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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 비례 3인방의 복잡한 행보…각각 ‘상상탈당’, 평화당 잔류, 불출마

중앙일보 2019.08.10 05:00
박주현‧장정숙‧이상돈. 바른미래당 소속 비례대표 3인방의 앞길이 다시 복잡해졌다. 민주평화당 비(非)당권파의 집단 탈당선언 때문이다. 

 
비례대표 국회의원 박주현(가운데), 이상돈, 장정숙이 4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철수 후보가 비례대표 3인을 볼모로 잡고 있다"며 인질을 풀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비례대표 국회의원 박주현(가운데), 이상돈, 장정숙이 4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철수 후보가 비례대표 3인을 볼모로 잡고 있다"며 인질을 풀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세 의원은 한동안 ‘몸은 바른미래당, 마음은 평화당’이었다. 국민의당 출신 비례대표인 세 사람은 지난해 초 바른정당의 통합에 반발하면서 평화당 대열에 합류했지만, ‘탈당’은 하지 못했다. 정당 득표율로 당선된 비례대표 의원은 지역구 의원과 달리 자진 탈당할 경우 의원직을 자동 상실하도록 공직선거법(192조)이 규정했다. 이들은 탈당계를 제출하는 대신, 평화당에서 몸만 활동하면서 바른미래당에 줄곧 자신들을 제명해 달라고 요청해왔다. 제명으로 당적이 박탈되면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다. 그래서 정치권에선 “상상탈당”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왔다.

 
하지만 ‘상상탈당’ 동지였던 이들 비례 3인방은 지금 가는 길이 달라졌다. 장 의원은 8일 두 번째 상상탈당을 선언했다. 정동영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제기하면서 오는 12일 탈당을 결의한 비당권파 10인에 포함됐다. 장 의원은 비당권파 모임인 '대안정치연대'의 대변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장 의원은 12일이 되면 정치적으로는 두 번 탈당하게 된다. 하지만, 형식적으로는 한 번도 탈당을 한 적 없이 여전히 바른미래당 소속이다.
 
박 의원은 정동영 대표의 평화당에 남는다고 했다.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국민참여수석비서관을 지낸 박 의원은 비당권파와는 정치적으로 결이 다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평화당 수석대변인으로 활동 중인 박 의원은 내년 총선에서 정운천 바른미래당 의원의 지역구인 전주을에서 출마할 가능성이 크다. 
 
이 의원은 일찌감치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양극화된 국회에서 정치를 하고 싶지 않다”는 게 이유다. 중앙대 법대 교수 출신인 이 의원은 다시 재야 학자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이 의원은 이미 평화당과도 선을 긋고 사실상 무소속 의원처럼 활동하고 있다.
 
총선을 앞두고 본격적으로 야권 발(發) 정계개편이 시작되면 ‘상상탈당’이 줄지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정계개편의 진앙인 바른미래당의 경우, 당장 당권파(손학규 대표측)에 채이배‧임재훈‧최도자 의원이 비례대표다. 비당권파에는 비례대표 의원이 더 많다. 김중로‧이태규‧김수민‧김삼화‧신용현‧이동섭 의원 등이 비당권파다. 두 세력 중 한쪽이 먼저 탈당을 선언하게 될 경우, 상대방을 향해 “비례대표를 풀어(제명해)달라”고 요청할 가능성이 크다.

 
 ‘상상탈당’은 결국 “기득권 정치”라는 비판도 있다. 정치적 신념에 따라 당을 떠난다면, 국회의원직을 내려놓더라도 탈당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 김민전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비례대표는 국민이 해당 정당을 보고 행사한 표를 대표하기 때문에, 정치적 신념에 따라 당을 떠나고 싶다면 의원직을 내려놓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
 당내 헤게모니 다툼 내지 후진적인 정치의 희생자인 측면도 있다. 본인들은 제자리에 서 있는데, 툭하면 당이 사라지거나 쪼개져 버리면서 입지가 바뀌곤 하기 때문이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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