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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대세 '비스포크 냉장고'…그 문에 캐릭터 입힌 세 남자

중앙일보 2019.08.27 06:00

세계 최초 냉장고 X 캐릭터 콜라보

중앙일보는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인사아트센터에서 슈퍼픽션 스튜디오의 이창은 작가, 김형일 작가, 송온민 작가 (왼쪽부터)를 만났다. 사진은 비스포크 냉장고 '슈퍼픽션 에디션' 앞에 선 세 작가. [사진 삼성전자]

중앙일보는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인사아트센터에서 슈퍼픽션 스튜디오의 이창은 작가, 김형일 작가, 송온민 작가 (왼쪽부터)를 만났다. 사진은 비스포크 냉장고 '슈퍼픽션 에디션' 앞에 선 세 작가. [사진 삼성전자]

 
여기 냉장고 패널 위에 새겨진 캐릭터들이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것으로 설정된 재단사 스캇, 목수 프레디 등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 6월 출시된, 이들 캐릭터가 냉장고 문에 그려진 맞춤형 냉장고 비스포크 한정판은 세계 최초로 냉장고 문에 캐릭터 디자인을 입힌 제품이다. 
 
캐릭터를 디자인한 ‘슈퍼픽션’은 글로벌 디자인 업계의 ‘라이징 스타’다. 디자이너 3명이 2014년 CJ를 퇴사하고 차린 이 스튜디오는 약 5년 만에 국내뿐 아니라 중국 IT 회사 텐센트, 프랑스 패션 회사 메종키츠네, 미국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 등 7개국 유명 브랜드 24곳의 러브콜을 받았다.
 
국내용 ‘비스포크 슈퍼픽션 에디션’ 10개 모델은 1년간 한정 판매된다. 밀레니얼 세대는 물론 젊은 감성의 4050 소비자들, 특히 40대 주부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삼성 비스포크 슈퍼픽션 에디션 [사진 삼성전자]

삼성 비스포크 슈퍼픽션 에디션 [사진 삼성전자]

 
중앙일보는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인사아트센터에서 슈퍼픽션 스튜디오 창업자 김형일(36) 아트 디렉터, 송온민(37) 3D(차원)・영상 디렉터, 이창은(36) 브랜드 디렉터 3인을 만나 냉장고에 캐릭터를 그려 넣게 된 사연을 들었다. 

 

슈퍼픽션 디자이너 3인 인터뷰

슈퍼픽션의 주인공 (왼쪽부터) 닉, 스캇, 프레디, 잭슨. 샌프란시스코에 산다. 스캇은 재단사, 프레디는 목수다. [사진 슈퍼픽션]

슈퍼픽션의 주인공 (왼쪽부터) 닉, 스캇, 프레디, 잭슨. 샌프란시스코에 산다. 스캇은 재단사, 프레디는 목수다. [사진 슈퍼픽션]

 
슈퍼픽션의 컨셉트는.
셋이 CJ를 뛰쳐나와 (캐릭터를 디자인하는) 스튜디오를 만들었을 때 ‘슈퍼픽션(대단한 이야기)’이란 이름을 먼저 지었다. 거기서 모든 게 나왔다. 회사 이름 약자 SF를 따서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캐릭터 스캇(Scott)과 프레디(Freddy)를 만들었다. 네 주인공의 특징은 수염이다. 트렌디한 멋쟁이 설정을 살리려고 ‘남자의 멋’ 수염을 넣었다.
 
많은 기업과 협업했다.
가장 최근엔 나이키와 했다. 다양성을 지닌 캐릭터 32종을 만들 수 있어서 즐거웠다. 메종키츠네 프랑스 본사와는 조형물 작업을, LG생활건강 화장품 브랜드 빌리프와는 캐릭터 콜라보를 진행했다. 한화나 올젠과는 연이 오래됐다. 차근차근 각종 협업을 쌓아온 덕에 삼성전자와도 연이 닿은 듯싶다.
 
슈퍼픽션이 그간 협업한 결과물.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LG 스마트폰 G5, LG생활건강 빌리프, 마이크로소프트, 나이키. [사진 슈퍼픽션]

슈퍼픽션이 그간 협업한 결과물.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LG 스마트폰 G5, LG생활건강 빌리프, 마이크로소프트, 나이키. [사진 슈퍼픽션]

 
삼성전자 비스포크와 협업한 계기는.
사실 제의받았을 때 모든 게 대외비였다. 파트너 회사인 프린트베이커리가 “삼성전자랑 일할 생각 있냐”고 물어보기에 아무것도 모르면서 덥석 “좋아요” 했다. 첫 미팅에서 컨셉트를 들어보니 냉장고의 색, 재질, 타입을 고를 수 있다는 게 너무 재밌더라.
 
가전 디자인 경험이 있었나.
처음이다. 근데 냉장고 문에 캐릭터를 입히는 건 누구라도 처음일 거다. 처음엔 냉장고 액정 디스플레이에 들어가는 줄 알았다. 그만큼 낯선 개념이었다. 작업하면서도 프로모션용 샘플이겠거니 했는데 ‘양산용’이라는 거다. 깜짝 놀랐다. 우리 캐릭터가 대문짝만하게 인쇄돼서 팔린다기에 "대박"을 외쳤다.
 
중앙일보는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인사아트센터에서 슈퍼픽션 스튜디오의 (왼쪽부터) 김형일 작가, 송온민 작가, 이창은 작가를 만났다. 사진은 비스포크 냉장고 '슈퍼픽션 에디션' 앞에 선 세 작가. 세 사람 모두 단색 모델을 가장 좋아한다. [사진 삼성전자]

중앙일보는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인사아트센터에서 슈퍼픽션 스튜디오의 (왼쪽부터) 김형일 작가, 송온민 작가, 이창은 작가를 만났다. 사진은 비스포크 냉장고 '슈퍼픽션 에디션' 앞에 선 세 작가. 세 사람 모두 단색 모델을 가장 좋아한다. [사진 삼성전자]

 
다른 가전에 캐릭터 디자인을 넣어본다면.
노트북 화면 보호기나 스마트 TV에 넣으면 어떨까. 꼭 외형이 아니더라도 요즘은 GUI(사용자 작업 환경)가 중요하니 내장된 캐릭터가 사용설명서 대신 가전제품 설명을 해준다든지. 외형적으론 조명이나 가습기, 인공지능 스피커가 좋을 것 같다. 캐릭터에 감정 이입이 되면 제품을 못 버리고 오래 쓸 것 같다.
 
가전 디자인의 미래를 어떻게 보나.
‘커스터마이징’이 대세다. 소비자들 눈이 높아진 덕이다. 나이키의 ‘소비자가 만든 신발’처럼 가전도 소비자가 디자이너가 되는 시대가 올 것 같다. 1인용 가전도 정형화된 형태에서 벗어나 자신이 필요한 부분만 골라 조립하는 ‘모듈형’으로 나올 것 같다. 마지막으로 옷 시장이 명품과 SPA로 나뉜 것처럼 가전도 프리미엄 시장과 그렇지 않은 시장으로 양분화되지 않을까.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분야는.
슈퍼픽션이 유행을 따라가지 않아도 되는 ‘오리지널리티’가 있는 캐릭터가 되었으면 한다. 책, 애니메이션 등을 통해 저희 이야기를 좀 더 보여주고 싶다. 한 뮤지션과 끈끈하게 붙어서 쭉 같이 가보고도 싶고, 디자인 스튜디오지만 삼성전자와 협업했던 것처럼 작가로서 다양한 분야와 협업하고 싶다.
 
김정민 기자 kim.jungmin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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