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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찬의 인(人)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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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찬 중앙일보 논설위원, 고용노동전문기자 wolsu@joongang.co.kr

DJ정부에서 태동해 수정, 보완 거듭하다…포퓰리즘 변질?

중앙일보 2019.08.15 05:00
청년실업률의 고공행진 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4명 중 한 명이 실업상태로 느낄 정도(체감실업률)로 심각하다. 중소기업에 취업하면 최대 3000만원까지 정부가 목돈도 마련해주고, 월 50만원씩 6개월 동안 취업준비에 드는 돈을 준다고 하는데도 이렇다. 속된 말로 돈을 뿌리는데 돈발이 안 먹히는 상황이다. 사중효과다.
 

역대 정부 청년고용정책 살펴보니-상(上)

이런 정책은 역대 다른 정부와 대비된다.
 
이전 정부만 해도 보조금 정책보다는 적극적인 노동시장 정책으로 청년 고용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 직업훈련이나 일자리 창출, 고용서비스 체계 구축 등의 방법을 통해서다.
역대 정부 실업률과 청년실업률.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역대 정부 실업률과 청년실업률.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역대 정부 실업자와 청년실업자.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역대 정부 실업자와 청년실업자.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청년고용정책, DJ정부에서 태동→노무현 정부가 장기 전략 수립→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안정화…문재인 정부에서 현금지원형으로

김대중 정부에서부터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정부까지 청년 고용 정책은 이런 기조를 큰 틀로 해서 개선하는 형태로 발전해왔다. 정권이 바뀌면 정책의 근간부터 뒤엎는 경우가 적지 않은 현실을 고려하면 청년 고용 정책만큼은 이념을 떠나 나름대로 일관성이 있었던 셈이다. 초단기 효과를 노리거나 표를 의식한 포퓰리즘 대신 중장기 대책 중심이었다.
역대 정부의 청년고용대책 [관계부처, 한국노동연구원]

역대 정부의 청년고용대책 [관계부처, 한국노동연구원]

 
청년 실업문제는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다. 청년의 일자리 문제가 대두한 건 외환위기 이후다. 그 전까지는 인력을 어떻게 원활하게 공급하느냐에 관심을 뒀다. 고속 성장을 하면서 제조업 일자리가 늘었기 때문이다. 당시 4년제 대학 진학률은 20%대에 불과했다. 기업이 급속하게 성장하면서 대학에는 입사추천서가 넘쳤다.
 
외환위기는 이런 분위기를 송두리째 바꿨다. 기업이 줄줄이 쓰러지는 상황에서 일할 곳이 있을 리 만무했다. 이전까지 겪어보지 못한 실업사태가 밀려왔다. 이때 시작된 실업 문제는 좀처럼 풀리지 않는 숙제처럼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청년 실업문제는 그 한가운데 자리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2001년 5월 7일 청년실업 해소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KBS보도 캡처]

김대중 전 대통령은 2001년 5월 7일 청년실업 해소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KBS보도 캡처]

◇김대중 정부

외환위기 상황에 김대중 전 대통령이 취임했다. 기존의 시스템을 확 고쳐야 했다. 당시 각 부처 업무보고 명칭이 국정개혁보고회의였던 것도 그래서다.
 
1999년 4월 12일 김 전 대통령은 노동부의 국정개혁보고를 받았다. 실업자가 150만명에 달할 때였다. 이 자리에서 김 전 대통령은 비교적 구체적인 지시를 겸한 훈시를 했다. 다음은 김 대통령의 훈시 요지다.
 

고용대책 종합판 골격 첫 형성…노동개혁이 최선 해결책 주창 

"실업자의 생계를 보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기 힘으로 일하며 살아간다는 근로의지를 북돋워 주는 것이 중요하다. 여성 가장의 창업 지원을 위한 예산을 마련하라. 여성의 부당해고에 특히 신경 써라. 부가가치와 효율을 높일 수 있게 21세기 지식기반 산업과 이에 걸맞은 신지식인을 육성하라. 실업자 보호를 위한 사회안전망을 확보하라.
 
노사가 같이 성공하고 안 되면 실패하는 시대다. 한쪽이 이기고 지는 시대가 아니다. 기업이 잘 되면 새로운 사람을 필요로 하고, 파급효과로 새로운 기업이 나와 일자리를 제공하게 된다. 미국이 성공한 원리이기도 하다.
 
정리해고가 없으면 당장에 기업이 사업을 축소하거나 문을 닫는다. 외국 투자도 안 들어올 것이 분명하다. 감내하기 어려운 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세계의 예를 보더라도 이 방법 외에 더 나은 방법이 없음을 국민과 노동자가 진심으로 이해하기 바란다."
 
여성과 창업, 사회안전망 등 실업대책의 종합판이 처음으로 언급됐다. 그러면서도 정리해고와 같은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담은 노동개혁이 일자리 문제와 관련,  최선의 해결책임을 상기시켰다.
 
