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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연주료 후배에게 나눈다, 피아니스트 선우예권

중앙일보 2019.08.20 10:00
2017년 반클라이번 콩쿠르 우승자인 피아니스트 선우예권. [중앙포토]

2017년 반클라이번 콩쿠르 우승자인 피아니스트 선우예권. [중앙포토]

“처음 미국 유학 갈 때부터 어머니 교회 친구분들이 돈을 모아서 주셨고, 미국으로 크리스마스 선물을 보내주시고 했어요. 이제 저도 저보다 어린 피아니스트들에게 힘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피아니스트 선우예권(30)이 후배들의 멘토로 나선다. 선우예권은 19일 명동성당 꼬스트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코리안 영 피아니스트 시리즈’를 소개했다. 

피아니스트 7명 선정해 후원 공연 시리즈 기획
출연료 안 받고 독주회 후 수익금 나눠주며 후원

 
'코리안 영 피아니스트'는 오는 26일 오후 8시 명동성당 대성전에서 열리는 선우예권 독주회를 시작으로, 내년 3월까지 매달 신진 음악가의 무대가 이어지는 프로그램이다. 이 시리즈에 참여하는 피아니스트 7명은 임윤찬(15), 김송현(16), 임주희ㆍ이혁(19), 이택기(21), 최형록(25), 홍민수(26) 다. 모두 국제 콩쿠르 입상 등으로 이제 막 경력을 시작한 연주자들이다.
 
시리즈의 예술감독을 맡은 선우예권은 출연료를 받지 않고 독주회를 열고, 음악회의 티켓 수익금을 모두 후배 피아니스트 7인에게 나눠줄 계획이다. 선우예권은 "젊은 친구들이 청중과 조금이라도 더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다“고 했다.
 
후배들의 멘토로 나서는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이 19일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사진 목프로덕션]

후배들의 멘토로 나서는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이 19일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사진 목프로덕션]

선우예권은 2017년 반 클라이번 국제 콩쿠르 우승자다. 세계적으로 유망한 콩쿠르에서 우승한 후 수많은 연주 기회로 각국의 무대에 올랐다. 그는 "연주를 하고,  무대 밖에서 또 사람들을 만나며 지칠 때도 있었다. 그러면 뭘 위해 사는지 질문하기도 했다"고 이번 시리즈의 기획 의도를 밝혔다. 더 많은 피아니스트에게 연주 기회를 주고 금전적ㆍ정신적으로도 지원해주는 것을 자신의 역할로 인식했다는 뜻이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어서 개런티 없이 연주하는 걸 생각하게 됐다"는 그가 생각하는 도움의 범위는 넓다. "내가 피아노를 공부하면서 누군가에게 궁금한 걸 물어보거나 조언을 구하는 선배를 만나기가 어려웠고 있어도 직접적으로 물어보기 힘들었다"며 “이들에게 편한 이야기 상대, 믿고 기댈 존재가 되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또“연주용 구두라도 선물하고 싶다”고도 했다. 선우예권이 2년 전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우승했을 때 받은 부상은 백화점 니먼 마커스의 1만 달러 쇼핑권이었다. 막 경력을 시작하는 연주자가 연주복이나 구두를 마련할 수 있도록 배려한 선물이었다. 선우예권은 “그때 제가 도움을 받은 걸 생각하며 나도 후배들에게 구두를 사주고 싶어졌다. 최대한 도움을 주고 싶다”고 했다.
 
이번 음악회 기획은 명동성당이 먼저 제안하며 이뤄졌다. 명동성당 청년·문화예술 담당 이세호(시몬) 신부는 "청년들에게 힘이 될 방법을 고민하다 음악회를 떠올렸다"고 했다. 선우예권은 감리교 신자이지만 명동성당 제안을 단박에 수락했다. 명동성당은 이번 음악회를 위해 약 700석의 대성전을 연주 장소로 제공한다. 
 
선우예권의 독주회는 26일 오후 8시 열리며 좌석은 매진된 상태다. 이어 그가 소개하는 7명의 연주가 다음 달 23일 임주희부터 내년 3월 임윤찬까지 이어진다. 티켓 가격은 1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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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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