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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처 몰랐다"는 조국 펀드, 정관엔 '운용현황 수시보고'

중앙일보 2019.08.21 00:15 종합 5면 지면보기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부인과 두 자녀가 투자한 ‘블루코어밸류업1호’ 사모펀드의 정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부인과 두 자녀가 투자한 ‘블루코어밸류업1호’ 사모펀드의 정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가족이 투자한 사모펀드의 정관에 자산의 운용현황 등 투자정보를 투자자에게 수시로 보고하도록 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블라인드 펀드여서 투자처 등을 알 수 없다는 후보자 측의 해명은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 후보자의 부인과 두 자녀는 2017년 7월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의 ‘블루코어밸류업1호’ 사모펀드에 74억5500만원의 투자를 약정하고 10억5000만원을 납입했다.
 

조국 가족 74억 약정한 펀드
운용현황 분기마다 보고 의무
자산 매각 땐 즉각 서면통지해야
조 후보측 해명 거짓일 가능성

20일 자유한국당 김종석 의원실에서 입수한 코링크PE의 ‘블루코어밸류업1호’ 관련 설립보고서 등에 실린 이 회사 정관에 따르면 운용사는 분기별로 운용현황과 운용전략 등의 투자보고를 하고 반기별로 재무제표를 작성해 투자자에게 제출할 의무가 있었다.
 
설립보고서 등에 실린 정관에 따르면 운용사는 보고 및 투자보고(제22조)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우선 운용사는 투자자에게 반기별로 회사의 감사받지 않은 재무제표를 작성해 제출해야 한다. 회사의 운용현황과 운용전략 등의 투자보고는 매 분기에 전체 투자자를 대상으로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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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뿐이 아니다. 투자자산의 일부 또는 전부의 매각이 있을 때는 지체 없이 투자자에게 서면으로 통지하도록 돼 있다. 상장회사 발행 주식을 시장에서 매각할 경우에도 월별로 사후보고해야 한다고 돼 있다. 펀드의 자산운용 실태를 투자자가 모를 수가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조 후보자 측은 “블라인드 펀드 투자로 투자 종목이 정해져 있지 않아 어느 종목에 투자됐는지도 모른다”고 주장해 왔다. 이에 대해 복수의 업계 관계자들은 조 후보자의 해명을 납득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블라인드 펀드를 오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블라인드 펀드는 설정 시점에 투자 종목이 정해져 있지 않다는 의미일 뿐 투자를 한 뒤 투자자에게 비밀로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말했다. 또한 전 재산(56억4244만원)의 20%에 해당하는 거액을 ‘올인’한 뒤 내역도 모르는 ‘깜깜이 투자’를 했다는 해명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운용사 측과 엄청난 신뢰 관계가 없으면 불가능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이에 대해 조국 후보자 청문회 준비단 관계자는 “확인해 보니 정관에 따라 현황보고는 하게 돼 있지만 이해 충돌 등을 우려해 펀드가 대략 어느 유형으로 투자하고 금액은 어느 정도인지 단순 보고만 했다”고 주장했다.
 
조 후보자 가족이 편법 증여 등을 위해 사모펀드 투자를 활용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해당 펀드의 정관(11조)에 따르면 자금 요청이 있을 때 투자자가 출자금 납입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연 15%의 지연이자를 더한 금액을 내야 하고 이때 지급받은 지연이자는 회사 청산 시 다른 투자자들이 출자지분율에 비례해 분배받을 권한을 가진다. 30일 지나도 납입하지 않으면 원래 출자금도 최대 절반까지 페널티로 물어야 하며 이는 다른 투자자의 몫으로 돌아간다. 만약 추가자금 요청(캐피털 콜)에 조 후보의 부인이 응하지 않으면 그의 기존 출자금 절반을 포기해야 하고 다른 투자자는 절반 가격에 해당 지분을 살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납입 불이행과 관련한 페널티 조항은 사모펀드의 통상적인 규정이지만 해당 펀드가 사실상 가족 펀드이고 자녀들 투자까지 한 것을 보면 이 조항을 이용해 증여에 활용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현옥·박성우·성지원·정용환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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