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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시 방사성 물질 1년 내 동해로 들어와"

중앙일보 2019.08.14 10:37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에 오염수를 담아둔 대형 물탱크가 늘어져 있는 모습. 처분하지 못한 오염수가 급격히 늘며 현재 부지에는 오염수 100만톤이 물탱크에 담긴 채 보관되고 있다. 2019년 2월 촬영. [연합뉴스]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에 오염수를 담아둔 대형 물탱크가 늘어져 있는 모습. 처분하지 못한 오염수가 급격히 늘며 현재 부지에는 오염수 100만톤이 물탱크에 담긴 채 보관되고 있다. 2019년 2월 촬영. [연합뉴스]

일본 후쿠시마에 쌓여 있는 방사성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할 경우 방사성 물질의 일부는 1년 내 동해로 유입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린피스 서울사무소와 탈핵 에너지전환 국회의원모임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위기' 보고서 저자인 숀 버니 그린피스 독일사무소 수석 원자력 전문가를 초청해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숀 버니 수석전문가는 최근 기고문을 통해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 제기를 제기한 바 있다.
숀 버니 그린피스 수석 원잔력 전문가가 14일 국회에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의 오염수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뉴스1]

숀 버니 그린피스 수석 원잔력 전문가가 14일 국회에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의 오염수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뉴스1]

버니 수석 전문가는 이 자리에서 지난해 8월 일본 가나자와대학 이노마타 야요이 교수 등이 국제학술지 '해양과학(Ocean Science)'에 게재한 논문을 소개했다.
 
이 논문에서 이노마타 교수 등은 "후쿠시마 사고 당시 방류된 방사성 물질이 표층수를 통해 남중국해를 거쳐 동해로 들어오는 데 약 1년 정도 걸린다"고 밝혔다.
후쿠시마 사고 전후 동해에서 측정한 세슘-137의 방사능 수치. 1986년 체르노빌 사고 당시와 2011년 후쿠시마 때 측정치가 상승한 것을 볼 수 있다. [자료 가나자와 대학]

후쿠시마 사고 전후 동해에서 측정한 세슘-137의 방사능 수치. 1986년 체르노빌 사고 당시와 2011년 후쿠시마 때 측정치가 상승한 것을 볼 수 있다. [자료 가나자와 대학]

연구팀은 또 일본 열도 남쪽 '아열대 수괴(水塊)'(Subtropic mode water, STMW)로 들어간 후쿠시마 방사성 물질도 몇 년에 걸쳐 동해로 들어가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수괴는 수온 등 물리적 특성이 비슷한 물 덩어리를 말한다.
 
아열대 수괴로 방류된 세슘(Cs)-137의 양은 4200조(兆) 베크렐(Bq, 방사능 측정단위)이며, 이 중 5%에 해당하는 200조 Bq이 2016년 이전에 동해로 유입된 것으로 추산됐다.
 
또, 동해로 들어온 것 가운데 43%(STMW로 유출된 것의 2.1%에 해당)인 90조 Bq는 다시 쓰가루 해협을 통해 북태평양으로 빠져나갔고, 30조 Bq는 연해주를 통해 사할린 쪽으로 흘러나갔다는 것이다.
나머지 90조 Bq은 동해에 남은 셈이다.
후쿠시마 사고 당시 방류된 방사성 물질 이동 경로.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후쿠시마 사고 당시 방류된 방사성 물질 이동 경로.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한편, 버니 수석전문가는 "후쿠시마 제1원전에는 매주 1497㎥의 방사성 오염수가 늘고 있고, 지난 1일 기준으로는 총 104만9767㎥의 오염수가 저장돼 있다"며 "일본 아베 정권은 이 오염수를 태평양에 방류할 계획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후쿠시마 오염수 위기' 보고서의 저자인 숀버니 그린피스 독일사무소 수석 원자력전문가가 14일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린 초청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후쿠시마 오염수 위기' 보고서의 저자인 숀버니 그린피스 독일사무소 수석 원자력전문가가 14일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린 초청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오염수 100만㎥을 바다에 흘려보내려면 17년에 걸쳐 물 7억7000만t을 쏟아부어 희석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해양오염 없이는 방류할 수 없다"고 밝혔다.
 
버니 수석전문가는 "오염수가 해류를 타고 바다를 순환, 태평양 연안 국가들도 방사성 물질에 노출될 수 있고, 한국은 위험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일본 NHK 방송은 8일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오는 3년 후 오염수 적재량의 한계가 올 것이라며 이에 대한 처리 방안을 두고 원자력 당국이 고심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사진 NHK 웹사이트 캡처]

일본 NHK 방송은 8일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오는 3년 후 오염수 적재량의 한계가 올 것이라며 이에 대한 처리 방안을 두고 원자력 당국이 고심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사진 NHK 웹사이트 캡처]

그는 "아베 내각은 비용을 줄일 목적으로 최적합 기술보다 값싼 기술을 고집하다 제염(방사성 물질 제거)에 실패했다"며 "방사성 물질인 3중수소(트리튬)를 제거할 수 있는 기술은 비싸다고 포기해 오염수를 처리하지 못하더니 이제 바다에 오염수를 버리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버니 수석전문가는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한국 정부는 일본 정부에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한 설명과 정보를 요구할 권리가 있고,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4월 14일 후쿠시마 제1원전을 방문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 [EPA=연합뉴스]

지난 4월 14일 후쿠시마 제1원전을 방문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 [EPA=연합뉴스]

'탈핵에너지전환 국회의원 모임'의 우원식 대표는 "일본 정부가 오염수 처리에 실패한 사실을 몇 년 동안 숨겨온 상황에서 후쿠시마가 안전하다는 일본 정부의 주장은 신뢰할 수 없다"며 "일본이 오염수를 방류할 경우 인류에 대한 범죄행위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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