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머리 쥐어짜 방법 찾아라"···한일 중재자 나선 中속내

중앙일보 2019.08.19 12:06
중국이 한·일 무역 갈등에 적극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중국 언론에 의해 잇따라 제기됐다. 20일부터 22일까지 3일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한·중·일 3국 외교장관 회담을 앞두고 나오는 목소리다. 저간엔 미국 견제의 속내가 깔려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2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에서 자리를 함께 한 한국과 중국 일본 3국 외교장관. 왼쪽부터 고노 다로 일본 외상, 강경화 외교장관,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AP=연합뉴스]

지난 2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에서 자리를 함께 한 한국과 중국 일본 3국 외교장관. 왼쪽부터 고노 다로 일본 외상, 강경화 외교장관,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AP=연합뉴스]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원의 류쥔훙(劉軍紅) 연구원은 19일 환구시보(環球時報)에 한·중·일 3국은 “서로 손 잡고 자기 밭부터 잘 갈아야 한다”는 칼럼을 게재했다. 태평양 너머 미국을 쳐다볼 게 아니라 한·중·일 3국의 협력부터 챙겨야 할 때라는 이야기다.

한·중·일 3국 외교장관 회담 앞두고
한·일 갈등에 중재자 역할 내건 중국
한·중·일 3국 FTA 적극 추진으로
미국 주도의 NAFTA 넘어서자 속내

류쥔훙에 따르면 최근 미국은 가장 안전한 투자 대상으로 꼽히는 국채 수익률에서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2년 만기물 국채 수익률이 10년물을 웃돌았다. 장기 채권 수익률이 단기에 밑지는 현상은 미국 경제의 건강함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 상실을 뜻할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끄는 미국이 더는 매력적인 투자 지역이 아니란 것이다. 따라서 한·중·일은 태평양 너머 미국에 관심을 가질 게 아니라 아시아와 유럽에 눈을 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의 밭 가느라 내 땅이 황폐해지는 걸 막아야 한다”라고도 말했다.
한데 문제는 현재 한·일 관계가 “정치는 냉랭하고 경제는 차가운 (政冷經凉)” 상황이다. 류쥔훙은 중국이 한·중·일 3국 정상회의 개최국으로서 “머리를 쥐어짜 새로운 협력 방식을 찾아내야 한다”며 중국의 역할을 촉구했다.
새로운 방안과 관련해 그는 적극적인 한·중·일 3국 자유무역협정(FTA) 추진을 꼽았다. FTA 우등생 한국이 중국, 미국, 유럽 등 세계 3대 시장과 FTA를 체결하고 있는 만큼 한·중·일자유무역지대가 이뤄진다면 세계 무역 무대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도 19일 “중국이 한·일 무역 마찰 해결을 위해 중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제하의 글을 싣고 지난 7월 이후 격화되고 있는 한·일 갈등을 푸는데 중국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신문은 한·중·일 3국 FTA 추진이라는 다자 협력의 틀 속에서 한·일 양자 간의 갈등을 해소하는 방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며 이와 관련해 중국의 중재 역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다자 구도하에선 한·일 양국 민족주의 세력의 압력을 피할 수 있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글로벌타임스는 한·중·일 3국 협력이 제대로 이뤄지면 현재 세계를 휩쓸고 있는 보호주의 충격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중·일 3국 협력이 이뤄내는 경제적 가치가 유럽연합을 넘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수준에 이를 것으로 봤다.
 
중국이 이처럼 한·중·일 3국 FTA 추진을 강조하는 배경엔 지역 차원의 협력 강화도 있지만, 미국의 보호무역 압박을 역내 협력으로 견뎌 보려는 의지가 엿보인다. 무역전쟁에서 미국의 거센 압박에 직면해 있는 중국이 한·중·일 3국 FTA 추진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속내다.
올해로 제9회를 맞는 한·중·일 3국 외교장관 회담에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중국의 왕이(王毅)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및 일본의 고노 다로(河野太郞) 외무상이 참석한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

미세먼지 심한 날엔? 먼지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