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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일 만에 세계일주한 세일드론, 해양탐사 속도 빨라질까

중앙일보 2019.08.13 09:00

[더,오래] 신동연의 드론이 뭐기에(28)

무인수상이동체인 '세일드론 1020'. [사진 세일드론 홈페이지]

무인수상이동체인 '세일드론 1020'. [사진 세일드론 홈페이지]

 
‘세일드론(Saildrone) 1020’으로 불리는 무인수상이동체(USV,Unmannned Surface Vehicle)가 지난 3일 남극대륙 주위의 겨울 바닷길을 사상 처음으로 일주하고 귀환했다. 이 드론은 일반적으로 하늘을 나는 드론이 아니라 요트처럼 물 위를 항해하면서 임무를 수행하는 무인 해상이동체이다. 이 계획은 미국 해양대기청(NOAA)이 남극해의 탄소 변화를 탐지해 해양이나 기후변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연구하기 위해서 진행됐다.
 
지난 1월 19일 뉴질랜드 블러프 남항을 출발한 ‘세일드론1020’은 약 22,000km(13,670해리)의 남극대륙 주위를 한 바퀴 항해한 끝에 성공적으로 귀항했다. 196일 만이다. 
 
'세일드론 1020'의 남극해 항해 경로. [사진 세일드론 홈페이지]

'세일드론 1020'의 남극해 항해 경로. [사진 세일드론 홈페이지]

 
항해는 순탄치 않았다. 15m 이상 높은 파도와 시속 130km의 강풍이 부는 남극해 겨울을 이겨야 했고, 거대한 빙산과의 충돌에도 견뎌야 했다. 이런 기상 조건 때문에 큰 선박조차 겨울에는 항해를 피할 정도다. 세일드론도 지난 4월 5일 남미대륙과 남극대륙 사이의 드레이크 해협을 지날 때 빙하와 부딪혀 대기 센서와 탑재한 카메라가 부서졌다. 다행히 이산화탄소를 탐지하는 센서는 무사해 새롭고 핵심적인 데이터를 가져왔다. 
 
해양대기청(NOAA) 등 기후 관련 과학자들은 ‘세일드론 1020’이 수집한 자료를 갈망하고 있었다.
 
최근까지 과학자들은 남극해가 대기로부터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를 꾸준히 흡수했다고 가정해 왔다. 이는 남극해가 지구 온난화를 유발하는 온실가스의 최대 40%를 해양 전체가 흡수하는 데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인 해양기후관측기 '아르고 플로트'. [사진 국립기상연구소]

무인 해양기후관측기 '아르고 플로트'. [사진 국립기상연구소]

 
그러나 최근 무인 해양기후관측기 ‘아르고 플로트(Argo Float)’가 수집한 자료를 연구하는 일부 과학자는 남극해가 생각만큼 많은 이산화탄소를 저장하지 못한다는 주장을 해 논쟁을 일으키고 있다. 그 이유는 폭풍이 거센 겨울 등 특정 조건에서 남극해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기는커녕 배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르고 플로트’는 해양의 산성도를 측정해 이산화탄소량을 추정하는 방식에다, 물속에서 측정한 데이터이고, 그마저도 드문드문 설치돼 자료가 불충분하고 편차가 심한 한계가 있다. 이것이 세일드론이 취득한 자료에 관심을 갖는 이유이다.
 
해양대기청과 함께 연구하고 있는 해양학자 애드리엔 서튼은 “세일드론의 임무는 이산화탄소를 직접 측정하는 것으로 수집한 자료를 ‘아르고 플로트’ 자료와 비교할 수 있어 매우 흥미롭다”고 말했다.
 
'세일드론 1020'의 항해 모습. [사진 세일드론 홈페이지]

'세일드론 1020'의 항해 모습. [사진 세일드론 홈페이지]

 
‘세일드론1020’이 취득한 데이터의 일부를 살펴본 NOAA 과학자들은 남극해 일부에서 실제로 겨울철에 이산화탄소를 방출한다는 것을 관찰했다. 이것은 ‘아르고 플로트’ 자료를 토대로 한 분석이나 기후모델 예측과 맞아 떨어진다. 하지만 결론을 내리기에는 다양한 측정 방법과 분석이 이뤄져야 한다고 과학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한편 세일드론은 보이는 것보다 훨씬 크다. 윈드서핑 형태의 ‘세일드론’은 선체 길이가 7m이고 비행기 날개처럼 생긴 돛의 높이는 5m로, 총무게는 약 750kg이다. 풍력으로 움직이고, 탑재된 각종 센서는 태양에너지로 작동된다. 평균 2~3노트의 속도로 이동하며, 최고속도는 8노트(시속 9마일) 이상에 이를 수 있다.
 
이 드론은 가장 가까운 해안에서 30일 이내에 대부분의 해양 위치에 도달할 수 있어 대규모 지역의 탐사가 가능하다. 운항 궤도를 설정하는 자동 운항과 원격으로도 조종이 가능하며, 12개월을 해상에서 견디게 설계됐다.
 
세일드론의 센서. [사진 세일드론 홈페이지]

세일드론의 센서. [사진 세일드론 홈페이지]

 
CO2, 용존 산소, 염도 및 산성도를 측정하는 세일드론 센서 페이로드(Payload)는 NOAA 소속 태평양 해양환경연구소가 제공한 것으로 일사량, 장파 방사선, 대기압, 기온 및 습도, 풍속 및 방향, 해양 피부 온도, 벌크 수온, 엽록소 및 색소 용해 유기물, 대기 및 해수 등 주요 대기 및 해양 환경요인들을 실시간으로 측정해 위성으로 전송한다.
 
세일드론은 ‘정량화된 지구(quantified planet)’를 구호로 기상파악, 어군 생태계 등 전 대양의 해양자료를 제공하기 위한 차세대 해양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세일드론의 목표는 1000대의 드론을 위도, 경도 6도 단위로 바다에 띄워 전 대양에서 일어나는 모든 실시간 정보를 수집해 기후와 환경에 관한 중요한 자료를 확보하는 것이다.
 
신동연 드론아이디 세일 마켓 담당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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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연 신동연 드론아이디 세일 마켓 담당 필진

[신동연의 드론이 뭐기에] 전문가를 위한 상업용 드론 회사를 창업한 전직 사진기자. 신문사를 퇴직한 뒤 드론과 인연을 맺었다. 미래학자 토머스 프레이는 지난해 “2030년 지구 위의 하늘엔 10억 개 드론이 날아다닐 것”이라고 예측했다. 불과 12년 후면 드론이 현재 굴러다니는 자동차의 숫자만큼 많아진다는 얘기다. 드론의 역사는 짧지만 성장 속도는 상상 밖이다. 우린 곧 다가올 ‘1가구 1드론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안전하고 재미있는 드론 세상으로 안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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