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난민들 바다에 뛰어들고서야 이탈리아 구조선 입항 허용

중앙일보 2019.08.21 11:35
해상에 머물던 스페인 구조선이 이탈리아 항구로 입항하자 한 난민이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AP=연합뉴스]

해상에 머물던 스페인 구조선이 이탈리아 항구로 입항하자 한 난민이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AP=연합뉴스]

 난민을 태우고 지중해에 머물던 스페인 구호단체 ‘오픈 암즈’(Open Arms) 구조선이 약 3주 만에 이탈리아 섬에 입항했다. 마테오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의 거부로 해상에 머물던 100명가량의 난민도 이탈리아 땅을 밟았다. 입항 거부가 장기화하면서 구조선에 있는 난민들은 싸우거나 헤엄쳐 육지로 가겠다며 바다로 뛰어드는 등 혼란상을 보였다.
 

19일간 해상서 대기하던 난민 육지행
입항 금지 길어지자 싸움 등 아수라장
난민 9명 바다로 뛰어들어 구조하기도
살비니 연정 붕괴 선언에 총리도 사임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이탈리아 검찰이 선박 압류와 하선을 명령함에 따라 20일 오후 11시 30분쯤 구조선이 이탈리아 람페두사섬 항구에 정박했다고 전했다. 선박은 이탈리아 검찰에 압류됐고 타고 있던 난민들은 배에서 내렸다.
 
 이 구조선은 이달 초 리비아에서 유럽으로 가려던 난민들을 태웠다. 하지만 가까운 이탈리아와 몰타 정부가 모두 입항을 막았다. 147명이 당초 타고 있었는데, 미성년자와 아픈 이들의 하선은 이탈리아가 허용함에 따라 80여 명이 남아있었다.
오픈 암스 구조선 [AP=연합뉴스]

오픈 암스 구조선 [AP=연합뉴스]

 
 오픈 암즈 측은 이탈리아 정부가 구조선에 남은 난민의 수용을 거부함에 따라 선상에서는 절망적인 상황이 이어졌다고 밝혔다. 싸움이 일어나거나 울음과 함께 고성을 지르는 난민들도 있었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하는 이들도 있었다고 이 단체는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난민 5명 이상이 바다로 뛰어들어 육지로 헤엄쳐가는 것을 시도했다고 전했다. 구조 요원들이 바다에서 이들을 구해 선박으로 데려오기도 했다.
 
 스페인 정부는 난민선 수용 의사를 밝혔지만, 오픈암즈 선장은 현재 난민들을 볼 때 며칠 더 항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러자 스페인 측은 군함을 보내 난민을 데려오는 작업에 나섰다. 난민 거부를 주도하는 살비니 부총리는 오픈 암즈가 문제를 과장한다고 주장했다.
 
 이탈리아는 연정이 붕괴하고 다시 총선을 치를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극우 성향 동맹당 소속인 살비니 부총리는 지난 6월부터 총선을 다시 치르자고 주장했다. 포퓰리즘 정당 오성운동과의 연정을 깨겠다는 것이다. 
 
쥐세페 총리가 의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EPA=연합뉴스]

쥐세페 총리가 의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EPA=연합뉴스]

 살비니 부총리의 조처가 못마땅한 주세페 콘테 총리는 이날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콘테 총리는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이 어려운 상황에서 국가를 이끌어 갈 것"이라며 살비니 부총리를 비난했다. 마타렐라 대통령은 21일 오후부터 정당 대표들과 새로운 연정 구성이 가능한지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새 연정 협상이 시작되지만, 이탈리아 정치권은 혼돈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미세먼지 실험 아이디어 공모, 이벤트만 참여해도 바나나맛 우유가!
공유하기
광고 닫기

미세먼지 심한 날엔? 먼지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