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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재비'가 어떤 칼 휘두를지 걱정"···조국 지명 엇갈린 반응

중앙일보 2019.08.09 15:29
지난달 26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조국 전 민정수석이 노영민 비서실장의 신임 수석 인선안 발표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6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조국 전 민정수석이 노영민 비서실장의 신임 수석 인선안 발표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조국(54)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법무부 장관에 지명했다. 당장 자유한국당 등에선 "야당에 대한 전쟁 선포"라는 비판이 나왔다. 그럼에도  조 교수를 법무장관에 기용한 것은 검찰 개혁을 완성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 후보자는 문 대통령이 지난 2017년 3월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당시 펴낸 『대한민국이 묻는다』 출간 과정에서도 검찰 개혁 방안 등을 조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저서를 통해 “지방분권 강화 전에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검찰에 너무 많이 집중된 권한을 법으로 조정하는 것”이라며 “집중된 권한 때문에 무소불위의 검찰이 됐고, 권력의 눈치를 보는 정치검찰이 등장했다”고 밝혔다.  
 
이날 조 후보자는 “서해맹산(誓海盟山)의 정신으로 공정한 법질서 확립, 검찰 개혁, 법무부 혁신 등 소명을 완수하겠다”는 내용의 세 줄 소감을 밝히면서 ‘검찰 개혁’이라는 단어를 넣었다. 
 
법조계에서는 조 후보자가 법무부에서 검찰 개혁을 시도하다 내부 갈등을 빚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청장 출신 변호사는 “부산 사투리로 너무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을 ‘하고재비’라 부르는데 수년간 ‘무소불위 검찰을 통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조국 후보자가 어떤 칼을 휘두를지 걱정”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어떤 식으로든 통제할 텐데 검찰 출신 법무부 고위 간부들이 골머리를 앓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알고 보면 꼰대 스타일" 지적 나와 

현직 검사 사이에서도 우려가 나온다. 서울대 재학 시절 조 후보자의 강의를 들었다는 한 현직 검사는 “안 그런 척하지만 모든 일을 가르치려 드는 꼰대 스타일”이라며 “자신 생각만 맞는다고 생각하는 타입이라 법무부 장관으로서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재경지검 부장검사도 “임명 한 시간 전에도 온라인에 글을 올리던데 장관으로서 무게감이 너무 없다”고 밝혔다. 수도권에 근무하고 있는 간부급 검사는 “박상기는 힘없는 장관이었지만 조국은 대통령 최측근으로 힘 있는 장관”이라며 “그 힘을 어떻게 휘두를지 알 수 없으니 무서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2012년 12월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서울시민과의 콘서트'에서 조국 서울대 교수와 인사하고 있다. [중앙포토]

2012년 12월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서울시민과의 콘서트'에서 조국 서울대 교수와 인사하고 있다. [중앙포토]

 

"검찰 개혁 완수 위한 적임자" 평가도 

하지만 여권 내부 사정에 밝은 한 변호사는 “청와대 민정수석이 법무부 장관 가는 것에 대해서 다소간 논란이 있지만 검찰 개혁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는 대통령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며 “그런 부분에 대해서 조국 후보자가 결과로 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임 장관은 검찰 개혁을 완성하는 데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며 “민생과 연결이 안 돼 주목을 못 받는 주제인 검찰 개혁을 지명도 높은 인물을 통해 완성하겠다는 청와대 전략도 보인다”고 말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소속 박훈 변호사도 “조 후보자는 서울대에서 형사법 전문 교수를 지내면서 논문을 통해 공정한 수사권 조정과 인권보호를 적절한 검찰 개혁 방안을 제시했다”며 “법무부 장관을 하면서 이같은 방안이 실현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는 부산 혜광고와 서울대 공법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법학 석사학위를, 미국 캘리포니아대 버클리 로스쿨 법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대검찰청 검찰 정책자문위원과 법무부 감찰위원회 위원을 지냈고, 청와대 민정수석을 마친 뒤 최근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복직했다.  
 
김민상‧정진호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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