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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찬수 중앙일보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박정희, 韓 산림녹화 큰 역할"…국민 1인당 249만원 꼴 혜택

중앙일보 2019.08.17 11:30
울진 금강소나무 숲길 [중앙포토]

울진 금강소나무 숲길 [중앙포토]

여름 휴가철이면 강으로 바다로 피서를 떠나지만, 산을 찾는 사람도 많다.
선선한 바람이 부는 숲, 깨끗한 물이 흐르는 계곡은 쾌적한 휴식처이자 포근한 안식처이기 때문이다.
 
나무가 집단으로 자라고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하는 숲을 보통 삼림(森林)이라고 하지만, 한국의 경우 국토 면적의 70%가 산지이고, 산지 대부분에 숲이 존재하기 때문에 산림(山林)이란 말이 더 자연스럽다. 삼림청이 아니라 산림청이라고 하는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세계적 산림녹화 성공 뒤엔 55년 전 큰 결단있었다

일제 수탈로 헐벗었던 1930년대 한반도의 산지. [중앙포토]

일제 수탈로 헐벗었던 1930년대 한반도의 산지. [중앙포토]

 1960년대 사방공사가 진행됐던 경북 금릉. [중앙포토]

1960년대 사방공사가 진행됐던 경북 금릉. [중앙포토]

국토의 63%가 산림인 한국은 산림녹화에서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성공 사례를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 세계를 통틀어 국토 전체가 헐벗었다가 성공적으로 복원된 처음이자 거의 유일한 사례다.
 
환경 분야의 세계적 저술가인 미국의 레스터 브라운 전 지구정책연구소장은 지난 2006년 출간한 '플랜B 2.0'이라는 책에서 "한국의 산림녹화는 세계적 성공작이며 한국이 성공한 것처럼 우리도 지구를 다시 푸르게 만들 수 있다"며 "박정희(전 대통령)의 결단이 큰 역할을 했다"고 지적했다.
레스터 브라운 전 지구환경정책연구소장.[중앙포토]

레스터 브라운 전 지구환경정책연구소장.[중앙포토]

같은 시기 국립산림과학원 배재수 박사와 서울대 규장각 이기봉 박사도 한국 산림녹화의 성공 배경을 ‘한국 임학회지’(2006년)에 발표했다.

이들은 "가정용 연료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일찌감치 판단한 정부의 산림 정책과 에너지 정책이 잘 결합했기에 산림녹화 성공이 가능했다"고 밝혔다.
 
사실 1950년대 초반 한국의 산림은 최악이었다. 일제 수탈과 한국전쟁 때문이었다.
광복 전인 42년 남한의 나무 총량(입목축적)은 6500만㎥이었지만 52년에는 3600만㎥로 줄어들었다. 피란민들의 땔감 소비는 늘었으나 전력·석탄 부족은 심각했다.
산림을 보호할 치안력도 크게 달렸다. 55년 한해 국내 산림의 17%가 아궁이 속 땔감으로 사라졌다.
 
전문가들은 "당시의 상황이 10년만 방치됐으면 전국은 민둥산이 되고 산림녹화는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박정희 정부는 62년 제1차 경제개발계획을 세우며 민수용 석탄 공급계획을 포함했다.
64년에는 35개 도시에 민수용 석탄을 공급하면서 땔감 사용을 막았다.
강원도 화전민촌이 화전정리사업에 따라 헐리고 있다. [중앙포토]

강원도 화전민촌이 화전정리사업에 따라 헐리고 있다. [중앙포토]

64년 12월 박정희 당시 대통령의 서독 방문은 산림녹화 사업의 분수령이 됐다.

서독의 울창한 산림에 충격을 받은 박 전 대통령은 산림 관계자들에게 "산이 푸르게 변할 때까지는 유럽에 안 가겠다"고 선언했다.
1973년 식목일을 맞아 나무를 심는 당시 박정희 대통령. [중앙포토]

1973년 식목일을 맞아 나무를 심는 당시 박정희 대통령. [중앙포토]

65년부터 정부 차원의 대대적인 산림녹화 사업이 진행됐다.

화전(火田)을 정리하고 식목일마다 대통령부터 나서서 나무를 심는 행사를 했다.
 
73년엔 산림청을 내무부로 이관, 새마을운동과 산림녹화를 연결했다.
새마을운동으로 시골길도 포장되면서 연탄이 깨지지 않고 공급됐던 점,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농촌 인구가 도시로 옮겨간 것도 산림녹화 성공 요인이었다.

