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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지하철역서 목격된 '청소하는 사람들'…정체는?

중앙일보 2019.08.20 01:42
'지하철역 청소 퍼포먼스'를 벌이는 송환법 반대 시위대. [로이터통신=연합뉴스]

'지하철역 청소 퍼포먼스'를 벌이는 송환법 반대 시위대. [로이터통신=연합뉴스]

홍콩 시위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홍콩 시위대가 '지하철역 청소 퍼포먼스'를 벌여 눈길을 끌고 있다. 
 
홍콩 언론에 따르면 19일 오전 9시께 홍콩 카오룽반도 쌈써이포 지하철역에 여러 명의 젊은이가 나타나 청소를 시작했다. 마스크를 쓴 젊은이들의 손에는 물티슈와 걸레, 양동이 등이 들려 있었다. 이들은 20분 동안 승차권 발매기와 주변 약도가 그려진 지도 등 역내 시설을 닦은 뒤 사라졌다. 
 
신원 미상의 이들이 벌인 행동은 홍콩 시위대의 '청소 퍼포먼스'다. 시위대는 지난 11일 콰이퐁, 타이쿠 등 지하철 역내에서 일어난 경찰의 최루탄 발사 등 강경 진압을 비판하며 이번 시위를 기획했다. 
 
시위에 참여했던 일부 시민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경찰의 최루탄 발사로 더러워진 지하철 역내를 청소하자고 제안했고, 이에 동의한 시민들이 모여 '청소 퍼포먼스'를 벌였다. 이들은 "더러운 때는 닦아서 없앨 수 있지만, 시민의 마음에 남은 상처는 없애기 힘들 것"이라고 경찰의 강경 진압을 비판했다. 
18일 홍콩 빅토리아 파크에서 열린 정부 항의 집회. [연합뉴스]

18일 홍콩 빅토리아 파크에서 열린 정부 항의 집회. [연합뉴스]

 
당초 평화시위로 시작했던 홍콩 시위는 최근 격화 양상을 보였다. 지난 5일에는 시위대가 지하철 운행을 방해하는 '비협조 운동'을 벌여 '출근 대란'을 일으켰다. 시위대는 지하철 승차장과 차량 사이에 다리를 걸치고 서서 차량의 문 닫힘을 방해했다. 센트럴, 침사추이, 몽콕 등 도심지역 지하철역을 중심으로 벌어진 지하철 운행 방해로 출퇴근 시간 시민들은 불편을 겪어야 했다. 
 
이 밖에도 홍콩국제공항을 점거하는 등 시위가 점차 폭력화되며 홍콩 경찰과의 물리적 충돌도 발생해 부상자도 발생했다. 이에 송환법 반대 시위대를 향한 여론도 등을 돌렸다. 
 
반성한 시위대는 다시 평화 시위 기조로 돌아섰다. 지난 18일 주최 측 추산 170만명이 참여한 도심 시위는 비폭력으로 진행됐고, 오는 31일 집회도 평화적으로 진행해 '평화 시위' 분위기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송환법 반대 시위대의 투쟁은 이제 평화시위로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홍콩 정부가 시위대를 탄압할 빌미를 줄이고, 시민들의 시위 지지 여론을 얻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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