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업가 트럼프 ‘금리인하’ 속내?…“대출이자 수백만 달러 아껴”

중앙일보 2019.08.26 16:2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모습. [중앙포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모습. [중앙포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요구대로 금리를 인하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수백만 달러 이익을 보게 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롬 파월 Fed 의장을 ‘적’으로 지칭하며 노골적으로 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2년부터 취임 전까지 5년간 도이치방크로부터 3억6400만달러(약 4433억원)를 빌렸다. 해당 대출은 워싱턴DC와 시카고의 호텔, 플로리다주의 도랄 골프 리조트 등과 관련해 총 4건이다. 현재까지 1900만달러만 갚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금융위기 이후 10년 7개월 만에 나온 Fed의 기준금리 인하 조치로 이미 이익을 본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자신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차남인 에릭 트럼프에게 경영권을 넘겼지만, 전례를 깨고 소유권은 그대로 보유하고 있어 ‘이익충돌’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대로 금리를 2.25%에서 1.25%로 낮출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얼마나 이득을 보게 될 지 정확하기 계산하기는 어렵지만, ‘상당한 혜택’을 볼 것이라고 진단했다.
 
WP는 시장 전망대로 9월 연준이 금리를 0.25%포인트 내리면 트럼프 대통령은 골프 리조트 건 대출만으로도 연간 27만5000달러(3억3000만원)의 이득을 보게 된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달 3일 기사에서 연준이 금리를 1%포인트 내리면 트럼프 대통령이 이자 비용을 연간 총 300만달러(약 36억원) 이상 아낄 수 있다고 전했다. 노스웨스턴대학 켈로그경영대학원 필립 브라운 교수는 “은행 측에서 (금리인하에) 벌칙 없이 조기상환까지 허용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얻는) 이익은 더 커진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 통화정책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FFR)는 2.00∼2.25%인데 트럼프 대통령은 최소 1%포인트 금리를 내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금리가 내려가면 더 많은 소비자가 집과 차를 살 수 있고 기업들이 새 공장을 지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미국 상품의 가격도 내려 수출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논리다. 이에 대해 브라운 교수는 “경제에 위협이 되는 것은 금리가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이 밀어붙이는 미·중 무역전쟁”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트위터에서 “내가 참 궁금한 것은 파월 의장과 시진핑 주석 중에 누가 더 큰 적인가 하는 점”이라며 금리 인하를 요구했다. 앨런 그린스펀, 벤 버냉키 등 4명의 전임 연준의장은 이례적으로 이달 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공동 기고한 글에서 “연준 의장은 정치적 압박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하고 정치적 이유로 퇴임 압박을 받아서도 안 된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다.
 

관련기사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