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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동중 옮길 때부터 회계 의심" 조국 일가에 화난 주민들

중앙일보 2019.08.25 05:00
경남 창원시 진해구에 위치한 웅동중학교 전경. 송봉근 기자

경남 창원시 진해구에 위치한 웅동중학교 전경. 송봉근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모친인 박정숙 웅동학원 이사장이 학교 운영에 손을 떼겠다고 밝혔지만 웅동 지역 주민들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베일에 가려져 있던 웅동학원의 회계 관리가 언론 보도로 알려지면서 조국 일가에 대한 배신감과 불신이 증폭되는 형국이다. 박 이사장이 웅동학원을 국가나 공익재단에서 운영하도록 밝힌 부분에 대해서도 지역 주민들의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다.  

조국 모친 “웅동학원 내놓겠다”, 그래도 주민들 분노 여전
주민 “웅동학원은 지역 자산…사유화 한 조국 일가에 배신감”
조국母 “웅동中 국가에 환원”…주민 “사학재단이 운영해야”
웅동학원 이사진 “조만간 이사회 열고 향후 대책 논의”

 
24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 웅동에서 만난 주모(62) 씨는 “웅동학원은 지역 주민이 출연해 만든 법인인데 조변현(조 후보자 선친)씨가 1985년 이사장을 맡으면서 웅동학원 재산을 어질러 놨다”며 “부부는 일심동체라고 박 이사장은 과거 모든 회계 관리를 알고 있을 것이다. 박 이사장은 배임죄로, 조국 동생은 사기죄로 고소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이사장은 조 전 이사장이 퇴임한 2010년부터 웅동학원 이사장을 맡아오고 있다.  
 
조국 동생은 웅동학원을 상대로 공사대금 청구 소송을 두 차례 제기해 100억원의 채권을 갖고 있다. 조국 동생이 첫 소송을 제기하던 2006년 조 후보자는 웅동학원 이사를 맡고 있었다. 당시 웅동학원은 무변론 대응했고, 조국 동생이 승소했다. 조국 동생은 이 채권을 근거로 2008년 사채 14억원을 빌렸다가 갚지 못했고, 채권자는 웅동학원이 소유한 22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가압류한 상태다.  

 
웅동중학교는 웅동 지역 주민들이 모은 돈으로 설립돼 지역 자산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웅동 마을회관에서 만난 배모(70)씨는 “1976년 한 주에 5000원 하는 ‘개강 장학증서’가 생겼는데 지역 주민들이 이걸 하나씩 사서 웅동학원 운영에 보태기도 했다”며 “웅동중학교가 들어설 곳에 땅을 무상으로 기부한 사람도 많다. 1985년 조변현(조 후보자의 선친) 씨가 이사장을 맡고 10여년 뒤 웅동중학교가 산속으로 이전하면서 학교가 망가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985년 웅동학원 이사장을 맡은 조변현 씨는 1995년부터 웅동중학교 이전을 추진했고, 1998년 진해구 마천동에서 두동으로 옮겼다. 배씨는 “이전한 웅동중학교 땅값이 기존 부지의 1/4 수준이다”며 “땅값 차익을 웅동중학교 이전 공사대금으로 쓰면 되는데 조 전 이사장은 공사대금을 은행에서 빌렸다. 그리고 그것조차 갚지 않아 웅동학원을 빚더미에 앉게 했다”고 주장했다.

웅동학원과 관련된 의혹이 계속 제기되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모친이자 웅동학원 이사장인 박모 씨는 23일 이사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사진 웅동중학교 홈페이지 캡쳐]

웅동학원과 관련된 의혹이 계속 제기되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모친이자 웅동학원 이사장인 박모 씨는 23일 이사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사진 웅동중학교 홈페이지 캡쳐]

박 이사장은 웅동학원을 국가나 공익재단에서 운영하도록 하겠다고 했지만 반대하는 지역 주민이 많다. 웅동중학교 동문인 김모(62)씨는 “웅동중학교 전신인 계광학교는 1908년 세워진 유서깊은 명문 사학이다”며 “다른 지역으로 유학 갈 돈이 없는 웅동 지역 학생을 위해 세워진 학교인 만큼 지역 주민의 의견을 100% 반영할 수 있도록 사학재단이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웅동학원 이사회는 조만간 이사회를 열고 향후 일정을 확정할 방침이다. 웅동학원에서 40년간 이사를 맡은 김형갑(82) 이사는 “이사회를 거쳐 박 이사장과 며느리 정모 이사의 사퇴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며 “박 이사장은 국가가 웅동학원을 운영하도록 하겠다고 했지만 이것 또한 이사회에서 결정할 사항”이라고 못 박았다. 이어 김 이사는 “웅동중학교가 공립으로 전환되면 국가 정책에 의해 폐교되거나 다른 지역으로 옮겨갈 수 있다”며 “웅동 지역 주민을 위해 웅동중학교가 어떻게 운영돼야 할 지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이사장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박 이사장은 지난 23일 입장문을 내고 “지역 분들의 부탁으로 재정 상태가 어려운 학교를 인수하고 운영하기 위해 사비를 털어 넣었던 제 남편의 선의가 이렇게 왜곡되다니 억장이 무너진다”며 “우리 가족이웅동학원을 이용해 사적 이익을 추구하지 않았음을 밝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우리 가족이 학교 운영에서 손을 떼는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부산·창원=이은지·이병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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