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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립 위원들도 “부정적”…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승인 날까?

중앙일보 2019.08.20 16:18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 예정 위치. [중앙포토]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 예정 위치. [중앙포토]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에 대한 환경영향갈등조정협의회가 모든 활동을 마치면서 환경부의 최종 결정을 앞두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협의회에서 멸종위기종 보호, 탐방객 통제 등에 대한 대책이 미흡하다는 이유로 사업에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이상돈(바른미래당)·이정미(정의당) 의원실이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협의회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열린 마지막 종합토론에서 총 14명의 위원 중 8명이 케이블카 사업에 대해 ‘부동의’하거나 ‘보완내용이 미흡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조건부 동의’ 입장을 밝힌 위원은 4명이었다. 나머지 2명은 원주지방환경청 공무원이어서 의견을 밝히지 않았다.
 
협의회는 총 14명의 위원으로 구성됐는데 사업자와 환경단체 측에서 7명을 추천했다. 사업차 추천위원 4명은 ‘조건부 동의’, 환경단체 추천 위원 3명은 ‘부동의’ 의견을 냈다. 위원장과 간사를 제외한 나머지 5명의 위원이 중립적인 전문가로 분류되는데 케이블카 사업에 대해 모두 부정적인 의견을 냈다.
 
민간 전문가인 A 위원은 “사업대상지는 설악산 내 산양의 주요서식지인데도 산양, 무산쇠족제비 등 주요 법정보호종의 보완 요청 내용이 일부 수행되지 않거나 미흡하다”고 말했다. 기관 전문가인 B위원은 “준비 기간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보완사항이 매우 미흡하다”는 의견을 냈다.
 

“케이블카 노선, 중요한 산양 서식지” 

남설악 오색지구인 양양군 서면 오색리에서 산 위 끝청(해발 1480m)을 잇는 총 길이 3.5㎞의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오색 케이블카 사업을 둘러싼 갈등은 2012년부터 시작됐다. 

 
강원도와 양양군은 관광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2012년과 2013년 두 차례 케이블카 사업을 신청했으나 국립공원위원회에서 부결됐고, 세 번째 신청한 끝에 2015년 8월 조건부 승인이 떨어졌다. 당시 국립공원위원회는 ①탐방로 회피대책 강구 ② 산양 문제 추가조사 및 멸종위기종 보호 대책 ③ 시설물 안전대책 보완 ④ 사후모니터링 시스템 마련 ⑤ 상부 정류장 주변 식물보호 대책 마련 등 5가지 사항에 대한 보완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이번 논의의 핵심은 지난 5월 사업자인 양양군에서 제출한 보완 보고서가 국립공원위원회의 조건부 승인 때 들어간 부대조건과 이후 국회가 제기한 지적사항 등을 충족했는지다.
 
우선, 탐방로 회피 대책에 대해 양양군 측은 환경 훼손을 막기 위해 남설악·한계령 탐방로를 대상으로 탐방예약제를 시행하고, 2m 높이의 데크 산책로를 설치하겠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전문가 위원들은 탐방예약제를 하더라도 다른 탐방로로 진입해 하산하는 사람들은 통제가 불가능하다며 실효성 없는 대책이라고 지적했다.

 
산양 등 멸종위기종 보호 대책도 미흡하다는 비판이 많았다. 양양군 측은 산양의 주서식지를 피해서 케이블카 노선을 선정했고, 해외에서도 케이블카 소음이 있는데도 산양 서식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 위원들은 서식지 적합성 분석 결과, 케이블카 구간은 매우 중요한 산양의 서식지에 해당한다고 반박했다. 또, 공사와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음으로 인해 산양 등 멸종위기 야생동물의 서식지 훼손이 불가피한데도 대책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홍석환 부산대 조경학과 교수는 “케이블카 상부 정류장은 설악산 내 산양 서식처 중에서도 1% 안에 드는 우수한 지역”이라며 “문화재청에서도 산양 53마리가 케이블카 구간에 서식한다는 걸 확인했다”고 말했다. 
 

환경부 이달 안에 결론 낼 듯

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백지화 촉구 전국시민사회선언'에서 참석자들이 케이블카 백지화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중앙포토]

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백지화 촉구 전국시민사회선언'에서 참석자들이 케이블카 백지화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중앙포토]

이제 공은 환경부로 넘어왔다. 환경부 산하 원주지방환경청은 협의회의 논의 결과와 한국환경정책평가원(KEI), 국립생태원, 국립공원공단의 연구보고서까지 검토한 뒤 이달 안에 케이블카 건설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환경부가 어떤 쪽을 결정하든지 후폭풍은 피할 수 없다. 케이블카 사업에 부동의하면 오랫동안 케이블카 사업을 추진해 온 양양군과 강원도 등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행정심판과 소송 등을 제기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케이블카 사업을 동의할 경우 협의회의 의견을 무시했다는 비난에 직면하게 된다. 협의회에는 공식 의견 청취 대상인 국립생태원과 한국환경정책평가원, 국립공원공단도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환경부가 논란을 의식해 결정 자체를 미룰 가능성도 남아 있다. 
 
이상돈 의원은 “설악산 오색케이블카사업은 국립공원위원회 부대조건을 충족하지 못하고 보완사항을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에 사업이 추진되면 설악산국립공원에 심각한 훼손을 가져올 것으로 판단된다”며 “환경부는 협의회의 검토 결과를 바탕으로 환경영향평가서를 반드시 부동의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환경부 관계자는 “협의회의 논의 결과와 관계 기관들의 의견을 토대로 종합적으로 검토 중”이라며“가급적 이달 안에 케이블카 사업에 대한 결론을 낼 방침”이라고 말했다.
 
천권필·김정연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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