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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전 사장 "김성태, 이석채와 식사 때 딸 정규직 채용 청탁"

중앙일보 2019.08.27 17:13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 7월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딸의 KT 부정채용 의혹에 대한 해명 기자회견을 마친 뒤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뉴스1]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 7월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딸의 KT 부정채용 의혹에 대한 해명 기자회견을 마친 뒤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뉴스1]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2011년 이석채 전 KT 회장을 사적으로 만나 "계약직으로 있는 딸을 잘 부탁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듬해인 2012년 KT 스포츠단에서 계약직으로 근무하던 김 의원 딸 김모씨는 하반기 신입공채 프로세스 중간에 들어와 서류심사와 인·적성검사 없이 면접만으로 최종 합격했다. 
 

서유열 전 KT 사장 '증인' 출석…"회장 지시 받았을 뿐"
"김성태, 2011년 '이석채와 저녁 자리 만들어달라' 요청"
"이석채, 김 의원 딸 '잘 챙겨보라'…정규직 채용도 지시"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부장 신혁재) 심리로 27일 열린 이 전 회장 등 전직 KT 임원들의 채용비리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서유열 전 KT 홈고객부문 사장은 "김 의원, 이 회장과 2011년 여의도에서 함께 저녁 식사를 했는데 그 자리에서 딸 이야기가 나왔다"며 "회장님도 제게 '잘 챙겨보라'는 식으로 말한 것을 기억한다"고 증언했다. 또 서 전 사장은 "김 의원이 먼저 나에게 연락을 해서 '회장님과 저녁 식사를 했으면 좋겠다'고 해서 성사된 자리"라고 밝혔다.
 

최종 합격에 이석채 "잘됐다. 수고했다"  

서 전 사장은 김 의원 딸의 '정규직 채용' 지시도 이 전 회장으로부터 직접 받았다고 증언했다. 반면 이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서 전 사장이 독단적으로 김 의원 딸을 정규직으로 전환해 놓고 나의 지시를 받았다는 식으로 뒤집어씌우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서 전 사장은 "회장님의 지시를 받지 않고는 그런 지시를 할 수가 없다"며 "회장님이 '김 의원이 우리 KT를 위해 이렇게 열심히 돕는데 딸이 정규직 근무를 할 수 있도록 해보라'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김 의원의 딸 외에 다른 채용 청탁 건에 대해서도 "회장님이 직접 지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채용 프로세스 중간중간에도 서 전 사장은 진행 상황을 이 전 회장에게 직접 보고했다고 밝혔다. 그는 "김 의원 딸이 정규직으로 채용되려면 대졸 공채 중간에 태워야 하는데, 그런 부분도 보고드렸다"며 "그러자 회장님이 김상효 실장(전 KT 인재경영실 실장)과 상의해서 처리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김씨가 최종 합격했다는 사실을 보고할 때도 이 전 회장은 "잘 됐다. 수고했다"고 말했다고 서 전 사장은 증언했다. 
 
또 그는 김씨가 KT 스포츠단에 계약직으로 들어온 것도 김 의원의 부탁 때문이었다고 증언했다. 서 전 사장은 "2011년 2~3월쯤 인사차 김 의원을 방문했을 때 김 의원이 하얀 봉투를 줬다"며 "김 의원이 '딸이 스포츠학과를 나왔는데 KT 스포츠단에서 일할 기회를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걸 받아와야 하나 고민했었다"면서 "스포츠단에 검토 후 어느 정도 맞으면 인턴이나 계약직으로 써주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KT 채용 비리 혐의를 받고 있는 이석채 전 KT 회장이 지난 4월 30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KT 채용 비리 혐의를 받고 있는 이석채 전 KT 회장이 지난 4월 30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정규직 전환, 국감 증인 채택 불발 대가인 거 짐작"  

서 전 사장은 김 의원 딸을 채용시키는 대가가 이 전 회장의 '국정감사 증인채택 불발'이라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2012년 국감) 당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KT의 '부진인력 퇴출프로그램' 관련해 회장님을 증인으로 채택하려 했다"며 "당시 새누리당 간사였던 김 의원이 증인 채택을 반대해서 무산된 일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회장님이 김 의원의 딸을 정규직으로 전환시키라고 지시한 이유가 이것 때문이라는 점을 충분히 짐작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반면 검찰 조사에서 이 전 회장은 "국감 증인 출석을 오히려 하려고 했다"는 식으로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서 전 사장은 "KT의 인재경영실과 조사팀 상무들이 대외협력실을 통해 팀을 꾸려 환노위 소속 국회의원들을 찾아다니며 대응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부진인력 퇴출프로그램이 악용된 사례가 있는 만큼 회장님이 직접 국감장에 나가서 증언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이 공개한 KT 내부 메일에 따르면 당시 국정감사 이후 이 전 회장에게 보고된 자료에는 '김성태 의원 도움으로 원만히 방어됐습니다' 'CEO 증인채택 방어' 등의 내용이 적혀 있다.
 

김성태 첫 재판 28일 시작

딸의 채용 청탁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달 23일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검찰청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뉴스1]

딸의 채용 청탁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달 23일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검찰청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뉴스1]

한편 KT 채용비리 관련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김 의원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이 28일 열린다.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는 준비기일이어서 김 의원이 법정에 출석할 가능성은 낮지만, KT 전직 임원들이 아닌 김 의원에 대한 재판이 첫 시작되는 것인만큼 준비기일부터 검찰과 변호인측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김 의원 측은 "당시 국감 증인채택은 '당론'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딸의 채용이 대가가 될 수 없다"고 주장하며 뇌물의 '대가성'을 부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후연 기자 lee.hoo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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