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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조국 ‘사노맹’ 경력 조준…“독극물 만든 반국가조직”

중앙일보 2019.08.13 00:04 종합 14면 지면보기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2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과거 이적단체 경력을 정조준했다. 황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조 후보자가 과거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 활동으로 실형을 선고받은 사실을 지적하면서 “아무리 세상이 변했대도 국가전복을 꿈꾸는 조직에 몸담았던 사람이 법무부 장관 자리에 앉는 게 도대체 말이 되나”라고 말했다.
 

국보법 위반 95년 대법서 집유
황 “조국, 사노맹 반성한 적 없어
이런 사람이 법무장관 자격있나”
민주당 “당리당략 떠나 청문회를”

황 대표는 “사노맹은 무장봉기에 의한 사회주의 혁명 달성을 목표로 폭발물을 만들고, 무기 탈취계획을 세우고, 자살용 독극물 캡슐까지 만들었던 반국가조직”이라며 “조 전 민정수석이 이 일에 대해 자기반성 한 일이 있는가. 그러잖아도 대한민국 안보가 위태로운 상황인데, 이런 사람이 법무부 장관이 된다면 검찰이 과연 공정한 수사를 할 수나 있겠나”라고 말했다. 공안검사 출신인 황 대표는 검사 시절이던 1998년 공안 수사의 교과서로 불리는 책 『국가보안법 해설』을 펴냈다. 이 때문에 검찰 내에선 ‘미스터 국보법’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사노맹 사건’은 30년 전인 1989년 11월 12일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 출범선언문’ 5백여장이 서울대 교정에 뿌려진 것과 관련한 경찰 수사로 시작됐다. 유인물엔 “부르주아 지배체제를 사회주의 혁명의 불길로 살라버리고자 전 자본가 계급을 향해 정면으로 계급전쟁의 시작을 선포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89년 1월 140명의 준비위원으로 출범한 사노맹은 1992년까지 노동자 중심의 전위 정당을 건설, 무장봉기로 혁명한 뒤 사회주의 국가를 건설하겠다는 목표로 건설된 지하조직이었다. 87년 6월 민주항쟁 이후 학생운동권의 주류가 직접 선거로 구성된 총학생회의 연합체인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이하 전대협) 건설 등으로 제도화의 길을 걸은 것과 다른 방향이었다. 사노맹의 이념은 주로 월간지 ‘노동해방문학’을 통해 전달됐다. 국가안전기획부(국가정보원의 전신)가 배후로 지목한 백태웅씨와 박노해씨는 각각 대법원에서 징역 15년 형과 무기징역형을 확정받았다.
 
조 후보자가 사노맹의 일원으로 이름을 알린 것은 울산대 교수로 재직 중이던 1993년이다. 사노맹 산하 ‘남한사회주의과학원’의 일원으로 활동했다는 혐의(국가보안법상 이적단체 가입 등)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판결을 받았다. 1995년 대법원은 사노맹을 “반제반독점 민중민주주의혁명을 통한 노동자계급 주도의 사회주의 국가 건설을 주장하는 정치적 단체로서 헌법상 민주적 기본질서와는 용납되지 않는 이적단체”라고 규정했다. 조 후보자의 형량은 1년, 집유 1년6개월로 확정됐다.
 
박노해·백태웅씨는 김대중 정부 때인 1998년 8·15 특별사면으로 풀려났고 이후 민주화운동 유공자로 인정됐다. 박씨는 현재 시인 겸 사진작가로, 백씨는 미국 하와이대 로스쿨 교수로 활동 중이다. 은수미 성남시장도 사노맹 사건으로 1992년 구속돼 6년간 수감 생활을 했다. 조 후보자는 2011년 11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국보법 위반 전력도 있고 청문회 통과를 못한다”고 했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처음부터 ‘누구는 절대 안 된다’는 태도는 국민 시각과 동떨어진다”며 “사법개혁은 국민의 명령이 분명하다. 당리당략을 떠나 국민의 눈으로 청문회를 진행하기를 기대한다”고 반박했다.
 
임장혁·성지원 기자 im.janghy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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