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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 승강기, 레일 고정장치 볼트 없다"…작업 순서 어겼나

중앙일보 2019.08.14 17:53
14일 강원 속초시 조양동 건설용 리트프 추락사고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뉴스1]

14일 강원 속초시 조양동 건설용 리트프 추락사고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뉴스1]

 
“마스트와 마스트를 연결한 볼트가 안 보이네요. 볼트를 빼놨을 수 있다는 거죠.” 건설용 리프트 업체에서 근무하는 A씨(52)는 14일 사고 현장을 둘러본 뒤 추락사고 현장 사진을 보며 “마스트 연결 볼트가 없다. 마스트를 연결하는데 볼트가 4개씩 들어간다”며 “사고 당시 뜯겨나간 마스트를 보면 바깥 볼트 2개가 없다. 미리 선행작업을 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전문가, 마스트 연결 볼트 없는 이유 확인해야
2017년 경기도 광주서도 공사용 승강기 추락해

 
건설용 리프트의 레일 역할을 하는 마스트는 높이 1.5m 철근 구조물이다. 아파트 건설 시 외벽에 레고 블록처럼 차곡차곡 쌓는 방식으로 설치한다. 마스트와 마스트 연결 시 4개의 볼트를 조인다.
 
A씨는 “미스트에 설치된 너트는 풀림방지라 절대 그냥은 안 빠진다. 공구를 써야 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고와 관련 현장을 확인한 고용노동부 역시 “건설작업용 리프트 해체 작업 순서를 지키지 않아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본다”며 “해체 작업을 수월하게 하려고 근로자들이 사전에 마스트나 리프트 지지 구조물을 해체한 것으로 추정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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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강원 속초시 조양동 한 아파트 공사현장. 승강기 레일인 마스트와 마스트와 벽을 잇는 월타이가 파손돼 있다. [뉴스1]

14일 강원 속초시 조양동 한 아파트 공사현장. 승강기 레일인 마스트와 마스트와 벽을 잇는 월타이가 파손돼 있다. [뉴스1]

 
‘건설용 리프트’라 불리는 이 승강기는 동력을 이용해 상하로 움직이는 설비다. 사람이나 화물을 나른다. 공사 마무리 단계에서 이 시설을 해체하는데, 가장 위에서 한 단씩 차례로 철거하면서 내려와야 한다. 레일 형태의 구조물인 마스트는 철거 시 마스트를 외벽에 고정하는 장치도 함께 해체해야 한다. 한 안전관리전문가는 “마스트가 흔들리지 않도록 잡아주는 ‘월타이(Wall tie)’를 일정한 간격을 두고 설치한다”며 “원칙대로라면 마스트와 월타이를 위에서부터 순서대로 해체해야 하나 실제 현장에서는 작업을 빨리 끝내기 위해 월타이를 미리 풀어놓고 작업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에 비슷한 사고로는 2017년 7월 경기도 광주 한 아파트 공사장에서 공사용 승강기가 떨어져 1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2013년 6월 서울 강남구에서도 승강기가 추락해 1명이 목숨을 잃고 1명이 크게 다쳤다.
 
공하성 우석대 교수(소방방재학과)는 “공사현장 사고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게 추락사고인데 안전관리자가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안전교육이나 추락 안전망 설치, 제어장치 가동 여부 등을 제대로 이행했는지 점검이 필요하다”며 “건설사들이 비용 감축을 위해 무리하게 공기를 단축하려는 관행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6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속초 아파트 공사 현장 리프트 추락 사고는 14일 오전 8시28분쯤 속초시 조양동의 한 주상복합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발생했다. 당시 리프트 해체 작업을 하던 변모(37)씨 등 3명이 탄 리프트가 갑자기 바닥으로 추락했다. 이 사고로 변씨와 함모(34)씨, 원모(22)씨 등 3명이 숨지고, 변씨의 동생(34)이 골절 등 중상을 입는 등 3명이 다쳤다.
 
사고가 난 아파트는 지하 5층 지상 31층 규모의 아파트 1개 동(232세대)과 오피스텔, 상가 등으로 올해 12월 준공 예정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과 합동 현장 감식을 거친 뒤 공사 현장 관계자 등을 상대로 부실시공이나 안전 의무 소홀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속초=박진호·최종권·남궁민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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