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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풀 막히자 전동킥보드로…현대차, 공유 모빌리티 방향 전환

중앙일보 2019.08.13 00:03 경제 2면 지면보기
현대차가 12일 공유 모빌리티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제주도 송악산 지역에서 이용객들이 전기자전거와 전동킥보드를 타고 있다. [사진 현대자동차]

현대차가 12일 공유 모빌리티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제주도 송악산 지역에서 이용객들이 전기자전거와 전동킥보드를 타고 있다. [사진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가 전동킥보드로 공유 모빌리티(이동성) 사업의 첫발을 뗐다. 현대자동차는 개방형 ‘라스트 마일(Last Mile)’ 플랫폼 ‘제트(ZET)’를 통해 공유 모빌리티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12일 밝혔다. 이날 ZET를 선보이는 동시에 제주의 유명 관광지 이호테우·송악산 인근에 전동킥보드 30대와 전기자전거 80대를 배치했다.
 

제주서 전기자전거 등 서비스
LGU+와 협업, 속도 통제 가능
“킥보드서 시작, 토탈 솔루션 제공”

현대자동차는 플랫폼을 운영하고, 전동킥보드·전기자전거 대여·반납 등의 사업은 협력업체가 하는 방식이다. 이용 방식은 간단하다. ZET 앱을 통해 가까운 곳에 있는 공유 기기를 찾은 뒤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스캔해 대여할 수 있다. 반납할 때도 마찬가지다.
 
라스트 마일 서비스는 모빌리티의 최종 단계로 자동차·지하철에서 내려 최종 목적지까지 가는 단거리 이동 수단이다. 마이크로 모빌리티(Micro Mobility)로도 불린다. 편리하다는 장점과 함께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교통안전연구원은 2022년 마이크로 모빌리티 시장 규모를 20만~30만 대로 예측했다. 최서호 현대차 전략기술본부 융합기술개발실 상무는 “이번 서비스가 라스트 마일 모빌리티 정착에 기여할 것으로 확신한다”며 “모빌리티 공유 사업이 한국에서도 성장할 수 있도록 스타트업·중소업체들과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가 전동킥보드 공유 서비스에 뛰어든 이유는 ‘미래 먹거리’가 여기에 달렸기 때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라스트 마일 서비스는 모든 이동을 자유롭게 하겠다는 토탈 모빌리티의 마지막 단계”라며 “지금은 전동킥보드부터 시작하지만, 앞으론 로봇을 통한 라스트 마일 서비스와 자율주행 등 토탈 솔루션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현대차는 2017년 카풀(승용차 함께 타기) 스타트업 ‘럭시’에 투자했지만, 택시업계의 반발과 규제에 부딪혀 투자 계획을 철회했다. 이후 현대차는 인도 최대 차량 호출 서비스 기업 ‘올라’, 동남아의 우버로 불리는 ‘그랩’에 투자하는 등 해외 시장에서 모빌리티 서비스 투자를 늘리고 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인도서 열린 ‘무브 글로벌 모빌리티 서밋’에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업체로 변신하겠다”고 했다. 해외서 모빌리티 시장에 대한 투자를 계속하는 동시에 한국에선 라스트 마일 모빌리티로 방향을 전환한 셈이다.
 
공유 모빌리티 기기는 진일보했다. LG유플러스와 협업을 통해 통신 장비를 탑재해 기기의 상태를 보다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고속 사물인터넷 기술을 통해 빠른 데이터 처리속도와 모빌리티에 적합한 통신 연결성을 확보했다”며 “각 사업자가 전동킥보드·전기자전거를 스마트폰으로 원격 제어할 수 있는 관리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모든 공유 기기에 안전 헬멧을 비치했으며, 개인형 이동수단의 법정 속도인 시속 25㎞를 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상황에 따라 중앙관제에서 제한 최고속도를 낮추는 기능도 탑재했다. 또 모터 제어기술을 적용해 저속에서도 안전하게 오르막을 달릴 수 있다. 이용 요금은 각 운영 사업자가 자율적으로 책정하도록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보다 많은 중소업체가 ZET를 통해 라스트 마일 공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문호를 개방할 것”이라며 “추후 기존 사업자들과도 협업을 통해 상호 플랫폼을 공유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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