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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소주성’ 말고 ‘혁신성장’?…정부, 데이터·AI·5G에 4조7000억 투자

중앙일보 2019.08.21 10:03
정부가 빅데이터·인공지능(AI)·5G 등 분야에 올해보다 투자를 1조5000억원 늘리는 내용의 혁신성장 로드맵을 내놨다. 최근들어 주요 경제 지표가 악화하고 일본의 경제 보복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소득주도성장·공정경제보다는 혁신성장에 좀 더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수출입은행에서 열린 경제활력대책회의 겸 혁신성장 전략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수출입은행에서 열린 경제활력대책회의 겸 혁신성장 전략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는 21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혁신성장 확산·가속화 전략’을 발표했다. 데이터·AI·네트워크(5G)·수소 경제를 전략투자 분야로 정하고, 미래차·핀테크·바이오·헬스 등 8대 선도사업의 성과를 고도화하는 내용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2020 전략투자 방향’ 도 함께 제시했다. 이에 따라 내년엔 해당 분야에 올해보다 1조 4600억원 늘어난 4조 7100억원 규모 재정을 투입한다. 데이터·5G·AI 등 ‘DNA’ 분야에 1조 7000억원, 시스템반도체·바이오헬스·미래차 등 3대 분야에 3조원 등이다.
 
정부는 먼저 산업생태계 혁신을 가속하기 위해 기존의 ‘3+1 전략투자 분야’를 플랫폼 중심으로 개편했다. 기존의 ‘3+1 전략투자(데이터ㆍAIㆍ수소경제에 혁신인재+혁신인재)’ 중 혁신인재 양성 분야는 혁신기반 강화 과제로 뺐다. 대신 이를 데이터·네트워크(5G)·AI + 수소경제로 대체해 산업 전반의 혁신을 가속한다는 방침이다.
2020년 늘어나는 혁신성장 분야별 투자.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2020년 늘어나는 혁신성장 분야별 투자.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특히 데이터 분야는 산업 분야 활용성을 높이기 위해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을 개정하기로 했다. 가명 정보 개념을 도입해 활용범위를 늘리고, 법 위반시 제재를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AI 분야에서는 성공 가능성이 낮더라도, 도전적 연구를 통해 기술을 축적할 수 있는 도전형 연구·개발(R&D)를 확대해나가기로 했다. 특히 딥러닝의 문제점을 극복하는 기술 개발을 선행하고, 차세대 AI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대규모 사업을 2020년 상반기까지 기획하기로 했다. 
 
개발한 AI 기술은 돌봄·의료·물류·웨어러블 등 4대 유망 서비스 로봇 분야와 식음료·섬유 등 3대 제조업 분야 제조 로봇에 적용해 육성할 계획이다. 특히 로봇 개발에 들어가는 5대 핵심 부품(감속기·서브모터·지능형 제어기·자율주행 센서·스마트 그리퍼)과 소프트웨어(SW)는 한국이 자립적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내년부터 지원하고, 걸림돌이 되는 규제를 개선하기 위해 규제혁신지원센터도 운영하기로 했다.
 
AI 인력도 확충한다. 정부는 현재 3곳인 AI 대학원을 8곳으로 확대해 2023년까지 인력 배출 규모를 540명 수준에서 1320명으로 확대한다. AI 인재를 비롯해 해당기간 총 20만명의 핵심인력을 양성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또 수소 경제를 조기에 정착하고 안전하게 수소를 활용할 수 있도록 ‘수소 경제 육성 및 수소 안전관리법’을 제정하기로 했다. 주요 도심과 교통거점에 배치되는 수소충전소 수를 114것으로 늘리고, 올해 안에 서울에 수소택시 10대, 전국 8개 도시에 수소 버스 37대를 운영하는 방안도 내놨다.
 
8대 선도사업에 해당하는 미래차 분야는 올해 하반기 예비 타당성 조사를 추진하고 2021~2027년까지 센서·차량용 반도체·AI 기술 개발에 1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를 바탕으로 2022년까지 전기차는 43만대, 수소차는 6만5000대 까지 늘려 수요를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노동분야 개선도 눈에 띈다. 정부는 근로시간을 유연하고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탄력 근로제 단위 기간을 확대하기로 했다. 현행 3개월에서 6개월로 늘리는 방식이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검토를 요청했다. 또 직무중심 임금체계를 공공기관부터 우선 추진해 단계적으로 도입해나가기로 했다. 연공서열을 완화하겠다는 목적으로, 이런 제도를 도입할 시 인센티브도 확대한다.
 
정부가 혁신성장에 속도를 내면서 ‘3대 경제정책 축’으로 꼽혔던 소득주도성장과 공정경제는 존재감이 약화되는 모양새다. 정부가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을 2.87%로 결정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는 역대 인상률 중 세 번째로 낮은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경제부처 고위관계자는 “(소주성과 공정경제에) 무게를 덜 둔다보기 보다는 경제 여건에 맞춰 속도조절을 한다는 게 맞을 것”이라며 “3가지 축 가운데 혁신성장 부문의 성과가 떨어진다는 점도 작용했다”고 말했다.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를 계기로 경제부터 살려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이날 수출입은행에서 열린 경제활력대책회의 겸 혁신성장전략회의에서 “인재, 규제, 노동 3대 혁신기반을 강화해 혁신을 가속화하겠다”며 “2023년까지 AI 인재 등 20만명 이상의 혁신 인재를 육성하고 미래 예측에 기반을 둔 선제적 규제 혁파 로드맵을 전 부처로 확산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세종=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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