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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채 발견 된 탈북 모자…집에 남은 음식은 고춧가루뿐

중앙일보 2019.08.12 21:49
[연합뉴스]

[연합뉴스]

10년 전 한국에 들어온 탈북여성이 자신의 6살 아들과 함께 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사인을 확인하고 있다.   
 

10년 전 한국 온 42세, 여성 6세 아이 숨진채 발견
타살·자살 정황 없어, 월 10만원으로 생활
아사 가능성…경찰 "사인 더 조사해봐야"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한 임대아파트에서 탈북자 한모(42·여)씨가 6살 아들 김모군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아들은 한씨와 2m가량 떨어져 있었다. 집안 벽 곳곳에선 김군의 낙서가 있었고 바닥엔 김군이 갖고 놀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장난감도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씨가 발견된 집에선 빈 간장통 외에 요리해 밥을 해 먹은 흔적이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씨가 숨진 채 발견된 집의 냉장고 안에는 물·음료수·요구르트 등 음식이 하나도 없었고 고춧가루 등만 남아있었다고 한다. 이에 한씨와 그의 아들이 굶어 죽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하지만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더 조사해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씨는 지난 2009년 중국과 태국을 거쳐 한국으로 건너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씨는 중국과 북한 접경지역에서 장사하다 탈북했다고 한다. 한국에 들어와서는 한국에 적응을 위해 애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운전면허를 땄고 수입도 생겨 정착한 지 9개월 만에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도 벗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한씨는 경남 통영에서 중국인 동포와 아들을 낳고 가정을 꾸렸다고 한다. 하지만 조선업 경기가 어려워지자 아들을 데리고 남편과 함께 중국으로 건너갔고 그곳에서 이혼했다. 한씨는 아들과 한국에 돌아왔지만 형편은 더욱 어려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씨의 아들이 5살이 넘자 아동수당도 끊겨 양육수당 10만원으로 살림을 꾸렸다고 한다. 집세도 1년 넘게 밀린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관악경찰서 관계자는 “타살·자살 정황 없어서 둘 다(한씨와 아들)에 대해 부검을 의뢰한 상태”라며 “부검 결과가 나와야 정확한 사인 알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아사 가능성도 있지만 굶어 죽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태호 기자 kim.tae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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