 

1㏊당 나무 총량 미국 앞질러 

전남 장성의 삼나무 조림 성공지, [중앙포토]

전남 장성의 삼나무 조림 성공지, [중앙포토]

이런 노력 덕분에 73년 시작된 제1차 치산녹화 10개년 계획은 4년 일찍 달성했다. 6년 동안 29억4000만 그루를 심었다.
79년 시작된 제2차 치산녹화 10개년 계획도 1년 앞당겨 87년에 달성했고, 88~97년에는 산지 자원화 10개년 계획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2017년 한국의 나무 총량은 9억7360만㎥다. 52년의 27배 규모가 된 것이다.
산지 1㏊당 나무 총량은 154.1㎥로 치산녹화 원년인 73년 11.3㎥의 13.6배로 늘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계산해보면, 2015년 기준으로 한국 산지 1㏊당 나무 총량은 148.5㎥로 320.8㎥인 독일이나 352㎥인 스위스에는 못 미치지만 131.2㎥인 미국은 앞질렀다.
 
북한은 정반대의 길로 갔다. 70년대 이후 북한은 전력난 때문에 주민이 땔감용으로 벌목을 시작했다.
식량난을 타개한다는 명목으로 산지를 마구잡이로 개간했다.
 
그 결과 전체 산림의 20% 이상이 훼손됐고 해마다 홍수 등 자연재해에 시달리게 됐다.
2015년 북한의 산지 1㏊당 나무 총량은 63.4㎥로 한국의 43% 수준에 불과하다.
 

숲이 주는 혜택 연간 126조 원 

백두대간 산림. [중앙포토]

백두대간 산림. [중앙포토]

산림녹화에 힘쓰는 것은 숲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숲은 우리에게 어떤 혜택을 주는 것일까.
 
경희대 지리학과 공우석 교수는 최근에 낸 ‘우리 나무와 숲의 이력서’(청아출판사)란 책에서 숲의 기능을 크게 7가지로 나눠 제시했다.
➀물을 정수하고 저장하는 녹색 댐 기능 ➁공기 정화 ➂기후 조절 ➃생활 물자 공급 ➄야생 동식물의 서식처 ➅토사의 침식과 유실 방지 ➆심신 수양 장소 제공 등이 그것이다.
 
공 교수는 책에서 “산에 울창한 숲이 조성되면 숲이 없는 곳보다 30배의 물을 저장할 수 있게 된다”며 “1정보(9917㎡)의 숲은 1년에 78명이 호흡할 때 필요한 18톤의 산소를 공급한다”고 설명했다.
또, 나무가 없는 산은 숲이 우거진 산보다 유수(流水) 유출량이 6배나 많아 토사 침식률이 우거진 숲의 60배에 이른다고 덧붙였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몇 해마다 국내 산림의 공익적 가치를 산출하는데, 가장 최근 것은 2016년에 발표한 것으로 2014년 기준의 공익적 가치다.
당시 산림과학원은 국내 산림의 공익적 가치를 연간 126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했다.
 
이는 국내총생산(GDP)의 8.5%에 해당하고, 국민 한 사람당 약 249만 원의 혜택을 제공하는 셈이다.
이보다 앞선 2010년 기준 평가액 109조 원보다는 15.4%(약 17조 원) 늘어난 수치다.
오대산에서 열린 숲체험 여름학교에 참가한 학생들. [중앙포토]

오대산에서 열린 숲체험 여름학교에 참가한 학생들. [중앙포토]

산림과학원은 산림의 공익적 가치를 ▶수자원 저장 공급 ▶수질 정화 ▶토사 유출 방지 ▶산사태 방지 ▶온실가스 흡수 ▶대기오염 개선 ▶산소 생산 ▶산림 휴양 ▶산림 치유 ▶생물 다양성 보전 ▶산림경관 ▶열섬 현상 완화 등 12개 기능으로 나눠 평가했다.
 
이 가운데 ‘토사 유출 방지 기능’이 총평가액의 14.4%(18조 1000억 원)를 차지해 가장 높게 나타났다,
또, 산림 휴양(14.1%, 17조 7000억원), 수자원 저장 공급(13.2%, 16조 6000억 원), 산림 경관(13.0%, 16조 3000억 원), 산소 생산 기능 (10.8%, 13조 6000억 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처음 가치를 평가한 ‘열섬 현상 완화’ 기능은 1조 1000억 원(0.9%)로 추산됐다.
 

