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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서울교육청 "교회가 부설유치원 재정 14억 횡령"

중앙일보 2019.08.27 05:00
서울특별시교육청[중앙포토]

서울특별시교육청[중앙포토]

서울의 한 교회가 부설 유치원 재정에서 10억여원을 부당하게 사용하고, 사학연금 수령 대상자가 아닌 담임 목사가 연금을 받도록 한 사실이 서울시교육청 감사 결과 드러났다. 서울시교육청은 교회에 전액 반환을 요구하는 한편 관련자를 형사 고발할 예정이다. 하지만 교회 측은 “회계 미숙으로 빚어진 실수를 교육청이 부풀렸다”며 감사 결과에 대한 이의 신청을 하겠다고 밝혔다.
 

유치원장 겸직한 목사 사학연금 부당 가입 적발도
담임 목사, 현직 교육장 등 5명 형사고발 예정
교회 "건물 관리비 반영했을 뿐, 사실과 달라"
"연금 가입은 교육청 안내에 따른 것" 반박

27일 국회 교육위원회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이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입수한 'A교회 부설 유치원 감사 경과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교육청은 A교회가 부설유치원 재정에서 빼내 사용한 총 14억6000만원을 전액 반환 조치할 것을 요구했다. 또 B목사와 교회 장로인 시교육청 산하 지역교육지원청 교육장 C씨 등 관련자 5명을 업무상 횡령 혐의로 형사고발할 예정이다.  
 
시교육청은 “A교회가 부설 유치원의 특성화교육 수업료를 부적절하게 운영하고 B목사의 사학연금을 부당 수령했다”는 민원을 접수하고 지난 5·6월 일주일 간 부설 유치원에 대한 감사를 실시했다. 특성화교육 수업료는 정규 교육과정을 끝난 뒤 희망자에 한해 참여하는 발레, 영어회화 등 방과후 프로그램을 위해 학부모가 지불하는 비용이다.
 
곽상도 의원실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시교육청은 감사를 통해 A교회가 2010년부터 2018년까지 부설 유치원의 특성화교육 수업료 중 14억6000만원을 부당하게 사용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중 1억6000만원은 B목사의 사학연금 가입 재원으로, 9300만원은 B목사의 연금보험료 보전 및 퇴직위로금으로 쓰였다. 7억4000만원은 교회 건축헌금과 교회 재정으로 이전됐다.  
 
교육청은 B목사가 규정상 사학연금 대상자가 될 수 없음에도 가입 조건을 맞추기 위해 유치원으로부터 6개월간 급여를 받았다고 판단했다. 사학연금에 가입하려면 유치원 교직원으로서의 소득이 증명돼야 한다. 애초 B목사는 교회에서 목사 월급을 받았지만, 유치원 원장직은 무보수로 일했다. 교육청은 B목사의 연금 가입에 교육장 C씨가 개입했다고 보고 있다. 
굳게 닫히는 유치원 정문. 해당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관련이 없음. [연합뉴스]

굳게 닫히는 유치원 정문. 해당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관련이 없음. [연합뉴스]

A교회와 유치원은 시교육청의 감사 결과에 불복, 이의신청을 준비 중이다. 유치원 관계자는 “교회가 유치원의 재정을 부당하게 썼다는 것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 교육청의 감사과정에서 왜곡되고 부풀려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B목사가 유치원 원장직으로 무보수로 성실하게 봉사한다는 사실을 안 성도들이 사학연금 수령이 가능한지 알아봤다”며 “당시 교육청으로부터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고 방법과 절차도 안내받았기 때문에 신청했다”고 반박했다. 또한 “유치원에서 사학연금 가입에 필요한 금액을 먼저 지급한 건 사실이나, 곧바로 B목사가 본인의 개인 적금을 해약해 채웠다”고 밝혔다.
 
유치원 재정 중 7억4000만원이 교회 재정으로 옮겨진 점에 대해 이 관계자는 "교회와 유치원이 같은 건물을 사용하면서 교회 재정으로 유치원 관리비를 모두 충당하고 있었는데, 이에 대한 문제 제기가 나와 관리금 조로 일정 금액을 교회로 이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재정과 예산 운영에 대한 모든 내용은 운영위원회를 거쳐 투명하게 집행했으나, 회계 처리의 미숙으로 횡령이란 오해를 산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B목사도 기자와의 통화에서 “6개월간 유치원 원장 급여를 받았지만, 유치원에서 사례를 받는 것처럼 생각돼 전액 교회에 헌금했다”고 밝혔다. 교회 재정으로 이전됐던 7억여원에 대해 “유치원을 실질적으로 운영해온 교회가 수업료 일부를 관리했던 것을 횡령으로 단정하는 건 무리”라고 주장했다. 교육장 C씨의 개입 여부에 대해서도 “다수 신도가 연금 가입을 권했으나 C씨가 특별한 역할을 했던 건 아니다”고 말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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