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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예능 시대 국민MC 변신 '유재석 2.0' 본격 가동되나

중앙일보 2019.08.26 14:02
 
24일 첫 방송을 한 tvN의 '일로 만난 사이'. 유재석과 게스트의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 [방송 캡처]

24일 첫 방송을 한 tvN의 '일로 만난 사이'. 유재석과 게스트의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 [방송 캡처]

바야흐로 ‘유재석 2.0’ 시대가 도래하는가. 재치있는 진행 실력으로 국민MC의 자리에 올랐던 ‘유재석 1.0’ 시대를 지나 유재석 자체가 콘텐트의 중심이 되는 새 시대가 열린 모양새다. 리얼버라이어티의 전성기가 지나고 관찰 예능이 대세가 되면서 한때 위기론까지 불거졌던 유재석이 스스로 ‘장르’가 돼 돌아온 것이다.  

인맥ㆍ친근감 앞세워 유재석 자체가 콘텐트
‘놀면 뭐하니’ ‘일로 만난 사이’ 등 잇따라 론칭

최근 한 달새 새로 론칭한 두 편의 예능 ‘놀면 뭐하니’(MBC)와 ‘일로 만난 사이’(tvN)는 모두 유재석의 인맥을 앞세운 프로그램이다.  
MBC '놀면 뭐하니'. 유재석과 그 지인들의 사적인 모임같은 장면이 펼쳐진다. [방송 캡처]

MBC '놀면 뭐하니'. 유재석과 그 지인들의 사적인 모임같은 장면이 펼쳐진다. [방송 캡처]

‘무한도전’ 김태호 PD의 복귀작으로 주목받은 ‘놀면 뭐하니’는 유재석에서 출발한 ‘셀프 카메라’가 릴레이처럼 이어지는 형식으로 시작했다. 유재석이 전달한 카메라를 받은 사람은 하하와 유희열. 이미 유재석과 여러 프로그램을 함께 하며 친분을 다져온 사이였다. 이들이 유재석과 스스럼없이 주고받는 농담이 프로그램 재미의 상당 부분을 담당했다. 또 방송은 여러 사람이 찍어온 ‘릴레이 카메라’ 영상을 유재석ㆍ조세호ㆍ태항호ㆍ딘딘ㆍ유노윤호ㆍ데프콘 등이 조세호의 아파트에 모여 함께 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스튜디오가 아닌 집이 무대가 되면서 마치 이들의 사적인 모임을 엿보는 듯했고, 모두의 ‘형’인 유재석의 한 마디 한 마디가 전체 흐름을 끌고 가는 양상을 보였다.  
‘무정형’을 표방한 ‘놀면 뭐하니’는 24일 5회 방송까지 이어지며 새로운 코너를 속속 도입했지만, 모두 초점은 유재석에게 맞춰져 있다. 특히 다단계 음악 버라이어티를 표방하는  
‘유플래쉬’는 유재석이 단 3시간 만에 완성한 드럼 비트를 바탕으로 이적과 유희열이 음악 작업을 하는 과정을 보여줬다. 앞으로 이 음악은 여러 뮤지션들에게 릴레이 형식으로 전달돼 곡으로 완성될 예정이다.  
'놀면 뭐하니' 포스터. 글씨는 유재석이 직접 썼다. [사진 MBC]

'놀면 뭐하니' 포스터. 글씨는 유재석이 직접 썼다. [사진 MBC]

이처럼 ‘놀면 뭐하니’는 유재석 개인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심지어 제목 ‘놀면 뭐하니’도 유재석이 평소에 자주 하던 말인데다, 프로그램 포스터의 글자도 유재석이 손글씨로 썼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이제 연예인이 방송 프로그램의 캐릭터로 기능하는 시대는 지나갔다. 유명인사이면서도 사적인 모습은 공개가 별로 안 된 유재석이 변화한 예능 트렌드 속에서 새롭게 활용되고 있다”며 “유재석도 방송에서 실제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는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로 만난 사이'(tvN)의 첫 방송. 유재석(오른쪽)이 이효리(왼쪽) 부부와 함께 제주도 차밭에서 찻잎을 따고 있다. [방송 캡처]

'일로 만난 사이'(tvN)의 첫 방송. 유재석(오른쪽)이 이효리(왼쪽) 부부와 함께 제주도 차밭에서 찻잎을 따고 있다. [방송 캡처]

24일 첫 방송을 한 ‘일로 만난 사이’는 유재석이 매회 스타 게스트와 함께 일손이 부족한 곳을 찾아가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 과거 인기를 끌었던 ‘체험 삶의 현장’과 비슷한 형식이지만, 일하는 과정에서 유재석과 게스트가 펼치는 ‘토크’가 강조된다는 점에서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첫 회 게스트는 유재석과 ‘해피투게더-쟁반노래방’(KBS2), ‘패밀리가 떴다’(SBS) 등에서 호흡을 맞췄던 이효리와 그의 남편 이상순. 이들은 “축의금 왜 안 주느냐?” “아이가 몇 살이냐?” “키스는 자주 하냐?” 등 사적인 대화를 나누며 웃음을 이끌어냈다. 유재석이 쌓아둔 오랜 친분 덕을 톡톡히 본 셈이다.
20일 방송된 '유 퀴즈 온 더 블럭'(tvN). 길에서 만난 중3 남학생까지 고민을 털어놓게 만드는 힘이 유재석의 자산이다. [방송 캡처]

20일 방송된 '유 퀴즈 온 더 블럭'(tvN). 길에서 만난 중3 남학생까지 고민을 털어놓게 만드는 힘이 유재석의 자산이다. [방송 캡처]

시즌2가 진행 중인 ‘유 퀴즈 온 더 블럭’(tvN)은 오랜 세월 잡음 없는 국민MC로 유재석이 만들어놓은 호감형 이미지를 십분 활용한 프로그램이다. 론칭 초기엔 길거리 퀴즈가 강조됐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길에서 만난 일반인들의 뭉클한 사연을 앞세운 휴먼 예능으로 진화했다. 처음 만난 사람도 친근감을 느끼고 속 이야기를 털어놓게 만드는 유재석의 개인 캐릭터 덕이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예능의 트렌드가 바뀌면서 위기를 만났던 유재석에게 새로운 영역을 재구축할 가능성이 엿보인다”며 “유재석의 독보적인 인맥과 말솜씨, 친화력과 감각 등이 여전히 작동하는 영역을 발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 더 지켜봐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지영 기자 jy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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