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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방어훈련 연기…국방부 “여러 상황 따져보는 중”

중앙일보 2019.08.19 00:04 종합 12면 지면보기
정부와 군 당국이 8·15 광복절 전후로 계획했던 독도 방어훈련을 뒤로 늦추는 분위기다. 일본과의 대화 가능성이 나오면서다.
 

일본과 대화 모색 분위기 반영

국방부 관계자는 18일 “독도 방어훈련에 대한 계획은 모두 세워졌다”면서도 “다만 시기는 유동적으로, 여러 상황을 따져보고 있다”고 말했다. 독도 방어 훈련은 외부 세력의 독도 접근을 차단하고 불법적 점거 시도 시 격퇴하는 내용으로 짜였다.
 
정부와 군 당국은 한·일 관계가 악화하면서 훈련의 규모를 키우고, 기존과 달리 외부에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6일 국회에서 “독도 방어훈련은 해경과 육·해·공군이 다 참가하는 쪽으로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훈련 시기로는 대일 강경 메시지를 분명하게 전할 수 있는 광복절 전후가 유력 거론됐다.
 
그러나 광복절이 지났지만 훈련은 ‘예정’ 상태다. 정부 소식통은 “태풍 레끼마·크로사가 잇따라 북상하면서 최근 동해에서 훈련할 수 있는 기상 조건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육·해·공군, 해병대, 해경도 구체적 훈련 일정을 통보받지 못했다.  
 
군 소식통은 “한·미 연합 지휘소 연습이 20일까지 계속되고,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신형 방사포를 연이어 쏴대면서 독도 방어훈련은 최근 국방부 우선순위에서 밀렸다”고 전했다.  
 
정부가 최근 대일 갈등을 외교로 풀기로 한 뒤 일본을 자극할 수 있는 독도 방어훈련을 연기하는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사에서 “지금이라도 일본이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온다면 우리는 기꺼이 손을 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최근 방한한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이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조하면서 정부가 무리하게 훈련을 진행하는 게 이득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한 것 같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독도 방어훈련이 연례 훈련인 만큼 거를 수 없다는 입장이다.
 
20~22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한·중·일 외교장관 회담 중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상의 만남 및 대화 내용, 24일로 다가오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연장 기한, 28일 시작되는 일본의 수출절차 우대국가(백색국가) 배제 조처 등 일련의 외교적 상황을 지켜본 뒤 훈련 일정을 확정할 전망이다.  
 
정부 소식통은 “규모는 예년 수준으로 줄이면서 외부에 내용을 공개하지 않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이철재·이근평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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