숲 보기만 해도 건강해져 

전남 장성의 편백나무 조림 성공지. [중앙포토]

전남 장성의 편백나무 조림 성공지. [중앙포토]

돈으로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사실 숲은 바라보는 것 자체로도 심리적 위안을 얻을 수 있다.
미국의 건축학 교수인 로저울리히는 1984년 ‘사이언스’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숲이 환자에게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보고했다.
 
그는 1972년부터 1981년까지 펜실베이니아의 한 병원에서 담낭 제거 수술을 받은 환자들의 회복기를 분석했다.
그 결과, 병실 창문 밖으로 나무가 보이는 병실에 있던 환자들은 벽이 보이는 병실에 있던 환자들보다 더 빨리 회복했다.
진통제 또한 적게 복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크 타상 지음 ‘나무처럼 생각하기’, 더숲 29쪽)
 
지난 2010년 전남대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종합 환경과학(Science of Total Environment)'에 게재한 논문에서 도시 풍경과 숲·공원 등 녹지대를 볼 때 뇌의 활성화 부위가 달라지는 것을 확인했다고 보고했다.
30명의 학생 지원자를 대상으로 관련 사진을 보여주며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을 촬영한 결과, 녹지대 사진을 본 것만으로도 기쁨이나 즐거운 감정에 관여하는 대뇌변연계가 활성화됐다는 것이다.
 
숲은 마음을 안정시키고 폭력성을 억제하고, 범죄율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숲과 가까이 지내면 집중력도 높아진다.
 

산림욕 효과 과학적으로 증명 

전북 장수 장안산 서남쪽 기슭에 있는 산림욕장에 비치 베드 모양 의자가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전북 장수 장안산 서남쪽 기슭에 있는 산림욕장에 비치 베드 모양 의자가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최근에는 숲의 질병 치유 기능도 크게 강조되고 있다. 
숲속에서 생활하면 천식과 아토피 피부염 같은 환경성 질환을 치료하는 데 효과가 있고, 알코올중독이나 우울증 등도 다스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속속 나오고 있다.
 
‘우린 숲으로 간다’(현암사)라는 책에서 이유미·서민환 박사는 “숲에 들어가면 누구나 상쾌함을 느낀다. 그러나 이 상쾌함은 단순히 숲에 대한 좋은 느낌뿐만 아니라 숲이 뿜어내는 ‘피톤치드(Phytoncide)’라는 특수 물질 때문이라고 한다. 이 특수 물질이란 식물의 생장을 촉진하기도억제하기도 하며, 특히 상처를 통해 침입하는 병균을 막기 위해 방출하는 휘발성 물질이다. 피톤치드는 쉽게 말해 식물성 소독제라고 할 수 있으며 산림욕의 원인 물질”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또 “숲속의 나무가 자연 본래의 상태에서 방출되는 피톤치드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정유, 즉 테르펜이다. 소나무나 측백나무 등의 잎을 비비면 맡을 수 있는 상큼한 향기가 바로 여기서 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원 홍천군 내면 창촌리 고원체육공원 인근에 마련된 은행나무 산림욕장.[홍천군 제공=연합뉴스]

강원 홍천군 내면 창촌리 고원체육공원 인근에 마련된 은행나무 산림욕장.[홍천군 제공=연합뉴스]

2009년 일본 치바대학 연구팀이 국제학술지 ‘환경보건과 예방의학(Environmental Health and Preventive Medicine)’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숲이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효과가 뚜렷했다(제1 저자는 박범진 충남대 산림환경자원학과 교수다).
 
일본 내 24개 삼림욕 지역을 대상으로 한 이 실험에서 지역마다 6명은 숲에서, 6명은 도시에서 시간을 보내게 했다.
다시 이튿날에는 서로 바꿔 시간을 보내게 한 다음 코르티솔(cortisol) 수치와 심장 박동 등을 조사했다.
코르티솔은 스트레스에 반응해 분비되는 호르몬의 일종으로, 코르티솔 수치가 높을수록 복부 비만, 고지혈증, 심혈관계 질환이 발생한다.

 
분석 결과, 숲을 체험한 사람들은 도시에서 지낸 사람보다 코르티솔 농도나 심장 박동수, 혈압이 낮았다.
또, 부교감 신경 활성도는 높고, 교감 신경 활성도는 낮았다.
 
