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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결례 논란 부른 고노…강경화와 베이징 만남 주목

중앙선데이 2019.08.17 00:36 649호 3면 지면보기
강경화. [뉴스1]

강경화.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일본에 절제된 메시지를 내놓은 가운데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다로 일본 외상이 오는 20일 중국 베이징에서 만난다.  
 

20~22일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
“국제법 위반 상태 시정 리더십을”
문 대통령 경축사 일본 입장 답변
외교부 “상대국 원수에 요구 유감”

외교부는 16일 “한·중·일 3국 협력 차원에서 오는 20~22일 베이징에서 강 장관과 고노 외상,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3국 외교장관 회의를 연다”고 밝혔다. 이번 외교장관 회의는 2016년 8월 도쿄 이후 3년 만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번 계기에 한·일, 한·중 양자 회담도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이번 3국 외교장관 회의는 정례 회의 성격이지만 최근 한·일 현안이 첨예하게 얽힌 상황에서 강 장관과 고노 외상이 만나는 자리여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두 장관이 만나면 지난 2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이후 약 20일 만에 다시 만나는 셈이 된다. 당시에는 일본 정부의 한국에 대한 화이트국가 배제 결정을 앞두고 냉랭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번엔 문 대통령이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지금이라도 일본이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온다면 기꺼이 손을 잡겠다”고 밝힌 뒤여서 일본의 대응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일본은 여전히 원칙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출장 중인 고노 외상은 지난 15일(현지시간) 문 대통령의 경축사에 대한 일본 측 입장을 묻는 질의에 “국제법 위반 상태를 시정하기 위해 대통령이 리더십을 발휘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고노. [연합뉴스]

고노. [연합뉴스]

이에 대해 외교장관이 상대국 대통령에 대해 ‘요구’하는 태도를 보인 건 외교적 결례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외교부도 이날 “일국의 고위 외교 당국자가 상대국 국가 원수를 거론해 어떤 요구를 하는 것은 국제 예양에 부합하지 않고 양국 관계의 안정적 관리에도 도움되지 않는다”는 유감의 뜻을 외교 경로를 통해 일본 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앞서 고노 외상은 지난 5월 말에도 문 대통령을 직접 겨냥해 “대통령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해 외교 결례 논란을 일으켰다. 당시에도 강 장관이 “언행에 신중하라”고 구두로 경고한 적이 있다.
 
복수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그럼에도 한·일 외교 당국은 물밑에선 대화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양기호 성공회대 교수는 “일본 정부는 적어도 표면상으로는 ‘한국이 국내적으로 알아서 해결하겠다는 강력한 해법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쉽게 움직이지 않겠다’며 버티고 있는 모습”이라며 “양국이 밀고 당기는 국면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관측했다.
 
그런 가운데 한국 정부는 이달 말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앞서 일본 경제보복 조치의 부당성을 알리기 위한 국제 여론전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G7 회의는 오는 24~26일 프랑스 남서부의 휴양도시 비아리츠에서 개최된다.
 
외교부에 따르면 윤강현 외교부 경제외교조정관이 지난 14~15일 프랑스·영국 등을 방문해 정부 당국자들에게 일본의 화이트국가 배제 조치의 배경과 한국 측 입장을 설명했다. 이와 별도로 윤순구 외교부 차관보도 G7 회원국인 이탈리아와 독일을 차례로 돌며 정부 당국자를 면담하고 있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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