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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얼굴에 침 뱉은’ 조국의 말말말

중앙일보 2019.08.20 12:09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뉴스1]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뉴스1]

 
조국(54)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과 둘러싼 의혹이 연이어 터지면서 평소 조 후보자가 대중과 소통하며 강조한 ‘원칙’과 ‘공정사회’, ‘정의’ 등의 발언이 재조명되고 있다.  

 
특히 그동안의 소신발언으로 스스로의 도덕적 기대를 한껏 높여놓은 조 후보가 본인의 신념과 어긋나는 행보를 보이는 것에 대해 대중의 실망과 비난도 커지고 있다.  
 
[사진 조국 트위터 캡처]

[사진 조국 트위터 캡처]

 

“직업적 학인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논문 수준은 다르다. 그러나 후자의 경우도 논문의 기본은 갖추어야 한다. 학계가 반성해야 한다. 지금 이 순간도 잠을 줄이며 한 자 한 자 논문을 쓰고 있는 대학원생들이 있다”

 
조 후보자는 2012년 정치인의 논문 표절 문제가 불거지자 자신의 트위터에 이같이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하지만 20일 조모(28)씨가 고등학생 시절 의학 논문의 제1저자로 등재된 사실이 드러나며 본인의 원칙과 ‘위배되는 발언’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조씨는 한영외고 유학반 재학 시절인 2008년 충남 천안시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을 하면서 대한병리학회에 영어 논문을 제출하고 제1저자로 등재됐다. 2005∼2006년 미국에서 학교를 다니다가 귀국한 뒤 2007년 한영외고에 입학한 조씨가 1년 만에 의학논문을 작성했다 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상황.
 
조씨는 논문 등재 1년 만인 2010년 3월 대학 수시전형 자기소개서에 제1저자로 논문에 등재된 사실을 밝혔고, 대학에 입학했다.
 
이에 대해 조 후보자 측은 “멀리까지 매일 오가며 프로젝트의 실험에 적극 참여하여 경험한 실험과정 등을 영어로 완성하는데 기여하는 등 노력한 끝에 해당 교수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해명했다.
 
[사진 조국 트위터 캡처]

[사진 조국 트위터 캡처]

 

“장학금 지급기준을 성적 중심에서 경제상태 중심으로 옮겨야 한다. 등록금 분할상환 신청자는 장학금에서 제외되는 제도도 바꿔야 한다”

 
조 후보자는 2012년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시립대 등록금을 50% 낮춘 ‘반값등록금’ 공약을 시행했을 당시 자신의 트위터에 성적보다 형편이 어려운 학생에게 장학금을 줘야 한다는 소신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지난 19일 56억4000만원의 재산을 가진 조 후보자 딸의 장학금 의혹이 등장하면서 이 같은 소신발언이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는 반응이 나온다.  
 
곽상도 의원에 따르면 조 후보자의 딸은 2015년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한 뒤 성적 미달로 2차례 유급했는데도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간 6학기에 걸쳐 200만원씩 장학금 1200만원을 받았다.  
 
곽 의원은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던 조 후보자가 임명에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조 후보 측은 “딸이 장학금을 받은 사실 외에 장학금 선정 기준과 절차는 잘 모르고 관여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조 후보자 딸에게 장학금을 지급한 교수 또한 “장학금 지급 등은 조국 교수와 전혀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해당 장학금은 성적이나 가정형편 등이 아닌 학업에 대한 독려와 격려를 위한 면학 장학금이라고 설명했다.
 
[사진 조국 트위터 캡처]

[사진 조국 트위터 캡처]

 

“정유라, ‘능력 없으면 니네 부모를 원망해. 있는 우리 부모 가지고 감 놔라 배 놔라 하지 말고. 돈 도 실력이야.’ 바로 이것이 박근혜 정권의 철학이었다”

 
박근혜 정부 당시 최순실 딸 정유라의 이화여대 부정입학 사건이 나오고 금수저·흙수저’ 등 표현이 큰 공감을 얻던 시기, 조 후보는 정유라의 이 발언을 비판하며 공감을 받았다.
 
그러나 지금의 현실과 다른 조 후보의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과거 언행이 ‘기회는 평등할 것, 과정은 공정할 것,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는 현 정부의 슬로건에 열광했던 젊은이들에게 더 큰 실망감을 안기는 모양새다. 
 
현재 조 후보자는 가족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국민들의 지적 비판을 겸허히 수용한다”며 “상세한 경위, 배경 등 실체적 진실은 국회 청문회에서 성실히 답하겠다”고 말했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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