이후 일자리 정책은 ▶고용안정지원 ▶일자리 창출 ▶직업훈련과 취업 알선 연계 ▶실업자 생활안정 지원의 4가지 분야로 나눠 진행됐다.
 

"대학교육 쇄신해야"…학업과 직장의 미스매칭 대책 수립

2001년에는 청년실업 해소를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하라는 김 전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다. 당시 김 전 대통령은 "인턴제는 보통 70~80%가 직장에서 정규채용이 되고 있다. 교수가 실력이 없으니까 학점을 적당히 준다. 대학교육을 쇄신해 실력제일주의가 정착돼야 한다"고 말했다. 학업과 직장체험의 병행, 대학과 산업현장의 미스매칭 대책을 주문한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정책이 시행했다. 청년 실업자를 줄이기 위해 대졸 미취업자의 30%를 공공부문 정보화사업에 배정했다. 또 166개 고용안정센터를 통해 취업알선과 직업훈련, 진로지도까지 하도록 고용서비스의 질을 업그레이드했다. 민간 소개업의 규제도 풀었다. 고용서비스 시장에서의 민간부문 역할을 높이기 위한 조치였다.
 
현재까지 이어지는 청년을 대상으로 한 고용서비 정책의 근간이 DJ 정부에서 태동한 셈이다. 직업훈련이나 기업의 활력 제고를 통한 일자리 창출, 고용서비스 체계 구축 등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6년 5월 광주고용안정센터에서 청년취업캠프 참가자와 현장 간담회를 하고 있다.[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6년 5월 광주고용안정센터에서 청년취업캠프 참가자와 현장 간담회를 하고 있다.[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노무현 정부

DJ 정부의 노력은 2002년까지 15~29세 청년의 실업률을 지속해서 떨어뜨렸다. 1999년 10.9%이던 청년 실업률이 2002년에는 6.6%까지 감소했다. 그러다 2003년 7.7%로 또다시 가파르게 실업률이 상승했다.
 
노 전 대통령은 2006년 신년 연설에서 "일자리를 위해서라면 과감하게 개방하고, 서로 경쟁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07년 5월 한 방송사와의 특별 회견에선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경제의 체질이 강건해서 지속적으로 성장을 계속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기조는 집권 초부터 반영됐다.
 

"경쟁을 통한 성장으로 일자리 문제 해결"

2003년 9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청년실업 현황과 대책'이 발표된다. 두 가지 진단을 바탕으로 했다. '대졸자의 급격한 증가 등으로 인력공급이 늘어나고, 버젓한 일자리가 부족하다'였다. 현재 사정과 다르지 않다.
 
하지만 해법은 지금과 사뭇 달랐다. 지금은 보조금과 같은 단기대책이 많다면 당시는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관점에서 성장 잠재력을 키워야 한다는 데 방점을 뒀다. 이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고자 했다. 물론 단기대책이 없을 수는 없다. 공공부문의 일자리를 만들고, 직장 체험을 활성화해 이게 일자리로 연결되도록 신경 썼다. 직업훈련이나 취업알선을 적극적으로 편 것도 그 연장선이었다.
 

보조금 같은 단기 대책보다 장기적이고 전략적 접근 

2005년에는 '국가고용지원서비스 혁신방안'을 내놨다. 수요자 특성에 맞는 맞춤 서비스와 민간의 고용서비스를 촉진하는 것과 같은 선진화 정책으로 실업 사태를 돌파하려 했다. 현재도 유용하게 활용되는 이 정책의 근간이 노무현 정부에서 세워졌다.
 
이재갑 고용부 장관이 최근 강조하는 지역 분권형 고용 거버넌스 구축사업도 이때 시작됐다. '청년실업대책 특별위원회'를 통해서다. 학교와 노동시장의 연계를 통한 연수체험학습과 취업센터를 연결하는가 하면 지역의 산업 특성을 고려해 그에 맞는 인력 공급에 힘을 썼다. 당시 사회문제로 떠오르기 시작한 니트(NEET)족에 대한 맞춤형 고용서비스 대책도 마련됐다.
 
특히 2006년 3월 '해외취업촉진대책'을 발표하며 해외 취업을 장려하는 정책도 시작했다.
 
김기찬 고용노동전문기자 wolsu@joongang.co.kr
 
<하(下)편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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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 작성을 위해 국회 예산정책처의 연구용역보고서(서울대 권일웅 행정대학원 교수)와 결산 분석 보고서, 금재호 한국기술교육대 교수의 최근 세미나 발제문(모두를 위한 고용정책의 방향), 「청년층 노동시장 정책의 종합적 평가」(한국노동연구원)을 비롯한 다수의 논문, 전 대통령의 기념관 사료, 국가기록원의 대통령 기록관 자료, 고용노동부의 고용정책 자료 등을 참조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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