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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밀레니얼과 공정

중앙일보 2019.08.28 00:04 종합 31면 지면보기
이소아 산업2팀 기자

이소아 산업2팀 기자

밀레니얼 세대는 가장 주목받는 세대다. 20대 초~30대 후반의 이 젊은 층이 뭘 좋아하는지, 소비패턴은 어떤지, 어떤 가치를 중시하는지 연구가 활발하다. 그런데 유독 지금의 정치권은 밀레니얼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 가장 큰 괴리는 ‘공정성’이다. 밀레니얼 세대는 80년대 이후 태어나 경제적인 풍요와 양질의 교육 기회를 누렸다.  
 
대신 자유무역과 세계화가치 아래 치열한 경쟁 속에 살았다. 특히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저성장·저금리로 굳어진 경기침제를 겪으며 ‘부모보다 가난한 첫 세대’가 됐다. 『밀레니얼과 함께 일하는 법』을 쓴 이은형 교수(국민대 경영학부)는 이들을 “경제적 위기를 직접 경험해 본 세대로 자본주의의 탐욕성이나 양극화의 문제점, 불공정에 대한 인식이 매우 강한 세대”라고 분석했다. 공정은 공평(公平)과 정당(正當)이다.  
 
죽어라 열심히 살아도 경제·사회 구조적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는 젊은이들은 기회의 평등이 무너지는 순간 좌절하고 성취의 과정이 법적·도덕적으로 올바르지 않을 때 분노한다. 문재인 정부 초기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는 슬로건이 젊은층에게 그토록 열렬한 공감을 얻은 이유다.  
 
하지만 이제 정부와 여당은 저 슬로건을 다시 곱씹어 봐야 할 것 같다. 비단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뿐 아니라 그간 현 정부 인사들의 세금 체납과 재산 증식, 특혜 논란부터 일자리·복지 정책, 기업에 대한 인식까지 과연 공평함과 정당함을 갖췄는지 자문해봐야 한다. 그리고 가장 역동적인 유권자들을 다시 공부해야 한다. 혹시나 밀레니얼들을 ‘강한 진보성향에 촛불 혁명으로 일어선 정권을 무조건적으로 지지하는 젊은 세대’라고 정의하고 있다면 큰 오산이다.
 
이소아 산업2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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