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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튼튼해야 회사도 튼튼”…‘건강경영’ 나서는 日기업

중앙일보 2019.08.11 13:00

[더,오래] 이형종의 초고령사회 일본에서 배운다(31)

 
젊은 노동력이 풍부한 시대에는 노동력을 간단히 대체할 수 있었다. 그러나 노동인구가 부족한 상황에서 중소기업은 인재를 채용하기도 어렵다. 현재 직원이 건강하게 오래 근무하는 것이 경영에 도움이 된다. [사진 pixabay]

젊은 노동력이 풍부한 시대에는 노동력을 간단히 대체할 수 있었다. 그러나 노동인구가 부족한 상황에서 중소기업은 인재를 채용하기도 어렵다. 현재 직원이 건강하게 오래 근무하는 것이 경영에 도움이 된다. [사진 pixabay]

 
일본 기업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 노동시간이 길다. 강한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일하는 사람이 많고, 장기 휴직하는 사람도 많다. 또한 휴식 없이 회사에 일하며 만성적인 질환을 안고 일하는 노동자도 있다. 온전치 않은 신체조건으로 일하면 집중력이 떨어지고 성과를 내기 어렵다.
 
장기 휴직자가 있다면 그만큼 다른 직원이 그 업무를 충당해야 한다. 회사의 동료에게 부담이 늘어나고 생산성은 더욱 떨어진다. 이직률이 높아지면 자주 인력을 채용해야 하고, 새로운 인력에 교육을 해야 하므로 인건비가 더 늘어난다.
 
젊은 노동력이 풍부한 시대에는 빈자리를 간단히 대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직원이 아프면 당장 대체할 인력을 찾기 어렵다. 노동력 인구가 부족한 상황에서 중소기업은 인재를 채용하기 어렵다. 현재 일하는 직원이 가능한 건강하게 오래 근무하는 것이 경영에 도움이 된다.
 

직원 건강이 중요 경영자원

동경대 장두섭 교수는 직원의 건강은 기업의 중요한 자원이라고 했다. 직원에게 신체적∙정신적 문제가 생기면 아무리 출중한 능력과 기술을 가져도 전혀 성과를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기업은 지금까지 교육을 통해 주로 직원의 능력향상에 투자해왔지만 이제 직원의 건강을 관리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기업은 인적 자원에 투자해야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즉 기업의 건강투자가 당연한 시대가 되었다.
 

일본기업의 건강경영 전개 과정

건강경영연구소에서 말하는 '건강경영'은 직원이 건강하고 긍정적으로 업무에 대처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기본이다. 직원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상태가 곧 기업의 생산성과 직결된다는 것이다. [연합뉴스]

건강경영연구소에서 말하는 '건강경영'은 직원이 건강하고 긍정적으로 업무에 대처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기본이다. 직원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상태가 곧 기업의 생산성과 직결된다는 것이다. [연합뉴스]

 
2006년 NPO건강경영연구소가 설립되면서 ‘건강경영’이란 말이 일본에서 처음으로 사용되었다. 건강경영연구소는 건강경영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직원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상태와 기업의 생산성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직원이 건강하고, 긍정적으로 업무에 대처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경영의 기본이다.” 이와 함께 ‘건강경영은 기업경영의 새로운 경영기법이고, 건강경영은 기업과 직원에게 장점이 있고, 기업과 직원의 관계를 더 좋게 만든다’는 취지를 밝혔다.
 
2013년 6월 일본재흥전략이 제시한 ‘건강수명 연장’대책은 건강경영 정책이 구체적으로 전개되는 계기가 되었다. 일본재흥전략에는 ‘국민의 건강수명을 늘리기 위해 효과적인 예방 서비스와 충실한 건강관리를 통해 국민이 건강하게 생활하면서 나이 들어가는 사회를 실현한다’는 방안이 들어 있었다. 그리고 국민의 건강수명을 늘리기 위해 기업과 개인이 건강에 투자하는 환경을 만들고, 기업은 직원의 건강에 투자해야 한다는 건강투자 개념을 제시했다.
 
'건강경영종목'은 직원의 건강관리를 경영 관점에서 생각하고, 전략적으로 대응하는 상장기업을 선정하는 것이다. 건강경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도록 촉진하기 위해 도입되었다. [사진 pixabay]

'건강경영종목'은 직원의 건강관리를 경영 관점에서 생각하고, 전략적으로 대응하는 상장기업을 선정하는 것이다. 건강경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도록 촉진하기 위해 도입되었다. [사진 pixabay]

 
이러한 건강경영 정책에 따라 경제산업성은 2개의 대책을 실시했다. 2015년부터 ‘건강경영종목’을 선정하고, 2017년에는 ‘건강경영 우량법인’을 인증하는 제도를 만들었다.
 
건강경영종목은 직원의 건강관리를 경영관점에서 생각하고, 전략적으로 대응하는 상장기업을 선정하는 것을 말한다. 경제산업성이 동경증권거래소와 공동으로 실시한 건강경영도 조사의 답변내용과 ROE 등 경영지표를 기초로 선정한다. 원칙적으로 1업종에 1개 회사를 선정하는데, 건강경영 대책과 경영상태 등이 모두 우수한 회사로 평가받는다는 점에서 매우 명예로운 상으로 인정받고 있다. 2019년 2월 ‘건강경영종목 2019’에 28개 업종의 37개 회사가 선정되었다. 선정기준을 충족하는 기업이 없는 업종은 공석이 된다. 
 
