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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학원 "일본 석탄재 수입 줄이려면 중금속 기준 항목 늘려야"

중앙일보 2019.08.26 17:23
충남의 한 석탄화력발전소에서 연기가 뿜어오르고 있다. [중앙포토]

충남의 한 석탄화력발전소에서 연기가 뿜어오르고 있다. [중앙포토]

지난 6월 한·일 무역 갈등이 벌어진 이후 연간 130만톤씩 국내로 반입되는 일본 석탄재에 시민들의 따가운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무역 갈등과 상관없이 올해 초에 이미 수입 석탄재를 줄이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환경부 내에서 제기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올해 초 발간한 '수출·입 폐기물 관리체계 개선 및 규제 기준 마련'이란 보고서를 통해 국내 시멘트 업계의 석탄재 수입에 대해 우려를 제기했다.
석탄재는 100% 일본에서 수입되는데, 전체 국내 폐기물 수입의 절반이나 차지하기 때문이다.
2017년에는 137만2000톤이, 지난해에는 126만8000톤이 수입돼 시멘트 제조의 재료로 활용됐다.
 
환경과학원 연구팀은 이 보고서에서 석탄재 수입량을 적절히 조절하기 위해서는 기존 수·출입 폐기물 기준에 이(異)물질 기준과 중금속 항목 기준을 추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이물질 혼합 기준을 0.5% 이하로 한다든가, 납·구리·비소·수은 등 중금속과 유해물질 기준 항목을 7개에서 14개 정도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도록 제안했다.
현행 기준으로는 수입을 줄이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로 환경과학원이 지난해 석탄재 11개 시료를 대상으로 중금속 용출과 함량 분석을 진행했으나 기준치를 초과한 사례는 없었다.
또, 원주지방환경청에서 2016~2018년 석탄재의 방사능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국내 환경 방사선량률 기준 이하로 나왔다.
 
시멘트 제품에서도 환경과학원이 국내산 11개와 외국 시멘트 1개 제품을 대상으로 환경부와 시멘트업계 사이의 자율협약기준인 6가 크롬을 측정하고 있으나, 자율협약기준인 20ppm을 초과한 사례는 없었다.
 
연구팀은 또 국내 시멘트 업계에서 일본산 석탄재를 꾸준히 수입하는 것이 일본 측의 지원금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석탄재 재활용을 늘리려면 정부의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행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방자치단체가 사업자에게 재활용촉진에 필요한 자금을 보조하거나 융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와 함께 국내 석탄재의 재활용 확대를 위해 재활용 용도를 다양화하기 위한 연구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경우 석탄재를 도로 기층재, 건물 토대, 정원·농경지 토양 개량, 벽돌, 벽·바닥 타일 등의 재료로 활용하고 있다.
 
연구팀 관계자는 "석탄재 수입 문제는 오래전부터 계속 문제가 된 사안이었고, 이 보고서 역시 최근 벌어지고 있는 한·일 무역 갈등과는 무관하게 작성됐다"고 설명했다.
세종청사 환경부 건물 [사진 환경부]

세종청사 환경부 건물 [사진 환경부]

하지만 이 같은 환경과학원의 제안을 환경부가 아직 수용하지는 않은 상태다.
 
지난 8일 환경부는 일본 석탄재 수입을 규제하라는 여론에 밀려 수입 석탄재 관리 강화 방안을 발표했으나, 조사 항목 숫자는 늘리지 않고 조사 횟수만 늘렸다.
 
지금까지는 수입 업체가 석탄재의 방사능과 중금속을 조사하고, 환경부는 3개월마다 1회씩 수업 업체 검사의 신뢰도를 검사했으나, 앞으로는 연간 400건에 이르는 수입 석탄재를 모두 조사하기로 한 것이다.
 
일부에서는 "환경부가 전수 조사하더라도 기준치 자체가 느슨해 실제 수입을 줄이는 효과는 없을 것"이라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국내 발전사에서 석탄재를 배출하는 시기와 시멘트 업계에서 집중적으로 사용하는 시기가 계절적으로 차이가 나면서 일부 재활용이 안 되는 부분이 있는데, 이런 점을 해소해 국내 석탄재 재활용을 늘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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