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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악원 국악박물관 재개관-소리가 들리는 '살아있는' 전시장 창의적 영감 가득

중앙선데이 2019.08.22 16:58
 
‘고종이 어디 있는지 찾아 보세요.’ 터치 스크린의 ‘퀴즈 1’ 버튼을 누르니 재깍재깍 초침이 움직인다. 20초 안에 의궤 안에서 고종을 찾아야 한다. 이게 뭐라고 손에 땀이 찬다. 국립국악원 국악박물관 문헌실에서 직접 느낀 긴장감(?)이다.  

국립국악원 국악박물관 8월 20일 재개관, 일반에 무료 개방
"더 가까운 음악, 더 깊은 이해, 더 즐거운 놀이"로 '듣는' 전시 기획

국악뜰 [사진 국립국악원]

국악뜰 [사진 국립국악원]

말로만 듣던 무형문화재 한영숙의 승무를 눈으로 확인할 수도 있다. 20여 명의 유품 기증자 중심으로 꾸며진 명인실에서다. 명인이 입던 승무복 전시와 함께 귀한 공연 영상이 재생되고 있다. 국악 전공자라면 누구나 배우는 ‘지영희류 산조’의 원본도 만날 수 있다. 그의 유품인 해금과 피리는 요즘 악기보다 훨씬 아름답다.
소리품 [사진 국립국악원]

소리품 [사진 국립국악원]

2년여 전 문을 닫았던 국립국악원 국악박물관이 20일 재개관하고 상설전을 오픈했다. 1995년 문을 연 이곳은 당초 박물관으로 설계되지 않은 일반 교육동 건물이었던 탓에 각 전시실에 철문을 열고 들어가야 하는 등 한계가 있었다. 
새로 단장한 공간은 문턱을 확 낮춰 국악을 보다 친근하게 접할 수 있는 ‘체험형’ 박물관으로 거듭났다. 2016년부터 재개관 프로젝트를 진행한 김희선 국립국악원 연구실장은 “라이브러리와 아카이브, 뮤지움을 더한 ‘라키비움’이 컨셉트다. 국악원이 가진 기능들을 효율적으로 연결해 국민들이 잘 활용하게 하려는 목적”이라고 말했다.  
악기실 [사진 국립국악원]

악기실 [사진 국립국악원]

국내 유일의 국악전문박물관인만큼 재개관에서 역점을 둔 것은 ‘소리 박물관’으로의 변화다. 눈으로만 보던 기존 전시의 한계를 넘어 ‘일단 들어보라’는 권유다. 궁궐의 뜰인 전정(前庭)에서 착안한 1층 중앙홀의 ‘국악뜰’에서부터 최고 품질의 음악을 들려주며 손님을 맞는다. 종묘제례악, 영산회상, 시나위 등 국립국악원 연주단의 다양한 연주를 매일 3차례 대형 스크린에 공개한다. 13.1 채널의 입체감 있는 음향과 4K UHD 고화질 영상으로 상영되기에 마치 실제 공연을 듣고 보는 듯한 감흥을 준다.  
문헌실 [사진 국립국악원]

문헌실 [사진 국립국악원]

동그란 스피커 모양의 의자에 쏙 들어앉아 비소리, 풀소리, 바다소리를 들어보는 ‘소리품’은 뜻밖에 힐링의 시간을 제공한다. 국악의 재료가 되고 영감이 되는 것이 이런 자연의 소리들이라는 의미다.
아카이브실 [사진 국립국악원]

아카이브실 [사진 국립국악원]

그밖에 1896년 미국에서 조선인 유학생이 부른 노래를 담은 한민족 최초의 음원 실린더 등 국립국악원이 소장한 가장 진귀하고 중요한 자료들을 공개한 아카이브실, 현전하는 다양한 국악기 전시와 함께 국립국악원 연주단의 연주로 52종의 국악기 연주를 감상할 수 있는 악기실 등 총 7개의 전시실로 꾸며졌다. 마지막 체험실에서는 장구·북·편경·편종 등 타악기를 직접 쳐 보고 취향대로 악기를 편성해 보는 등 총 10가지 흥미로운 체험을 해볼 수 있다. ‘동창이 밝았느냐 노고지리 우지진다’는 시조 가사를 각각 가곡·판소리·경기민요·남도민요 등으로 들어보며 장르별 매력을 느껴보는 코너도 재미있다.
명인실 [사진 국립국악원]

명인실 [사진 국립국악원]

국악박물관의 ‘라키비움’ 프로젝트는 아직 미완성이다. 내년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는 뮤직 라이브러리와 기획 전시실이 완성되야 최종 목표인 창작자들의 ‘콘텐트 네트워킹 플랫폼’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희선 연구실장은 “전세계 악기 정보를 공유하는 국제악기박물관 네트워크인 ‘미모(MIMO·Musical Instruments Museums Online)’에 가입하는 등 뮤직 라이브러리가 창의의 원천으로 기능할 수 있게 준비하고 있다. ‘라키비움’으로 완성되면 국악박물관이 예술가들에게 영감주는 공간으로 역할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유주현 기자 yj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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