마음이 안정화되고 스트레스가 사라지는 등 산림욕의 효과가 과학적으로 확인된 것이다.
 

폭염 때 온도 낮추는 '에어컨'

경북 포항 시민들이 북구 우현동 도시 숲 메타쉐콰이어 길을 따라 걸어가고 있다. [뉴스1]

경북 포항 시민들이 북구 우현동 도시 숲 메타쉐콰이어 길을 따라 걸어가고 있다. [뉴스1]

숲은 도시 열섬현상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
 
도시 열섬 현상은 도시 내의 자동차 난방 등 에너지 소비로 도시 외곽보다 기온이 높은 현상을 말한다. 도시는 콘크리트 등 인공구조물로 인해 태양에너지를 반사해 온도를 높이기도 한다.
 
지난 2016년 국립산림과학원은 도심에 있는 30년생 플라타너스 한 그루가 한여름 7, 8월에 50㎡(15평) 주택에서 에어컨 10대를 동시에 가동하는 것과 맞먹는 온도 저감 효과를 낸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한여름 숲이 있는 곳의 온도는 그렇지 않은 곳에 비해 3~7도가 낮았다. 가로수와 공원 수목 등 국내 도심 산림 3만8513㏊가 열섬 완화로 가져오는 효과는 금액으로 환산할 때 매년 1조1000억 원으로 추산됐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 2017년 8월 제주대와 함께 경기 수원시 인계동 효원공원 일대에서 '열 쾌적성 지표'(Physiologically Equivalent Temperature)를 측정, 식물의 증·발산 효과와 그늘 영향으로 인근 상업·주거 지역보다 밤과 낮 모두 쾌적했다는 결과를 얻었다.
 
독일에서 개발한 열 쾌적성 지표는 인체로 흡수되는 에너지양과 주변으로 방출되는 에너지양을 정량적으로 계산해 인간이 느끼는 열 스트레스를 약(23∼29도)·중간(29∼35)·강(35∼41도)·극한(41도 이상) 등 4단계로 구분한다.
 
효원공원의 열 스트레스는 평균 35도로 중간 단계였으나, 저층 아파트(5층·48.6도), 상업지구(47.8도), 고층아파트(25층·45.3도)는 극한단계를 보였다.
효원공원이 주거·상업지역보다 두 단계나 낮아 온도를 떨어뜨리는 효과가 뚜렷했다.
 

미세먼지 제거 기능도

홍릉 숲에 설치한 미세먼지 측정기. [사진 국립산림과학원]

홍릉 숲에 설치한 미세먼지 측정기. [사진 국립산림과학원]

국립공원관리공단은 2017년 7~9월 북한산국립공원 내 서울 종로구 구기동 지역 두 곳에서 미세먼지(PM2.5) 농도를 측정한 결과, 서울 시내 다른 측정소에서 측정한 값보다 평균 17% 낮았다고 밝혔다.
미세먼지(PM2.5)는 입자 지름이 2.5㎛(마이크로미터, 1㎛=1000분의 1㎜) 이하의 먼지를 말한다.
 
측정 결과, 구기동 지역 미세먼지 농도는 ㎥당 평균 18.5㎍(마이크로그램, 1㎍=100만 분의 1g)이었다.
같은 기간 서울 강북구 우이동, 성북구 길음동, 은평구 불광동, 종로구 종로5가 등 인근 대기오염측정소 4곳에서 측정한 미세먼지 농도 평균치 22.4㎍/㎥보다 17% 낮았다.
 
해외에서도 숲이나 나무가 미세먼지 오염도를 낮췄다는 연구가 다수 보고되고 있다.
도시의 미세먼지는 가로수나 숲의 나뭇잎에 붙는데, 바람이 강하게 불면 다시 공기로 재분산되기도 하지만, 비가 오면 빗물에 씻겨 땅으로 떨어지는 과정에서 공기를 정화한다.
 
벨기에 지역의 유럽소나무 숲에서 조사한 바로는 잎에 붙은 먼지의 76%는 다시 날리고, 24%는 빗물에 씻겨 땅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베이징 임업 대학 연구팀은 2016년 네이처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게재한 논문에서 식물 종(種)에 따라 잎에 부착되는 미세먼지의 양이 다르다는 것을 지적했다.
굴참나무의 경우 잎 1㎠당 9.79㎍, 용버들은 8.9㎍을 축적했으며, 회화나무·뽕나무는 미세먼지 축적량이 4㎍/㎠를 밑돌았다.
이 같은 차이는 나뭇잎 표면의 형태가 다르기 때문으로 해석됐다.
 
