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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사람’ 김현종·강경화 공격하는 일본

중앙일보 2019.08.14 00:04 종합 5면 지면보기
“일본에의 영향은 별로 없는 것 같다. 오히려 손해보는 건 한국이다.” “대항조치로 일본을 화이트국가에서 뺀 것은 엉뚱한 일이다. 한국 국내의 정치, 선거용이다.”
 

“김현종 평소 사무실 조명 어둡게
손님 와도 불 안켜 자기 중심적”
“강경화, 청와대 메시지 단순 전달”
한국의 외교수준 폄하 의도 담겨

한국 정부가 무역관리상 우대조치를 제공하는 화이트국가에서 일본을 배제한 12일 일본 TV 밤 메인 뉴스에 소개된 일본 정부 관계자들의 반응이다. 한국의 조치에 대한 냉소가 대부분이었다.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 경제산업상도 13일 트위터에 “한국 측 회견을 보면 뭘 근거로 일본의 수출관리제도가 국제적 레짐에 맞지 않는다고 하는지 전혀 불명확하다”고 주장했다. 일본 언론들까지 비판 대열에 가세하고 있다. “화이트국가에서 일본을 빼는 조치를 한 차례 보류하기도 했던 한국 정부가 이를 억지로 강행한 건 국내 정치용”이란 것이다.
 
12일 밤 한 방송사의 메인 뉴스에선 앵커와 출연한 기자 사이에 이런 대화가 오갔다.
 
▶앵커=“경제도 잘 안되고, 대북 문제도 잘 안되니 역시 또 일본이군요.”
 
▶기자=“그렇습니다. 경제 때문에 떨어졌던 지지율은 문재인 대통령이 강경 발언을 할수록 오르고 있습니다. 아마도 내년 총선거를 의식한 것이겠지요. 외교 문제에서도 북한, 또 미국과의 관계가 삐끗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일하게 지지율을 얻을 수 있는 ‘반일(反日)’ 카드를 정치적으로 잘 활용하겠다는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특징은 문 대통령뿐만 아니라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등 측근으로 과녁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 특파원 출신인 마키노 요시히로(牧野愛博) 아사히신문 편집위원은 문예춘추 9월호 기고에서 김 차장과 관련, “자신이 집중할 수 있도록 사무실 조명을 약간 어둡게 유지한다. 손님이 와도 똑같다. 요약하면 자기중심주의다”는 일본 정부 관계자의 평가를 담았다. 마키노 위원은 “최근 일본 정부 관계자들을 움츠러들게 만드는 사람이 김 차장”이라며 “일본에 대한 강경한 의견을 계속 문 대통령에게 제안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강 장관에 대해선 “오사카 G20 때 고노 다로(河野太郞) 외상과의 대화에서 65년 청구권협정에 대해 ‘불법적인 식민지 지배에 대한 기술이 없는 협정으로 원래부터 문제가 있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 강 장관이 말하고 싶었던 건 ‘양국 관계가 이대로라면 협정 유지가 어렵지 않겠는가’라는 취지였다는데, 일본 정부 내에선 ‘협정이 불필요했다는 말을 하다니…’라고 놀라는 사람이 많았다”는 내용이 실렸다. 강 장관을 ‘자기 의사 표현도 제대로 못 하는 사람’으로 몬 셈이다. 마키노 위원 역시 강 장관의 역할에 대해 “청와대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정도”로 낮게 평가했다.
 
최근 일본의 시사 주간지의 특집기사는 문 대통령 주변의 386 정치인들을 ‘북한과의 관계개선, 남북통일이라는 이상향만 좇는 사람들’로 묘사하기도 한다. 일본의 이 같은 태도엔 “외교를 모르는 사람들이 한국 외교를 주무르고 있다”는 메시지를 통해 한국 외교의 수준을 폄훼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는 분석이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마키노 위원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당연히 사실 무근”이라며 “강 장관이 G20 때 그런 발언을 한 사실이 없다. 정확하지 않은 보도”라고 반박했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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