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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장관급 후보자 10명 인선…인사청문 국면 시작

중앙일보 2019.08.09 16:55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장관급 인사 8명에 대한 개각을 단행했다. 윗줄 왼쪽부터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된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된 최기영 서울대 공대 교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된 김현수 전 농림부 차관,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된 이정옥 대구가톨릭대 사회학과 교수,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후보자로 내정된 한상혁 변호사(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 아랫줄 왼쪽부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후보자로 내정된 조성욱 서울대 교수, 금융위원회 위원장 후보자로 내정된 은성수 수출입은행장, 국가보훈처 처장 후보자로 내정된 박삼득 전쟁기념사업회 회장, 주미합중국대사관 특명전권대사 내정된 더불어민주당 이수혁 의원. [사진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장관급 인사 8명에 대한 개각을 단행했다. 윗줄 왼쪽부터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된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된 최기영 서울대 공대 교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된 김현수 전 농림부 차관,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된 이정옥 대구가톨릭대 사회학과 교수,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후보자로 내정된 한상혁 변호사(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 아랫줄 왼쪽부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후보자로 내정된 조성욱 서울대 교수, 금융위원회 위원장 후보자로 내정된 은성수 수출입은행장, 국가보훈처 처장 후보자로 내정된 박삼득 전쟁기념사업회 회장, 주미합중국대사관 특명전권대사 내정된 더불어민주당 이수혁 의원. [사진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은 9일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하는 등 장관급 10명에 대한 중폭 개각을 했다. 
 
조 후보자 외에 장관 후보자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최기영 서울대 전기ㆍ정보공학부 교수, 농림축산식품부에 김현수 차관, 여성가족부에 이정옥 대구가톨릭대 사회학과 교수를 지명했다. 또, 공정거래위원장에 조성욱 서울대 경영대 교수, 금융위원장에 은성수 한국수출입은행장, 방송통신위원장에 한상혁 법무법인 정세 대표변호사, 국가보훈처장에 박삼득 전쟁기념사업회 회장을 각각 발탁했다. 주미대사에는 이수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민주평화통일 자문회의 수석부의장에 정세현 한반도포럼 이사장을 임명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장관급 10명 외에 차관급인 국립외교원장에는 김준형 한동대 국제어문학부 교수를 내정했다. 
이번 개각은 '조국 개각'이라 할 만큼 하이라이트는 역시 조국 후보자다. 그는 문재인 정부 초대 민정수석을 지내다 지난달 26일 청와대를 나왔다.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다시 보름 만에 정국의 중심에 섰다. 여권 입장에서 조 교수는 대중 정치인의 자질을 갖춘 인물이다. 부산시당위원장을 지낸 전재수 의원은 “부산에 출마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야당은 “야당 무시를 넘어서 야당과 전쟁을 선포하는 것”(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같은 반응을 내놓으며 인사청문회를 벼르고 있다. 민정수석 시절 장관 후보자 여럿이 낙마하는 등 검증 작업에 실패한 경우가 적잖았다는 점, 한ㆍ일 갈등 국면에서 ‘죽창가’, ‘매국’ 등의 표현으로 구설에 휘말렸다는 점이 야권의 공격포인트다. 
 
예상되는 야권의 반발에도 불구, 문 대통령이 조 후보자를 지명한 건 그만큼 검찰 개혁 의지가 강하다는 의미다. 문 대통령이 2011년 펴낸 저서 『운명』에서 “(노무현 정부 시절)민정수석을 두 번 하면서 끝내 못한 일, 그래서 아쉬움으로 남는 일”을 중 첫 번째로 꼽은 것이 바로 ‘공수처(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불발’이었다. 그해 펴낸 다른 저서『검찰을 생각한다』에서도 검찰 개혁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했다. 취임 후엔 실제로 조 후보자를 필두로 검ㆍ경 수사권 조정 등의 조치를 밀어붙였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검찰 개혁과 관련해 내부의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않는 사람을 찾다 보니 조 후보자밖에 없었다”고 했다. 
 
민주당 내에는 조 후보자의 행정부 진출을 차기 구도와 연결해서 보는 시각도 있다. 비록 총선 출마라는 길을 비껴가지만,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면 내각에서 행정 경험을 쌓게 된다. 여권 관계자는 "이제 '대통령의 비서'가 아니라 정부 부처를 이끌면서 리더십을 평가받을 수 있는 길을 문 대통령이 열어준 것"이라며 "조 후보자가 검찰개혁이란 과제를 완수하느냐에 따라 차기 주자의 반열에 오를 수도 있다" 고 해석했다.
 
조만간 정부가 국회로 '청문 보고서 요청서'를 보내면, 국회는 15일 안에 인사청문회를 해야 한다. 이달 하순을 전후해 7자리(주미대사, 민주평통 부의장, 보훈처장 제외)에 대한 인사청문회 정국이 열릴 수 있다.
청문회 정국의 핵심도 조 후보자 검증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날 조 후보자 지명에 대해 한국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이 비판성명을 냈다. 정의당만 "장관직 수행에 큰 문제가 없다"는 논평을 발표하면서 이른바 '데스노트'(정의당이 반대하면 낙마)에서 조 후보자를 제외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조 후보자의 도덕성, 능력, 태도에 대해 철저히 검증할 것"이라고 혹독한 검증을 예고했다.
  
이날 장관 후보자 가운데는 막판에 부상한 '깜짝 발탁'인사도 들어있었다. 
그중 한명이 최기영 과기정통부 후보자다. 이번 인사과정에서 과기정통부는 특히 난항을 겪었다. 인재 풀이 많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던 중 반도체 전문가인 최 후보자를 발굴했다. 일본과의 경제 갈등 분위기가 작용했다고 한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메모리반도체 세계 1위를 달성하는 데 크게 기여하는 등 국내 반도체 연구ㆍ산업 발전의 산증인”이라고 말했다. 최 후보자는 LG의 전신인 금성사에서 10년가량 근무하는 등 현장 경험도 풍부하다. 
 
이정옥 여가부 장관 후보자는 각종 하마평에 한 번도 등장하지 않았던 인사다. 현재 여성평화외교포럼 공동대표와 국방부 양성평등위원회 민간위원장을 맡고 있다.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 후보자는 행정고시를 통과한 정통 관료로,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관과 기획조정실장 등을 거쳤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9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개각 관련 발표를 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9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개각 관련 발표를 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비교적 일찌감치 내정 사실이 알려졌던 조성욱 공정위원장 후보는 기업지배구조 전문가로, 38년의 공정위 역사상 첫 여성 위원장 내정자다. 고려대 경영대 첫 여성 교수, 서울대 경영대 첫 여성교수로 유리천장을 깨뜨려온 점도 발탁의 주요 이유라고 한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는 58세로 함께 거론되던 표완수(72) 시사인 대표보다 젊고,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를 맡아 개혁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한다. 은성수 금융위원회장 후보자는 행정고시 출신으로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을 지냈고, 한국투자공사와 수출입은행 사장도 역임했다.
 
이수혁 주미대사 내정자는 문정인 통일외교안보 특보의 고사로 인선 막바지에 확정됐다. 인사청문회를 치르지 않고, 미국 측과 아그레망 절차를 거치면 바로 부임한다. 외교통상부 차관보와 주독일대사, 국가정보원 1차장을 지낸 정통 외교관 출신으로 민주당 현역 비례대표 의원이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는 서울고 동문 관계다. 그의 비례대표 의원 자리는 청년 몫으로 배정받은 정은혜(36) 전 부대변인이 승계한다.
 
권호 기자 gnom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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