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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군, 자위대 함정 표적훈련…일본 항의 한 번 안했다

중앙일보 2019.08.20 00:05 종합 8면 지면보기
지난 5월 동중국해 공해상에서 중국 군용기가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을 표적으로 삼아 공격 훈련을 했다는 사실을 알아채고도 일본 정부가 항의하지 않았다고 마이니치신문과 도쿄신문이 19일 보도했다.
 

일본 언론 “일반에 공개조차 안 해”
작년 한국엔 ‘초계기’ 즉각 대응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의 증언을 토대로 한 보도다.
 
마이니치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당시 “지극히 위험한 군사행동”으로 판단했지만 자위대의 정보탐지 능력과 분석 능력을 감추기 위해 중국 측에 항의하지 않았고, 일반에 공개하지도 않았다.
 
지난해 12월 한국 군함이 일본 해상자위대 초계기에 사격레이더를 조준했다며 방위상이 직접 나서 기자회견을 했던 것과는 너무나 대조적인 대응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동중국해 해상의 일본과 중국의 중간선 부근 중국 측 가스전 주변 해역에서 지난 5월 말 복수의 중국군 JH7 전투폭격기가 해상자위대 호위함 2척에 접근했다.
 
중국기는 공격 목표에 사격관제레이더를 맞춰 자동추적하는 소위 ‘록온(lock-on)’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호위함은 중국 측의 의도를 알아채지 못했다고 한다.
 
그런 뒤 다른 육상, 해상, 항공자위대 소속 복수의 전파 수신부대가 ‘해상자위대 함정을 목표로 공격 훈련을 한다’는 중국기의 무선교신을 수신했다.
 
이어 레이더로 추적한 중국기의 항적, 중국기의 전파 정보 등을 분석한 결과 ‘일본 호위함을 표적으로 한 공격 훈련’으로 일본 정부가 판단했다는 것이다.
 
도쿄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직후 ‘극히 위험한 군사행동’으로 판단하고 해상·항공자위대에 경계감시 강화를 지시했다. 하지만 중국에 대한 항의나 사실 공표는 없었다.
 
일본이 중국에 대해 항의하지 않은 것은 중국과의 관계 개선 무드에 찬물을 끼얹고 싶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지난해 10월 일본 총리로선 7년 만에 중국을 공식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했다. 정상회담에서 아베 총리는 ‘경쟁에서 협조로’를 구호로 내걸며 관계개선 의지를 분명히 했다. 또 내년 봄엔 시 주석의 일본 국빈 방문이 예정돼 있다.
 
2013년 중국 해군의 함선이 해상자위대의 호위함에 사격관제레이더를 비췄을 때만 해도 일본 정부는 중국에 엄중하게 항의했다.
 
도쿄신문은 “지난 4월 약 7년 만에 해상자위대 함정의 방중이 실현되는 등 양국 간엔 신뢰 구축을 위한 움직임도 있지만, 해양 진출을 강화하는 중국은 동중국해의 군사행동을 회피할 생각이 없어, 예상치 못한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며 “우발적 충돌 회피를 위한 방위 당국 간 핫라인 개설이 필요하다”고 했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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