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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홍콩 英총영사관 직원 중국서 억류"…공안 휴대전화도 검사

중앙일보 2019.08.20 18:52
주홍콩 영국 총영사관 직원인 사이먼 정이 중국 본토로 출장을 갔다 돌아오지 않고 있다. [페이스북 캡처]

주홍콩 영국 총영사관 직원인 사이먼 정이 중국 본토로 출장을 갔다 돌아오지 않고 있다. [페이스북 캡처]

 홍콩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열리는 가운데 홍콩 주재 영국 총영사관 직원이 중국 본토에서 홍콩으로 돌아오다 실종된 것으로 알려져 영국 외무부가 우려를 표명했다. 이 직원은 중국 공안 측에 억류된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선전 출장후 고속철로 복귀 중 실종
"날 위해 기도해줘" 여자친구에 문자
본토 입경 때 시위 사진 등 삭제 요구
英 외무부 "체포 보도에 극히 우려"

 홍콩 온라인 매체 ‘홍콩01’은 20일 주홍콩 영국 총영사관 직원인 사이먼 정(28)이 지난 8일 홍콩과 인접한 중국 선전으로 갔다가 돌아오던 중 연락이 끊겼다고 그의 여자친구를 인용해 보도했다. 사이먼 정은 총영사관 스코틀랜드 국제발전국에서 투자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사이먼 정은 지난 8일 정오쯤 비즈니스 회의 참석을 위해 선전으로 갔는데, 같은 날 오후 10시쯤 여자친구에게 ‘고속철에 탑승했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이후 ‘(중국 본토와 홍콩의) 경계를 지나고 있다''나를 위해 기도해 달라'는 문자를 보낸 후 연락이 끊겼다.
 
홍콩 시위대가 미국 영사관 앞에서 지지를 요청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AP=연합뉴스]

홍콩 시위대가 미국 영사관 앞에서 지지를 요청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AP=연합뉴스]

 홍콩에서 시위가 격화한 이후 중국 본토로 향하는 이들은 출ㆍ입경 검사 과정에서 휴대전화에 담긴 사진이나 동영상 등을 조사받고 있다고 BBC가 보도했다. 업무로 홍콩에서 중국 본토를 방문했던 한 여성은 공안의 검사에 걸려 휴대전화의 사진 등을 삭제하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했다.
 
 이 여성은 “휴대전화를 조사받는 게 걱정이 돼 오래된 휴대전화를 공안에 줬다. 시위 관련 사진을 모두 삭제했다고 생각했는데, 그들은 시위 관련 포스터와 뉴스까지 검사하더라”며 “내 전화에서 그런 것들을 보자마자 유니폼을 입은 직원을 불러 나를 다른 방으로 데려갔다"고 BBC에 말했다. 이후 직업과 배경, 시위에 가담했는지를 물었다는 것이다. 공안은 삭제된 사진이 저장된 곳까지 검사해 삭제를 요구했다. 이런 검사는 무작위로 실시되는데, 세명 중 두 명은 검사를 받는다고 이 여성은 전했다.
 
 홍콩과 중국 본토를 운행하는 고속철 역인 웨스트카오룽 역에는 중국 공안 등이 출ㆍ입경 관리를 맡고 있고 중국법이 적용된다. 공안 측은 치안 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 등에 대해 최장 15일간 구류 처분을 할 수 있다.
홍콩 시위대가 영국 국기를 들고 있다. [AP=연합뉴스]

홍콩 시위대가 영국 국기를 들고 있다. [AP=연합뉴스]

 
 사이먼 정의 가족은 홍콩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홍콩 경찰이 중국 당국과 협의를 진행 중이다. 중국 선전 공안처는 지난 8일이나 9일에 웨스트카오룽 역에서 체포된 사람은 없다고 일단 밝혔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중국 당국이 사이먼 정을 체포했는지에 대한 질문에 “관련 사항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영국 외교부는 “주홍콩 총영사관 직원이 선전에서 돌아오다가 체포됐다는 보도에 극히 우려하고 있으며, 광저우와 홍콩 경찰에 관련 자료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주베이징 영국 대사관도 사이먼 정 가족들에게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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