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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훈련 끝나면 시험발사 종료" 트럼프와의 약속도 깼다

중앙일보 2019.08.25 14:42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단거리 미사일 발사 실험을 중단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약속을 깼다. 합동참모본부는 24일 북한이 함남 선덕에서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2발을 쐈다고 밝혔는데, 북한은 25일 이를 ‘초대형 방사포’라 주장하며 발사 장면이 담긴 사진 10여 장을 공개했다. 사진에 따르면 북한은 4발이 장착되는 이동식 발사대(TEL)에서 2발을 발사했다.  
 

북한이 반발했던 연합훈련 끝난지 나흘 뒤 미사일급 방사포 2발
미사일 3종 세트 이어 신형 대구경 방사포 공개
짝수 발사한 기존 무기 고려하면 추가 발사 가능성
한미연합 훈련, 전력 증강, 트럼트 대통령 '면죄부'이용
신형 개발 무기 실험 털어내기 차원일 수도
훈련명분 신형 무기 실험 털어내기?

북한이 24일 함남 선덕에서 신형 초대형방사포를 발사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북한이 24일 함남 선덕에서 신형 초대형방사포를 발사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이는 지난 1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서 친서를 받았다며 공개한 ‘김 위원장의 약속’과 차이를 보이는 부분이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친서를 보내왔다”며 “한ㆍ미 연합훈련을 종료하면 (단거리 미사일)시험발사도 종료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한ㆍ미는 지난 11일부터 20일까지 한국군의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능력을 평가하는 연합훈련을 실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가 사실이라면 한ㆍ미는 예정대로 훈련을 끝냈지만, 북한은 훈련 종료 나흘 뒤 미사일(급)을 쏜 셈이다.  
 
이번 미사일 발사는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에서 한 약속을 어겼다는 지적이다. 전직 정부 당국자는 “김 위원장은 지난해 남북 정상회담 등에서 더 이상새벽잠을 깨우는 일(새벽 미사일 발사)은 없을 것이라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한 약속을 깨고 새벽 미사일 발사에 나서고 있다”며 “자신의 서명이 담긴 친서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밝힌 내용도 스스로 깨버렸다”고 말했다. 북한은 2016년과 2017년에도 한ㆍ미 연합훈련 직후 미사일을 쏘거나 핵실험(6차)을 하며 반발한 적이 있지만, 당시엔 김 위원장의 언급이 없었다.  김 위원장의 ‘약속 파기’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북한이 지난달 25일 강원 원산 호도반도에서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북한이 지난달 25일 강원 원산 호도반도에서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오른쪽 둘째)과 관계자들이 지난 2일 황남 과일기지에서 신형 대구경조종방사포 발사대를 살펴보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오른쪽 둘째)과 관계자들이 지난 2일 황남 과일기지에서 신형 대구경조종방사포 발사대를 살펴보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특히 한ㆍ미 연합훈련이 끝났지만, 북한의 추가 미사일 발사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최근 북한의 반발은 신형 미사일 실험 ‘털어내기’ 성격이 담겨 있다는 관측도 있다. 국회 국방위 소속 김종대 정의당 의원은 “북한은 새로운 무기개발에 성공했으니 (비핵화할 경우)핵과 미사일이 없다고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는 메시지를 (주민들에게)보이려는 의도일 수 있다”며 “최고인민회의가 열리는 29일까지 추가 미사일 발사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북한이 한ㆍ미 연합훈련이나 F-35A 등 한국의 전력 증강에 반발하는 건 이를 명분으로 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단거리 미사일은 어느 나라나 실험한다”고 하자 '면죄부'를 이용해 이참에 자신들이 새로 개발한 재래식 무기의 실험을 완료하겠다는 의도가 깔렸다는 것이다.
 
북한이 지난 9일 함흥 인근에서 신형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사진 조선중앙통신]

북한이 지난 9일 함흥 인근에서 신형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사진 조선중앙통신]

북한은 최근 선보인 ‘미사일 3종 세트’, 즉 북한판 이스칸데르와 대구경조종 방사포, 북한판 에이태큼스 추정 미사일을 각각 4회, 2회, 2회 등 짝수로 발사 실험을 했다. 하지만 24일 처음 공개된 미사일 발사는 한 차례에 불과하다. 무기의 안정성 검토나 “적대세력 압박할 무기개발을 계속해야 한다”는 김 위원장의 언급(25일 북한 매체 보도)을 고려하면 김 위원장은 약속 파기는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관계자들이 24일 함남 선덕에서 진행한 '초대형방사포' 발사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 오른쪽 여성은 김여정 당 제1부부장.[사진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관계자들이 24일 함남 선덕에서 진행한 '초대형방사포' 발사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 오른쪽 여성은 김여정 당 제1부부장.[사진 조선중앙통신]

그러나 이런 우려 속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나는 그렇게(약속 파기) 생각하지 않는다”며 “나는 우리(트럼프-김 위원장)가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고 말했다. 정부 당국자는 “현재 거론되고 있는 북ㆍ미 실무협상이나 3차 정상회담을 염두에 두고 북한 달래기 또는 무시 전략이 아니겠냐”고 말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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