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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시 효과, 입체 효과…톡톡 튀는 뮤지컬 포토존

중앙일보 2019.08.14 00:03 종합 23면 지면보기
뮤지컬 공연의 포토존이 관객 참여형으로 진화하고 있다. 영화포스터를 흉내낸 듯한 평면형 대형 프린트 일색이었다가 최근엔 무대 세트를 옮겨 놓은 듯한 입체형이 대세다. 단순한 기념촬영용에서 벗어나 작품 체험 효과까지 노리는 것이다.
 

‘입소문’ 위해 인증샷 배경에 공들여

‘영웅’의 포토존. 안중근 의사가 수감됐던 감옥처럼 꾸몄다. [강혜란 기자]

‘영웅’의 포토존. 안중근 의사가 수감됐던 감옥처럼 꾸몄다. [강혜란 기자]

올해 10주년 기념 투어 중인 뮤지컬 ‘영웅’은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로비에 안중근 의사(1879~1910)가 수감됐던 중국 뤼순 감옥을 연상시키는 포토존을 설치했다. 공연 2막 9장의 ‘동양 평화’ 장면을 재현한 것으로 소품까지 치밀하게 배치했다. 먹과 벼루, 붓이 놓인 책상에 흘러내리듯 배치된 한지엔 ‘위국헌신군인본분(爲國獻身軍人本分, 나라를 위하여 헌신하는 것이 군인의 본분)’ 여덟자가 행서체로 쓰여 있다. 안 의사가 순국 직전 일본 헌병 치바 도시치(千葉十七) 간수에게 직접 써준 유묵(遺墨)이다. 항일 투쟁을 결의하며 네 번째 손가락을 잘랐던 흔적도 수장인(手掌印, 손바닥으로 찍은 도장)에 선명하다. 제작사인 에이콤은 “올해 3·1 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포토존에 공을 들였다”면서 “안중근의사기념관에 보관된 서예 유묵을 프린트로 재현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8일 서울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막을 올린 뮤지컬 ‘시티 오브 엔젤’은 관객들의 ‘인증샷’을 위해 ‘트릭 아트’를 설치했다. 보는 각도에 따라 평면 그림이 입체적으로 보이는 착시 현상을 활용한 포토존이다. 관객은 카메라 렌즈 조리개 틈으로 나온 주인공 스톤의 손을 직접 잡는 포즈로 착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전차에 올라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벤허’ 포토존. [사진 뉴컨텐츠컴퍼니]

전차에 올라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벤허’ 포토존. [사진 뉴컨텐츠컴퍼니]

지난달 30일부터 뮤지컬 ‘벤허’가 공연 중인 서울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 로비엔 사람이 직접 올라타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전차와 백마 모형이 있다. 2막에서 벤허와 메셀라가 운명을 건 전차 경주를 벌이는 장면(‘죽음의 질주’)을 축소해 옮겼다. 제작사인 뉴컨텐츠컴퍼니 관계자는 “관객들이 2000년 전 로마 시대 전차 경기장에 입장하는 듯한 느낌을 주고 싶어 2017년 초연 때부터 구상하다 이번에 실현했다”고 말했다.
 
포토월·포토존의 발달은 공연 제작사들이 관객의 커튼콜 사진 촬영을 제한하는 분위기와 맞물려 있다. 프로덕션 입장에선 무대 장치와 배우 의상도 저작권 대상이자 관람 포인트라 이를 공공연히 노출하길 꺼린다. 또 관객들이 사진 촬영에만 열중하다 보면 커튼콜의 박수 열기가 식어버린다는 이유도 있다. 한 뮤지컬 제작사 관계자는 “두시간 여 땀 흘리고 노력한 배우들에게 박수치고 환호하게끔 유도하고 싶어 커튼콜 사진 촬영을 제한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토존을 작품과 배우에 대한 응원의 장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지난 10일 서울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개막한 뮤지컬 ‘시라노’의 포토존은 배우들의 연습실처럼 만들었다. ‘시라노의 방’이라고 이름 붙은 이 공간에서 관객들은 작품 리뷰와 응원 메시지 등을 남길 수 있다. 제작사 CJ ENM 측은 “애초에 배우들의 준비과정과 일상을 보여주는 브이로그용으로 제작된 공간인데, 관객 참여를 북돋우기 위해 다채롭게 꾸몄다”고 설명했다. 관객 각자가 1인 미디어인 시대에 이 같은 인증샷이 ‘입소문 마케팅’으로 작용하길 기대한다는 얘기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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