또 미국 농무부 소속 연구팀이 2013년 '환경오염(Environmental Pollution)'에 게재한 논문을 보면 애틀랜타에서는 도시 지역 나무가 연간 64.5t의 미세먼지(PM2.5)를, 뉴욕에서는 연간 37.4t을 걸러내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사람의 건강 피해를 예방할 수 있기 때문에 뉴욕시에서 연간 6000만 달러(약 655억 원)의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숲이 건강을 위협할 때도

계절별 꽃가루 농도와 알레르기 환자.

계절별 꽃가루 농도와 알레르기 환자.

숲이 다 좋은 것은 아니다. 숲에서 오존 오염을 일으키는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이 배출되기도 한다.
특히, 도심의 나무는 폭염 때 아이소프렌과 같은 휘발성 유기화합물을 방출해 미세먼지와 오존 오염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6년 여름 독일 베를린에서는 무더위 동안 정원과 공원의 나무들이 휘발성 유기화합물을 방출한 결과, 오존농도가 60%나 늘어났다.
 
도심의 몇몇 나무들의 꽃가루를 배출해 알레르기를 일으키기도 한다. 개암나무·자작나무·삼나무 등은 심각한 알레르기를 유발한다.
프랑스 인구의 10~20%가 꽃가루 알레르기로 수면 장애, 집중력 저하 문제를 겪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모든 나무가 휘발성 유기화합물을 방출하거나 꽃가루를 날리는 것도 아니고, 휘발성 유기화합물이나 꽃가루를 방출하는 나무라고 해서 일 년 내내 방출하는 것도 아니라고 말한다.
 
대부분의 나무는 대부분의 기간은 공기를 정화하고, 정서적으로도 좋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해를 끼치는 것보다는 훨씬 더 많은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목재 자급률 18%에 불과

태백산 일본잎갈나무 숲. 너무 촘촘히 심은 탓에 한 그루가 쓰러지면 도미노처럼 쓰러지기도 한다. [중앙포토]

태백산 일본잎갈나무 숲. 너무 촘촘히 심은 탓에 한 그루가 쓰러지면 도미노처럼 쓰러지기도 한다. [중앙포토]

숲은 사람들에게 많은 것을 준다. 그중에 대표적인 것이 목재다.

산림청은 올해 목재 수급량을 3132만㎥로 예측하고, 올해 국내 목재 생산량 목표는 567만㎥로 잡았다.
국내 목재 자급률이 18% 수준인 셈이다.
 
국내 목재 자급률은 2000년 5.7%, 2012년 16%에서 올해 18%로 꾸준히 늘고는 있으나, 국토의 65%가 산림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여전히 낮다.
산림녹화에는 성공했지만, 경제성 있는 종류의 나무를 심는 데는 신경을 쓰지 못했고, 체계적인 임업 육성도 미흡했기 때문이다.
 
경제성 있는 나무라고 해서 문제가 없는 것도 아니다.
일본잎갈나무는 산사태를 예방할 수 있고 탄광 갱목용 목재로도 좋아 60~70년대에는 전국 곳곳에 많이 심었다.
 
일본잎갈나무는 하늘을 찌를 듯 높이 자라지만 뿌리는 땅에 깊이 박혀있지 않는 특성 때문에 강한 바람에 쓰러지는 경우가 잦다.
나무를 너무 촘촘히 심은 탓에 하나가 넘어지면 도미노처럼 여러 그루가 쓰러지기도 한다. 국립공원 내에서는 특히 문제가 되고 있다.
 
2017년 한국환경생태학회가 국립공원관리공단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곳 태백산 국립공원을 비롯해 가야산·소백산·월악산·지리산·치악산 등 6개 국립공원에는 서울 여의도 면적의 28배가 넘는 일본잎갈나무 숲(82.6㎢)이 분포한다.
태백산 국립공원은 전체 70㎢ 중 8.2㎢(11.7%)가 일본잎갈나무 숲이다.
 
일본잎갈나무 아래엔 다른 수종이 살지 못해 생물 다양성 측면에서는 바람직하지 않다.
단일 수종으로 이뤄진 숲은 병충해나 산불에도 취약하다.
 
환경부는 태백산 국립공원의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일본잎갈나무를 제거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태백산 일본잎갈나무 [중앙포토]

태백산 일본잎갈나무 [중앙포토]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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