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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관세 안내고 애플 낸다" 韓기업 긴장시키는 트럼프

중앙일보 2019.08.22 16:37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 6월30일 오전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국 경제인 간담회에 참석, 대화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 뒤로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 6월30일 오전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국 경제인 간담회에 참석, 대화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 뒤로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애플을 도와야 한다’며 잇따라 삼성전자를 언급하면서 당사자인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업계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21일(이하 현지시간) CNBC 등 미국 주요 언론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경쟁자인 삼성은 관세를 내지 않고 애플은 관세를 낸다는 게 문제”라며 “나는 팀 쿡 최고경영자(CEO)를 단기적으로 도와줄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 피해에 애꿎은 ‘삼성 끌어들이기’

문제가 된 관세는 트럼프 행정부가 자초한 일이다.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하면서 미국 정부가 오는 9월 1일부터 중국산 제품에 10%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는데 아이폰·맥북 등 전자 제품의 대부분을 중국 공장에서 위탁 생산하는 애플은 비상이 걸렸다. 반면 삼성전자는 미국에 수출하는 휴대전화 대부분을 베트남과 인도에서 생산해 미국의 대중국 관세 대상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8일에도 쿡 CEO와의 저녁 식사를 언급하며 “쿡이 주장한 것 중 하나는 삼성은 (애플의) 넘버원 경쟁자이고 (미국에 수출할 때) 관세를 내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아주 설득력 있는 주장이고 이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업계 “트럼프 빈말 할 사람 아닌데…” 수입규제 우려

삼성전자의 경기도 평택 반도체 생산 공장 모습. 사진은 2014년 10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항공사진 공사 전(왼쪽)과 가동 후 모습.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의 경기도 평택 반도체 생산 공장 모습. 사진은 2014년 10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항공사진 공사 전(왼쪽)과 가동 후 모습.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를 포함한 업계는 미국 대통령의 잇따른 발언에 술렁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는 빈말 할 사람이 아니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밀어붙이는 스타일이라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최악의 경우 한국 제품에 반덤핑 관세나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를 감행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미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1월 월풀 등 자국 세탁기 기업이 피해를 받고 있다며 한국산 세탁기와 부품에 세이프가드를 발동시키기도 했다. 다만 미국에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점유율이 애플보다 낮다는 점, 수입 규제는 세계무역기구(WTO) 협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점에서 현실성은 낮아 보인다. 
 
가장 유력한 조치는 중국산 아이폰에 대한 관세 부과 연기다. 미국 정부는 당초 9월부터 3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가 휴대전화와 크리스마스용품 등에 대해서는 12월 15일 이후로 관세 부과를 연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애플에 대한 관세를 추가로 연기하는 ‘명분’으로 삼성전자와의 경쟁을 언급했을 수 있다.
 

삼성, 트럼프 발언과 대미 투자 연관성엔 ‘선 긋기’

일각에서는 백악관의 잇따른 발언이 삼성전자에 대미 투자 확대를 요구하는 메시지라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말 방한 시 헬기에서 평택 반도체 공장으로 추측되는 삼성전자 공장을 보고 “가보고 싶다”며 깊은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이와 관련 삼성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지으려면 부품 등 관련 인프라를 다 미국으로 옮겨야 하고 인건비 등 막대한 비용이 든다”며 “미국 투자는 면밀히 이익과 비용을 따져 하는 것이지, 어떤 발언이 나왔다고 결정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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