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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토하는 아내 방치해 숨지게 한 30대 남편 징역 3년

중앙일보 2019.08.23 06:44
피를 토하며 쓰러진 아내를 방치한 채 출근해 숨지게 한 30대 남성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중앙포토·연합뉴스]

피를 토하며 쓰러진 아내를 방치한 채 출근해 숨지게 한 30대 남성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중앙포토·연합뉴스]

지병을 앓던 아내가 피를 토하며 쓰러졌는데도 119에 신고 하지 않고 이를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2부(부장 송현경)는 22일 유기치사 혐의로 구속 기소된 A(38)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앞서 A씨 측은 공판에서 A씨가 지수지수(IQ)가 70을 상회하는 경계성 지능이어서 판단 능력이 낮다는 점을 근거로 심신미약을 주장하며 범행을 부인한 바 있다.
 
A씨는 지난해 8월 6일 오후 11시5분쯤 자택에서 쓰러진 아내 B(44)씨를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평소 간 경화와 식도정맥류 질환을 앓던 B씨가 갑자기 피를 토하며 쓰러졌음에도 불구, 119신고 등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어 B씨를 안방에 그대로 두고 출근한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쓰러진 지 3시간 만인 다음날 오전 2시쯤 식도정맥류 파열로 인한 출혈로 결국 숨졌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정신감정 결과 지능지수 수치는 낮지만 사회적 규범이나 관습을 이해할 수 있는 정도이고, 10년 이상 직장생활을 하기도 했다”며 “범행 당시 동기에 대해 명확히 진술한 것 등으로 봤을 때 그가 주장한 심신미약은 인정할 수 없다”고 봤다.
 
이어 “A씨는 아내가 집에 들어온 뒤 피를 15차례 토하는 모습과 119를 불러 달라는 요청을 끝까지 지켜봤고 스스로 인공호흡을 하기도 하는 등 위험한 상황을 충분히 인식했다”며 A씨의 고의를 인정했다. 그러면서 “피해자가 적절한 조치를 받지 못해 저혈량 쇼크로 사망했고 처음 피를 토했을 때부터 사망 이전까지 2시간이 걸렸던 점으로 미뤄봤을 때 유기와 사망 간 인과 관계도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피고인에게 별다른 전과가 없는 초범인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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