‘건강경영 우량법인 인증제도’는 상장기업에 한정하지 않고, 건강경영을 실천하는 우수한 법인을 표창하는 제도다. 건강경영을 추진하는 우수법인을 공표해 종업원과 구직자, 관련 기업 등으로부터 직원의 건강관리를 경영관점에서 생각하고, 전략적으로 추진하는 법인으로서 평가받도록 하기 위해 도입됐다.
 
경제산업성과 경제단체, 의료단체, 지자체로 구성된 ‘일본건강회의’가 대상기업을 선정한다. 일본건강회의는 국민의 건강수명을 연장하고 적정한 의료서비스를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단체다. ‘화이트 500’이라는 대규모 법인부문과 중소규모 법인부문 2개의 종류로 구분해 인증하고 있다.
 
화이트 500은 2020년까지 500개 회사를 인증한다는 목표에 따라 명칭을 붙인 것이다. 2017년 235개 회사가 인정받았다. 중소규모 법인부문은 건강보험조합에서 추진하는 ‘건강선언 대책’을 추진하고, 일정기준을 충족하는 중소법인을 인증하는 제도다. 인증을 받고자 하는 기업은 정해진 인증기준에 맞는지 확인하고 신청하면 된다.
 
앞서 언급한 일본건강회의는 2020년을 목표로 ‘건강한 지역∙직장만들기 선언 2020’이라는 활동방침을 내세우고 생활습관병의 중증화 예방, 건강경영의 확산 등의 활동을 추진하는 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건강선언 기업이나 건강경영우량기업으로 인정된 기업에게 사업자금 대출 금리우대 등 기업 규모에 따라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 pxhere]

건강선언 기업이나 건강경영우량기업으로 인정된 기업에게 사업자금 대출 금리우대 등 기업 규모에 따라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 pxhere]

 
건강보험조합의 지원을 받고 ‘건강선언’을 한 기업을 1만개 이상 늘린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건강선언이란 건강우량기업이 되기 위해 기업 전체가 직원의 건강관리 대책을 추진한다고 선언하는 것이다. 건강보험협회의 강력한 추진으로 건강경영에 착수한 기업은 2017년 1만2000개까지 늘어났다.
 
건강선언 기업이나 건강경영우량기업으로 인정된 기업에게 규모에 따라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인센티브 내용은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 사업자금 대출에서 금리우대를 적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오모리현 미치노쿠은행은 건강보험협회 아오모리 지부에 건강선언 기업의 사업 대출금에 대해 연간 최대 0.5%포인트까지 우대 금리를 주고 있다.
 

건강선언 기업에 인센티브 

요코하마시는 건강경영을 실시하는 기업을 표창하는 한편 시에서 제공하는 건강서비스를 이용하면 여러 혜택을 준다. 건강경영 우량기업으로 표창받은 기업을 홍보해주는 ‘요코하마 건강경영 응원인증’ 제도도 실시하고 있다.
 
일본상공회의소 회장이 일본건강회의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상공회의소는 건강경영을 선언한 기업에 건강경영 조언자를 무료로 파견하고 있다. 건강경영 조언자는 건강경영의 중요성을 경영자에게 전파하고 행정 대책과 상담 등 필요한 정보를 제공, 실천하도록 지원한다.
 

경제산업성은 매년 ‘건강경영도 조사’를 통해 ‘건강경영도’라는 기업의 새로운 가치지표를 사회에 전파하고 있다. 직원의 건강증진은 복리후생이 아니라, 경영전략이라는 점을 경영자에게 심어주고, 기업의 건강투자를 촉진하고, 산업의 성장을 지원할 목적으로 실시되고 있다.

 
 
처음에는 전체 상장기업 3562개 회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493개 회사가 응답했다. 그 후 건강경영종목이라는 용어가 주목을 받으면서 2017년에는 응답 회사가 726개로 늘었다. 경제산업성이 건강경영도 조사를 한 후 건강경영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2019년 건강경영도 조사에 답변한 기업은 1800개 회사로, 전년도보다 561개 회사가 늘어났다. 답변한 기업 중에 상장회사는 859개, 비상장 회사는 941개였다.
 
지난해 현재 건강경영을 추진하는 회사는 전체의 20%에 달하고 있다. 중소기업은 1%만 건강경영 선언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이 수치가 아직 미미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건강경영이 기업에 침투할 것으로 보인다.
 
인력부족 시대에 기업의 건강경영 대책은 인재를 채용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구직자는 건강경영을 추진하는 기업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직원의 건강을 배려하는 기업은 경영이 비교적 안정되어 있고, 바람직한 취업 대상이 될 수 있다. 투자자 등 이해관계자들도 건강경영 기업을 바람직한 투자 대상으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 결국 장기적으로 기업가치가 올라가는 효과가 있다.
 
이형종 한국금융교육원 생애설계연구소장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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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종 이형종 한국금융교육원 생애설계연구소장 필진

[이형종의 초고령사회 일본에서 배운다] 한국은 급속하게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초고령사회에서는 인생 80세 시대와 다른 삶의 방식이 전개된다. 기존의 국가 시스템과 사회 제도 등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 인생100세 시대에 걸맞는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앞서 고령화를 경험한 일본의 초고령사회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현상과 대응책 등을 통해 해답을 찾아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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