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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수출 무산, 품목허가 취소, 임상 좌절…추락하는 바이오 주가 바닥이 안 보인다

중앙선데이 2019.08.17 00:02 649호 5면 지면보기

위기의 K바이오 

잘나가던 바이오주가 잇단 악재에 급락하면서 비상이 걸렸다. 한미약품의 기술수출 성공 이후 코스닥 시장을 주도하던 바이오 종목의 주가에 제동이 걸린 것은 물론 기업공개(IPO)도 활기를 잃고 있다.
 

신라젠 등 급락에 투자심리 싸늘
제약·바이오 신규 상장도 반 토막
CB 발행 위축, 전환가액 조정도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한미약품의 기술수출 무산, 코오롱 인보사의 품목허가 취소, 신라젠의 임상 실패 등이 잇따르면서 바이오 기업 주가가 급락했다. 올 초만 해도 40만원 중반대에서 거래되던 한미약품 주가는 7월 초 기술수출 무산 소식으로 20만원대로 떨어진 후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연초 7만원대에서 거래되던 코오롱생명과학은 1만5000원 밑으로 추락했다. 한때 10만원이 넘었던 신라젠 주가는 1만원대로 급락했다. K바이오 대표주의 부진으로 올 상반기 코스닥 제약 지수 수익률은 마이너스(-) 10.48%, 코스피 의약품 지수도 마이너스(-) 8.73%를 기록했다. 더구나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바이오주가 반등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지배적이다.
 
새내기 바이오 기업도 줄었다. 올해 국내 증시에서 이달 22일까지 증시에 입성한 종목은 모두 37곳(기업인수목적회사 제외)이다. 이 가운데 제약·바이오 기업(의료기기 제조업 포함)이 7곳으로 19%를 차지했다. 지난 한 해 동안 상장한 기업 79곳 가운데 35%인 28곳이 제약·바이오 업체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반 토막 수준이다.
 
바이오 업종 투자심리 악화는 새내기 기업의 가치평가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상장 때 기준이 되는 공모가 산정 단계에서 대개 상장기업의 주가와 비교하는 방식을 사용하는데, 상장기업 주가가 부진하면 공모가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성장성 특례로 기업공개를 추진 중이던 신약개발 기업 올리패스는 최근 공모가 산정 때 주가수익비율(PER) 26.33배를 적용 받았다. 장외시장에서 한때 2조원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희망공모가 상단을 적용해도 예상 시가총액은 7115억원에 불과했다. 투자금융(IB) 업계 관계자는 “기술력이 뛰어난 바이오 기업도 요즘 같은 때에는 제값을 받기 어렵기 때문에 상장 시기를 미루고 싶을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시장에서도 바이오 기업이 고전 중이다. 신약 개발 업체들은 대개 안정적인 수익원을 갖추지 못해 만기 때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전환사채(CB)를 자금 조달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요즘 같은 바이오주 냉각기에는 CB 발행을 꺼리게 마련이다. 전환가액이 현재 주가보다 현저하게 낮을 경우 이자와 원금만 받는 조기 상환이 몰려 유동성 위기를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전환가액 조정에 나서는 기업도 늘고 있다. 크리스탈지노믹스는 8월 13일 CB 전환가액을 1만4299원으로 낮추기로 했다. 크리스탈지노믹스 주가는 지난해 10월 30일 CB를 발행할 당시 2만2000원대에서 거래됐지만 최근 1만2000원대로 떨어졌다. 신라젠은 지난 3월 CB를 발행할 때 전환가액을 7만111원으로 설정했지만 이후 주가 급락으로 전환가액 조정 한도인 4만9078원까지 내렸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사업 초기 신체포기 각서를 쓰고 사채를 끌어다 써야 했을 정도로 투자자 모으기가 여의치 않았다”며 “셀트리온과 한미약품의 성공 이후 바이오 업체를 보는 시각이 달라졌는데 지금은 요즘 같은 상황이 이어지면 과거로 회귀할지도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황건강 기자 hwang.kun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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