입 의사를 밝혔다.

 
이승우는 올여름에도 신트 트라위던으로부터 여러 차례 이적 제의를 받았지만, 번번이 고사했다. 이적 시장 마감 시간이 임박한 시점에 벨기에 행을 결심한 이유는 ‘마음껏 뛰고 싶다’는, 단순하지만 당연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다.  
 
지난해 베트남과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4강전에서 득점한 직후 이승우(왼쪽)가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베트남과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4강전에서 득점한 직후 이승우(왼쪽)가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초 베로나는 올 시즌을 앞두고 이승우를 공격 에이스로 점찍었다. 등번호 9번을 배정하며 힘을 실어줬다. 이반 유리치 감독은 “원하는 플레이가 있다면 마음껏 시도해보라”며 등을 두드려줬다. 팀 훈련을 마친 뒤 이승우를 따로 불러 개인 훈련을 시키기도 했다. 선수 자신 또한 “어느 때보다도 몸이 좋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시즌 개막 열흘 전쯤부터 흐름이 급변했다. 구단 측은 갑작스럽게 이승우를 팀 훈련에서 배제했다. “너만 믿는다”던 유리치 감독은 이승우와 눈이 마주칠 때마다 외면했다. 갑작스러운 변화에 대해 선수에게 제대로 된 설명을 해주지도 않았다. 내년 여름에 계약이 끝나는 이승우에 대해 '올여름에 팔아 이적료를 챙긴다'는 입장을 정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승우는 고심 끝에 새로운 도전을 결정했다. 구단에 남아 상황을 지켜볼 수도 있지만, 20대 초반 한창나이에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고 벤치를 지키는 게 더 큰 손해라는 판단에 따라 결단을 내렸다.

 
벨기에 리그는 공격적인 경기 운영으로 유명하다. '잠그는 축구'는 없다. 먼저 골을 넣은 팀이 남은 시간 동안 볼을 돌리거나 시간을 끄는 경우를 찾아보기 힘들다. 오히려 ‘한 골 더’를 외치며 공격에 더욱 힘을 쏟는다. 창의적인 움직임과 드리블로 상대 수비진을 허무는 이승우의 강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무대다.

 
유럽축구 관계자는 “이승우가 협상 과정에서 많은 고민을 했지만, 이적에 합의한 이후엔 강한 의욕을 보인다”면서 다음 달 1일에 열리는 유펜과 정규리그 6라운드 원정경기부터 출전한다는 각오로 몸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신트 트라위던은 올 시즌 초반 5경기에서 1승(1무3패)에 그쳐 12위에 머물고 있다. 같은 기간 2골(10실점)에 그친 빈약한 공격력을 해소하는 게 이승우의 과제다. 
 
이승우는 27일 베로나 구단과 서류 작업을 마친 뒤 벨기에로 건너가 계약서에 서명하고 메디컬 테스트를 받을 예정이다. 곧장 선수단에 합류해 몸만들기에 돌입한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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