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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뽀로로 영상 틀어 차안에 갇힌 2살 아이 구한 경찰

중앙일보 2019.08.20 15:16
뽀로로.[연합뉴스]

뽀로로.[연합뉴스]

 
지난 18일 오후 1시11분쯤 차 안에 두 살배기 아이가 갇혀있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인천시 서구 가좌동 한 실내낚시터 주차장에 세워진 벤츠 차 안에 생후 19개월 된 여자아이가 갇혀있다는 내용이었다. 경찰에 따르면 아이의 어머니가 커피를 사러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차 문이 잠겼다고 한다.
경찰은 차 안에 있던 아이가 자동차 스마트키를 만지다가 잠금 버튼을 누른 것으로 추정했다. 아이 어머니가 아이에게 차량 손잡이를 당겨보라는 몸짓을 취했지만, 아이는 이해하지 못했다고 한다. 보험사에 연락했지만, 시간이 걸려 구조가 늦어지는 상황이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인천 서부경찰서 석남지구대 유동석 순경과 김동원 경위는 무더운 날씨 속에 아이의 안전이 걱정됐다. 차량 시동이 꺼져 에어컨도 작동되지 않고 있었다. 아이는 차 안의 앞뒤를 오가고 있었다.
 
아이를 지켜보던 유동석 순경은 평소 자신의 조카들이 뽀로로 영상을 보고 좋아했던 모습이 생각났다. 유 순경은 아이를 달래기 위해 자신의 휴대전화로 뽀로로 영상을 틀어서 아이에게 보여줬다. 아이가 큰 반응을 보이자 유 순경은 영상을 계속 보여주며 아이를 운전석 쪽으로 유인했다. 아이가 안에서 못 열게 해둔 뒷좌석에서 운전석 쪽으로 자연스럽게 이동하도록 유도했다.
 
아이가 운전석 창가로 다가오자 유 순경 등은 아이에게 차량 문손잡이를 당기는 몸짓을 취했다. 아이가 그 행동을 따라 하면서 아이는 신고 30분여 만에 구조될 수 있었다. 경찰에 따르면 평소 어머니가 아이에게 차량 문을 여는 법을 알려줘서 아이가 익숙했다고 한다. 유 순경은  “아이를 달래기 위해 뽀로로 영상을 보여줬는데 아이가 다행히 운전석 창가로 왔다”면서 “휴대전화를 차량 손잡이 쪽으로 옮긴 후 아이 어머니와 함께 아이가 차 문을 당기도록 유도해 구조했다”고 설명했다.
 
유동석 순경은 데이트 폭력 신고에 신속한 대응을 보여 경찰청 우수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사진 인천서부경찰서 석남지구대]

유동석 순경은 데이트 폭력 신고에 신속한 대응을 보여 경찰청 우수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사진 인천서부경찰서 석남지구대]

 
기지를 발휘해 아이를 구조한 유동석 순경은 이전에 데이트 폭력 신고에 신속 대응한 공로로 경찰청장 표창을 받은 적이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3월 A씨는 자신의 언니에게 메신저로 숫자 4개를 보냈다. 구조요청이라고 생각한 언니는 경찰에 신고했다. 위치 추적 결과 A씨의 휴대전화는 인천시 서구 한 모텔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유동석 순경은 숫자들이 차량번호일 것이라 판단했다. 해당 모텔 주변을 수색해 차량을 발견했고 모텔 주인의 동의를 얻고 방으로 들어갔다. 유 순경은 방안에서 A씨를 발견하고 데이트 폭력 가해자를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유 순경이 초임인데도 착실하고 기지를 잘 발휘해 상도 많이 받았다”면서 “아이를 신속하게 구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심석용 기자 shim.seok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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