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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쫓으려 커피 먹는 수험생 ‘카페인 두통’ 시달린다

중앙선데이 2019.08.17 00:20 649호 28면 지면보기

생활 속 한방 

수험생

수험생

올해 고3이 치르는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11월 14일)이 석 달 앞으로 다가왔다. 이때쯤이면 수험생들은 수능에 자신의 모든 것을 맞추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한 발짝 떨어져서 보면 입시 기간 건강은 뒷전이 되곤 한다. 성적 압박감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잘못된 자세, 식습관,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 등은 수험생들의 건강을 해친다. 수험생의 일상 중에는 학업을 방해하는 질환을 유발하는 요인이 곳곳에 숨어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능 석 달 앞 건강 유의 사항
10대 두통 환자 5년 새 25% 증가
약물·침 치료 병행하면 효과 좋아

라면·빵으로 끼니 때워 소화불량
취침 전 스마트폰 보면 수면 방해
바른 자세·식생활 등 기본 지켜야

거북목 증후군 때도 두통 일으켜
 
수험생을 괴롭히는 질환은 대표적으로 세 가지다. 첫 번째는 ‘두통’이다. 장시간 잘못된 자세로 앉아있으면 근육이 긴장하게 되고 스트레스까지 더해지면 목과 머리 주변의 근육이 굳으면서 두통을 유발한다. 이런 두통을 ‘긴장성 두통’이라고 하는데 머리를 띠로 꽉 조이는 듯한 통증이 나타난다.
 
두통을 유발하는 요인은 또 있다. 바로 스마트폰이다. 스트레스를 마땅히 풀 데가 없는 수험생은 스마트폰으로 친구들과 대화하며 나름의 여유를 즐긴다. 보통 스마트폰을 사용하다 보면 목 주변의 근육이 더욱 긴장해 거북목 증후군을 유발한다. 거북목 증후군의 대표적인 증상이 경항통(목 통증)·두통·만성피로라는 것을 고려하면 잘못된 스마트폰 사용은 수험생의 컨디션을 망치는 주요인 중 하나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커피와 에너지드링크 등 카페인 음료도 10대 두통 환자를 증가시킨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10대 두통 환자는 2013년 8만274명에서 지난해 10만291명으로 5년 새 약 25% 늘었다. 카페인 섭취로 인한 두통을 ‘카페인 두통’이라고 부른다. 과도한 카페인 섭취가 주원인인데, 카페인 중독으로 인해 카페인이 부족할 때도 두통이 생긴다. 수험생들이 카페인 음료를 섭취하는 이유는 일시적으로 집중력을 높이고, 잠을 쫓기 위해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오히려 집중력이 떨어지고 피로가 몰려와 학습 의욕을 떨어뜨린다. 쉽지 않지만, 커피와 고카페인 음료를 줄여나가는 것이 컨디션을 유지하면서 입시 레이스를 마칠 수 있는 방법이다.
 
한방에서는 두통 치료에 침을 활용한다. 비영리 의학전문가 그룹인 ‘코크란연합’도 침 치료가 두통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결론을 제시한 바 있다. 2016년 1월까지 발표된 12개의 무작위 대조시험에 대한 코크란 연구진의 메타분석 결과, 통상적인 진찰이나 처방 약물(진통제)과 침 치료를 병행할 경우 증상의 빈도가 절반 이하로 감소한 환자가 48%였다. 단순한 진찰을 받은 대조군의 경우 17%에 불과했다. 또 침 치료와 플라시보를 비교한 연구에서는 두통의 빈도가 절반 이하로 줄어든 환자가 침 치료를 받은 군에서는 100명당 52명, 플라시보 치료군에서는 100명당 43명이었다.
 
지난해 자생한방병원이 개최한 ‘2018 자생국제학술대회’에 연사로 나선 유럽통합의학저널 니콜라 로빈슨 편집장에 따르면 침 치료는 현재 영국에서도 연간 400만 회 이상 이뤄지고 있다. 특히 영국 국립보건임상연구소(NICE)에서는 침술을 만성 요통·두통 등에 적용할 수 있는 치료법으로 인정하고 있다. 이는 침 치료가 편두통, 긴장성 두통, 만성 두통 치료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두 번째는 소화 장애다. 3개월 앞으로 다가온 수능에 대비하기 위해선 평소 어떤 음식을 먹는지 점검하는 게 좋다. 학원가 주변 편의점을 둘러보면 라면·삼각김밥 등 간단한 조리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는 학생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최근 편의점 업계도 가성비를 앞세워 10대의 소비를 유도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지난 3월 교육부가 발표한 ‘2018년도 학생 건강검사 표본통계’에서도 이러한 추세를 확인할 수 있다. 고등학생의 주 1회 이상 라면 섭취율은 2014년 77.9%에서 지난해 82.2%로 증가했다. 반면 아침 식사 결식률은 같은 기간 14.5%에서 19.7%로 늘었다. 수험생들의 식사는 불규칙해지고, 그나마 먹는 음식도 영양학적으로 불균형 상태에 빠진 것이다.
 
특히 인스턴트·면류·빵류 등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수험생들은 복통·변비와 같은 소화불량에 걸리기 쉽다.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을 많이 섭취하거나 과식할 경우 과민성 대장증후군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식습관은 수능 성적을 좌우하는 아주 중요한 요소다. 수능 당일 평소에 먹지 않던 음식을 먹어 배탈이 나는 경우도 심심찮게 발생한다.
 
지금이 수능을 위한 최적의 식습관을 형성하는 데 적절한 시기다. 식습관은 수험생 혼자서 바로잡기 어렵다. 학부모가 식단 관리에 관심을 쏟아야 한다. 자녀들에게 지방이 적은 우유나 육류, 섬유질이 많은 채소나 과일을 꾸준히 권해야 불상사를 피할 수 있다.
  
식단 관리, 수면 습관 지금부터 고쳐야
 
세 번째는 수면 장애다. 수험생은 늘 잠이 부족하다. 적정 취침시간이 8시간임을 고려하면 4~5시간에 불과한 수면시간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수면의 질을 높여야 한다. 하지만 수험생들에게는 스마트폰이라는 복병이 있다. 취침 전 친구들과 메신저 앱으로 수다를 떨고 동영상을 보는 유혹을 뿌리치기 쉽지 않다. 스마트폰 화면에서 나오는 청색광은 각성 효과가 크다.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를 교란해 수면을 방해하고 망막 손상을 유발해 눈의 피로도를 높인다. 따라서 수면을 앞두고 스마트폰은 멀리하는 것이 좋다. 부득이하게 사용해야 한다면 청색광 차단 필터 기능을 이용한다.
 
수능과 마찬가지로 건강도 기본에 충실해야 좋은 결과를 끌어낼 수 있다. 건강하게 입시 레이스를 마치기 위해선 바른 자세와 식생활 등 건강의 기본 수칙을 지켜야 한다. 건강한 신체와 맑은 정신이 집중력을 높여 더 효율적인 학습으로 이어지고 자연스럽게 성적에도 반영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인혁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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