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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시대를 넘어 세계를 잇는’ 전통 무예

중앙일보 2019.08.27 00:02 2면 지면보기
반기문 충주세계무예마스터십 명예대회장.

반기문 충주세계무예마스터십 명예대회장.

1993년 제48차 유엔총회에서 ‘스포츠로 평화롭고 더 나은 세상을 건설하자’는 올림픽 결의안이 만장일치로 채택됐다. 동서 냉전과 대립의 시대를 마치자는 시대적 의미와 스포츠 정신을 전 세계가 확인한 순간이었다. 세계 평화를 실현하는 데 효과적인 수단이자 힘이 바로 스포츠다.
 
필자도 스포츠의 힘을 믿는다. 그래서 제8대 유엔 사무총장으로 재임할 때도 스포츠로 세계 평화와 화해를 도모하려고 노력했다. 이를 위해 2009년 IOC가 유엔의 옵서버(Observer) 자격을 부여받도록 했다. 2013년에는 지속 가능한 발전과 세계 평화를 위한 스포츠의 역할을 알리려고 매년 4월 6일을 국제 스포츠의 날로 정했다. 특히 평창올림픽은 이후 네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과 세 차례의 미·북 정상회담을 견인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조성에 기여했다. 현재 IOC 윤리위원장으로, 충주세계무예마스터십 명예대회장으로 활동하면서 스포츠와의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스포츠를 통한 세계의 단결과 평화의 희망을 일구는 또 하나의 국제대회가 열린다. 각 국가의 전통 무예를 한자리에서 만나는 충주세계무예마스터십이다. 이 행사에 100여 개국 4000여 명의 선수가 참가해 태권도와 택견을 비롯해 중국의 우슈, 러시아의 삼보, 일본의 유도, 태국의 무에타이, 우즈베키스탄의 크라쉬 등 20개 무예 종목별로 국가대항전을 치른다. 이 대회는 ‘시대를 넘어, 세계를 잇는(Beyond the times, Bridge the world)’ 슬로건처럼 지구촌의 평화 축제가 될 것이다.
 
스포츠와 무예는 종교·이념·민족을 초월하며, ‘시대를 넘어 세계를 잇는’ 강력한 힘을 갖고 있다. 무예의 역사가 곧 인류의 역사다. 무예는 각 나라의 전통문화와 역사성, 민족적 정체성을 잘 보여준다. 오늘날 전통 무예는 세계인이 애호하고 수련하는 무예 스포츠로 발전하고 있다. 다시 말해 무예는 국가 간 대립에서 벗어나 문화와 정보를 공유하는 평화의 매개체로 활용되고 있다.
 
충주세계무예마스터십에서도 전 세계 화해와 단합을 위한 대결이 이뤄질 것이다. 경기 승부는 무예를 통해 통합·소통·공존·헌신이라는 시대정신을 창출할 것이다. 수많은 땀과 눈물의 과정을 인고하고 경기 결과로 평가받는 스포츠처럼 인류의 평화와 번영도 희생과 헌신이라는 영양분이 뿌려진 토양에서 열매를 맺을 수 있다.
 
이번 충주세계무예마스터십을 계기로 인류 화합과 세계 평화를 위한 스포츠로서 장벽과 단절을 허물고 공동 번영의 미래를 그려 나갈 도구로서 무예의 가치가 더욱 높아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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