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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12개 인턴 경력, 수시 한 달 전 완성…드러난 ‘조국 캐슬’

중앙선데이 2019.08.24 00:02 650호 5면 지면보기

스펙 품앗이 의혹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으로 차량을 운전해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으로 차량을 운전해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28)이 제1 저자가 된 대한병리학회 학술지 논문은 2009년 8월 출판됐다. 조 씨의 고3 여름 방학 때다. 병리학회 편집위원회에 논문 투고(2008년 12월)한 지 9개월 만이다. 이와 관련해 이 논문의 책임저자인 장영표 단국대 의대 교수는 언론 인터뷰에서 “원래는 논문을 외국에 보내려고 한 거다. 외국에 논문을 보냈다가 리젝트(거절)되면 또 다른 데 보내야 하는데 그러면 몇 개월이 그때마다 가는 거다. 그래서 국내 저널(대한병리학회지)에 보내기로 결정해서 늦지 않게 논문이 나오도록 해줬다”고 말했다. 이 논문의 출판 시점을 어떤 일정에 늦어지지 않게 맞췄다는 것이다.
 

논문 내고, 인턴 하고, 학회 발표…
고3 때 7월부터 8월 중순에 집중
학부모·자녀 학연 등 네트워크
정교하게 짜인 일정대로 성과

또한 조 씨는 2009년 7월 공주대에서 3주간 인턴십 과정을 밟았고 8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국제조류학회에 참가해 발표자로 나섰다. 한국물리학회가 주최한 여고생 물리 캠프의 본선 캠프에서 장려상을 받았는데 그 시기가 8월 14일이다.
 
이처럼 제1 저자 논문 출판도, 제3 저자 논문 초록도, 학회 주최 캠프 수상 등도 모두 8월로 마감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스펙은 9월 고려대 수시모집(세계선도인재전형)에 제출된 이력서에 기록으로 남았다. 조씨가 고려대에 제출된 서류는 보존 기한이 지나 폐기됐지만, 조씨가 대학에 입학한 뒤 온라인상에 판매하기 위해 내놓은 이력서로 확인된다. 여기엔 인턴 경력이 모두 12개 나오는데 이 대학 수시모집 원서접수 일정(9월 10~14일)에 맞춰져 있다.
 
고교생이 인턴을 찾아 하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인턴 일정, 출판 일정까지 원서접수 시기에 맞출 수 있었던 비결은 부모의 네트워크에 있다. 장영표 교수는 서울대 의대 77학번이고, 조국 후보자는 서울대 법대 82학번이지만 두 사람의 자녀가 한영외고 같은 학년이었고, 두 사람의 부인이 학부모로서 알고 지냈다. 그런 덕분에 조국 후보자의 딸은 단국대에서, 장 교수의 아들은 서울대에서 각각 고교생 인턴을 할 수 있었는데 이런 네트워크가 있었기에 가능할 수 있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장 교수는 중앙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호의로 (조 씨를) 제1 저자로 얹어준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지금 돌이켜보면 과도한 부분이 있는 것은 맞다”고 언급했다. 단국대와 의협 등에서 윤리위원회 상정 및 징계 등을 논의하는 것에 대해선 “처분을 내리면 따르겠다. (조씨를 제1 저자로 올린 것은) 어쩔 수 없이 내가 책임질 일”이라고 했다.
 
또한 공주대에서 당시 인턴십을 담당했던 생명공학연구소 K(57)교수는 조국 교수의 부인과 서울대 입학 동기다. K교수는 “좋은 경험을 시켜줄 수 있을 것 같아서 발표 초록에 제3 저자로 기재하고 학회에서 발표할 수 있도록 했다. 조 후보자의 부인인 정씨가 딸 면접을 보는데 같이 와 놀랐고 그때까지 그 학생이 정 씨 딸인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특히 국제조류학회에 보조 발표자로 참가하기 이전에 나온 논문 초록집에 조씨가 제3 저자로 오를 수 있었던 것도 이례적이다. 이와 관련 공주대는 21일 산학연구관에서 연구윤리위원회를 열고 조 씨가 이 대학의 생명공학연구소 인턴십에 3주간 참여한 뒤 국제학술대회에 동행한 게 적절했는지 등을 논의했다. K교수는 윤리위원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현재 대입 수시모집에서 논문 실적 등이 반영되지 않는다. 학교 밖 외부기관에서 수상한 실적도 마찬가지다. 외국어고나 자사고 출신 수험생을 중심으로 스펙 쌓기가 사회적 문제까지 비화한 탓이다. 익명을 요구한 입시 전문가는 “조 후보자 딸의 스펙은 논문과 수상실적, 외국기관에서 인턴십까지 완비돼 있다. 일반적인 학부모는 꿈도 꾸기 어려운 스펙”이라며 “스펙을 기획하는 데 전문가가 관여한 것 같다”고 말했다.
 
강홍준 기자, 정미리 인턴기자 kang.h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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