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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외무성 당국자 “강제징용 문제, 한국이 창의적 해결책 내야”

중앙선데이 2019.08.10 00:47 648호 3면 지면보기
일본 외무성 당국자는 9일 강제징용 문제에 대해 “한국 측이 본질에 다가가는 좀 더 크리에이티브한(창의적인) 해결책을 제공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일본 기업에 실질적 피해 없어야
해법 제시 땐 일본도 지혜 모을 것
협정 공통의 이해 뒤집은 건 한국
강제징용 출구 보여야 정상회담

이 당국자는 이날 오후 도쿄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근 얼어붙은 한·일 관계 해법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이날 당국자의 발언은 한국 정부가 강제징용 문제 해결을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달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당국자는 지난 6월 한국 측이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 해결책으로 제시한 ‘1+1(한·일 기업이 재원을 마련)’ 방안에 대해 “최종 제안이 아니라 이를 바탕으로 협의하고 싶다는 뜻이었다는 걸 나중에 알았지만 여전히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게 일본 정부의 변함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이 우선 해결책을 제시해 주면 일본도 공동 작업으로 지혜를 모아갈 것”이라며 “공은 한국 측에 있다는 게 현재 일본 정부의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강제징용 문제는 일본으로선 정말 넘어선 안 되는, 지키고 싶은 선”이라고 못박았다. 일본 측이 원하는 창조적 해결책의 조건을 묻는 질문엔 “일본 기업에 실질적 피해가 발생하지 않는 게 최소한 확보돼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 기업의 한국 내 자산에 대한 매각 절차가 진행되기 전에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는 또 “대법원 확정 판결은 세 건뿐이지만 아직 진행되고 있는 소송이 많이 남아 있고 한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한 사람도 있으니 전체 문제를 어떻게 끝낼 것인지 출구 전략을 생각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일본이 먼저 출구 전략을 제안할 생각은 없는지에 대해선 “협정에 대한 공통의 이해를 뒤집은 건 한국”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당국자는 다만 “외교적 협의 외에도 상당한 정치적 판단도 필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일 정상회담이 성사되기 위해선 “강제징용 문제의 출구가 보여야 한다”는 전제 조건을 제시했다. 이는 지난 6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한·일 정상회담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한국 정부가 먼저 청구권 협정을 제대로 지키면 좋겠다”는 취지로 답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 당국자는 “정상회담은 실패할 수 없다”며 “그 전에 실무 당국과 외교장관 레벨의 협의를 통해 결과를 내는 게 중요하다. 정상회담은 결론을 내는 회담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일 정상회담 개최 시기에 대해선 “지금으로선 구체적으로 생각하기 어렵다”면서도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덧붙였다.
 
지난달부터 시행된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조치에 대해서도 의견을 밝혔다. 이 당국자는 사견임을 전제로 “한국에 대한 신뢰 문제가 있다”며 “우리의 조치는 보복이 아니라고 하지만 그 근저엔 강제징용 문제가 있고, 위안부 합의 파기 등 지난해 발생한 여러 사건이 모두 쌓여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수출 규제 조치가 강제징용 문제와 연관된 보복 조치임을 사실상 인정한 것이다.
 
도쿄=윤설영 특파원 snow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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