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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병우 전 민정수석 장모 “뭘 잘못했는지 몰라” 아내는 “할 말이 없다”

중앙일보 2019.08.20 18:26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연합뉴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연합뉴스]

 
“뭘 잘못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거짓말한 건 하나도 없습니다.”
 
검찰이 땅 소유권을 차명으로 신고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우병우(52)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장모 김장자(79) 삼남개발 회장이 항소심에서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9부(부장 이일염)는 20일 업무상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우 전 수석의 부인 이민정(51) 정강 대표이사와 부동산등기특별조치법ㆍ농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씨에 대한 항소심 결심 공판을 진행했다.  
 
모녀는 같은 시간대에 다른 일로 재판을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 421호 소법정을 찾았다.  
 

부인 이씨도 혐의 부인 “잘 살펴보지 못한 오류일 뿐”

 
우 전 수석의 부인 이씨는 정강 명의의 신용카드로 자녀 출국 항공료를 납부하고 법인 기사와 차량을 개인적으로 이용하는 등 회사 자금 1억5000여만원을 사적 용도로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정강은 우 전 수석의 가족회사로 우 수석 본인이 20%, 부인이 50%, 자녀 3명이 각각 10%씩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1심은 이씨의 업무상 배임 혐의 등을 유죄로 인정해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이날 항소심에서 검찰은 이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의 아내 이민정 정강 대표이사가 2018년 5월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했다. [연합뉴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의 아내 이민정 정강 대표이사가 2018년 5월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했다. [연합뉴스]

이씨는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이씨 측 변호인은 “회계 처리과정을 엄밀히 살펴보지 못한 오류는 있을 수 있다”며 “그러나 회사의 일은 세무사와 회계사가 살펴보기 때문에 배임의 고의와 불법성은 인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머리를 묶고 하얀 셔츠에 무릎까지 내려오는 검은색 정장 차림을 한 이씨는 최종변론에서 작은 목소리로 “여러 가지로 죄송합니다. 할말이 없습니다”고 짧게 답변하며 고개를 숙였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우 전 수석 일가의 재산관리를 도맡았던 이정국(67) 정강건설 대표가 최종변론을 하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둘은 친척 관계다. 이씨는 자신의 재판이 끝나자 모친 김씨를 법정에 남겨둔 채 눈물을 닦으며 먼저 퇴정했다.

 

귀 어두운 김씨, 자신의 신상정보도 대답 못해

 
이씨가 퇴장하자 우 전 수석의 장모인 김씨가 피고인석에 앉았다. 김씨는 주민등록번호 뒷자리를 묻는 판사의 질문에 “어유, 모르겠다”며 변호사가 서류를 보여주자 대답했다. 직업을 묻는 판사의 질문에는 “회사원이라고 해야 합니까”라며 반문하기도 했다.

 
지난 2017년 9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장모인 김장자 삼남개발 회장이 서울중앙지방법원을 나서고 있다. 최승식 기자

지난 2017년 9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장모인 김장자 삼남개발 회장이 서울중앙지방법원을 나서고 있다. 최승식 기자

김씨는 경기 화성시 소재의 기흥골프장 인근 땅 4928㎡(약 1491평)을 차명으로 보유하면서 정식 계약에 따라 구입한 것처럼 매매계약서를 거짓으로 쓰고 등기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김씨에게 벌금 2000만원을 구형했다. 
 
재판이 끝나고 법정을 나선 김씨는 웃으며 검사와 변호사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하기도 했다. 변호사를 보며 “민정이는 어디갔어” “벌써 갔어”라며 딸을 찾기도 했다.

 
1심은 “소유권 이전의 약정이 있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김씨의 주장을 상당부분 받아들여 벌금 200만원을 선고한 바 있다.

 
한편 두 사람에 대한 항소심 선고는 내달 5일 내려진다.
 
백희연 기자 baek.hee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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